내시
성경 · 개념·용어
내시는 고대 궁정에서 일하던 거세된 남자 관리를 가리키는 성경 용어이다. 넓게는 궁정 고위 관리를 뜻하기도 하며, 구약의 여러 궁정 이야기와 사도행전 8장의 에디오피아 내시 이야기에 나온다.
성경에 나오는 곳
내시는 궁정에서 일하던 거세된 남자 관리이다. 개역개정은 같은 원어를 문맥에 따라 '내시', '환관', '고자', '신하', '관원장' 등으로 옮긴다.
- 구약의 궁정: 요셉을 산 보디발은 "바로의 신하"로 소개되는데(창세기 37:36), 여기서 '신하'로 옮긴 원어가 내시를 뜻하는 낱말과 같다. 그 밖에 다니엘 1장의 환관장 아스부나스, 에스더 이야기에 나오는 아하수에로 왕의 내시 헤개·하닥·하르보나, 이세벨을 창밖으로 던진 내시들(열왕기하 9:32-33), 예레미야를 구덩이에서 건져 낸 구스인 내시 에벳멜렉(예레미야 38:7-13)이 나온다.
- 율법과 예언: 신명기 23:1은 생식기가 상한 사람은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이사야 56:3-5는 안식일을 지키고 언약을 붙드는 고자에게 "아들이나 딸보다 나은 기념물과 이름"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히스기야의 후손이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되리라는 예언도 있다(열왕기하 20:18).
- 복음서: 예수는 이혼에 관한 문답(마태복음 19장 3-9절) 끝에, 나면서부터 된 고자와 사람이 만든 고자와 천국을 위하여 스스로 된 고자를 말한다(마태복음 19:12).
- 사도행전: 에디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국고를 맡은 내시가 이사야 53장을 읽다가 전도자 빌립의 설명을 듣고 세례를 받는다(사도행전 8:26-39, 에디오피아 내시).
낱말과 배경
히브리어 '사리스'는 아카드어에서 '왕의 머리 곁에 있는 자', 곧 측근을 뜻하던 말에서 왔다는 설명이 널리 받아들여진다. 고대 근동 궁정에서는 거세한 남자에게 후궁 관리나 재정 같은 직무를 맡기는 일이 많았다. 이 낱말이 점차 거세 여부와 상관없이 고위 관리를 가리키게 되었다고 보는 학자가 많으며, 아내가 있었던 보디발이 '사리스'로 불리는 것도 이렇게 설명된다. 헬라어 '유누코스'는 '침상을 지키는 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리말 '내시'는 옛 한국 궁궐의 환관을 부르던 말을 번역에 빌려 쓴 것이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신명기에서 총회 출입이 막혔던 사람에게 이사야는 하나님 집에서의 자리를 약속한다. 많은 해석자는 사도행전 8장을 이 약속이 이루어진 장면으로 읽는다. 이방 땅에서 온 내시가 고난받는 종 본문을 통해 복음을 듣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사도행전 8장 32-35절). 이 장면은 사도행전 1:8의 "땅 끝까지" 복음이 퍼져 가는 흐름의 한 단계로도 읽힌다.
해석과 논점
- 문자적 내시인가 관리인가: 구약의 '사리스'가 나오는 구절마다 거세된 사람인지, 단지 관리의 직함인지 해석이 갈린다.
- 에디오피아 내시의 신분: 그가 이방인이었는지, 유대교로 개종한 사람이었는지,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방인이었는지는 본문이 분명히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첫 이방인 회심자를 이 내시로 볼지 고넬료로 볼지도 해석이 나뉜다.
- 사도행전 8:37: 세례 전에 신앙을 고백하는 이 구절은 오래된 여러 사본에 없다. 그래서 현대 번역본은 대개 본문에서 빼거나 따로 표시한다.
- 세례 방식: "둘이 다 물에 내려가"(사도행전 8:38)라는 구절을 침례교는 물에 잠기는 침례의 근거로 든다. 장로교·감리교 등은 이 구절만으로 방식을 정할 수 없다고 본다(세례와 침례).
- 마태복음 19:12: 대부분의 교회는 이 말씀을 하나님 나라를 위한 독신의 은사로 읽는다. 교부 오리게네스가 이 구절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 스스로 거세했다는 이야기가 교회사가 에우세비우스의 기록으로 전해진다. 천주교는 이 구절을 사제 독신 전통과 연결하는 반면, 개신교는 독신을 여러 소명 가운데 하나로 보고 혼인보다 높이지 않는다.
- 성경 밖의 전승: 2세기 이레네우스 등은 이 내시가 고국으로 돌아가 복음을 전했다고 전한다. 에디오피아 교회도 그를 자기 교회의 기원과 연결한다. 그러나 이는 성경 본문에 나오지 않는 후대 전승이다.
한국 교회에서
사도행전 8장의 내시 이야기는 성령의 인도를 따르는 전도를 다루는 설교에서 자주 인용된다. 빌립이 내시에게 던진 "읽는 것을 깨닫느냐"(사도행전 8:30)라는 물음은 성경공부와 말씀 해석의 필요를 말할 때 흔히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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