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
성경 · 개념·용어
디아스포라는 '흩어짐'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팔레스타인 밖 여러 지역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과 그 공동체를 가리킨다. 신약에서는 세상에 흩어져 사는 그리스도인을 부르는 말로도 쓰였다.
성경 본문
'디아스포라'라는 그리스어 낱말은 신약에 세 번 나온다. 개역개정은 이 낱말을 소리 나는 대로 옮기지 않고 '흩어진'으로 번역했다.
- 요한복음 7:35: 유대인들이 예수의 말을 듣고, 그가 "헬라인 중에 흩어져 사는 자들에게로" 가서 가르치려는 것인지 수군거린다.
- 야고보서 1:1: 편지를 "흩어져 있는 열두 지파"에게 보낸다.
- 베드로전서 1:1: 본도·갈라디아·갑바도기아·아시아·비두니아에 "흩어진 나그네"에게 편지를 보낸다.
사도행전 8:1, 8:4, 11:19에는 같은 어원의 동사가 쓰였다. 이 구절들은 스데반의 순교 뒤 박해를 피해 흩어진 신자들을 가리킨다.
배경
이 낱말은 '흩다, 씨를 뿌리다'라는 뜻의 동사에서 나왔다. 구약을 그리스어로 옮긴 칠십인역에서 이미 이스라엘의 흩어짐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신명기 28:25 등).
유대인의 흩어짐은 기원전 8세기 북이스라엘 멸망과 기원전 6세기 바벨론 포로에서 시작되었다. 페르시아의 고레스가 귀환을 허락한 뒤에도 많은 유대인이 메소포타미아에 남았다. 이후 이집트·소아시아·로마 등지에도 유대인 공동체가 생겼다. 이들은 회당을 중심으로 율법을 지켰고, 절기가 되면 예루살렘으로 순례를 갔다. 칠십인역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그리스어를 쓰는 유대인을 위해 번역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오순절 성령 강림 때 예루살렘에 모인 사람들의 출신지에는 리비아의 구레네가 들어 있다(사도행전 2:10). 예루살렘에는 구레네 사람들이 다니는 회당도 있었다(사도행전 6:9).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진 구레네 시몬(마가복음 15:21)도 이 지역 출신이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구약에서 흩어짐은 언약을 어긴 데 대한 징계로 경고된다(신명기 28:64). 이와 함께 하나님이 흩어진 백성을 다시 모으시리라는 약속도 나온다(신명기 30:3–4). 예레미야는 포로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들이 사는 성읍의 평안을 구하라고 권하고, 다시 돌아오게 하겠다는 약속을 전한다(예레미야 29:4–14).
신약은 이 개념을 교회에 적용한다. 신자는 하늘 본향을 바라보며 세상에 흩어져 사는 나그네로 그려진다(베드로전서 1:1–2, 히브리서 11:13–16). 사도행전에서는 박해로 인한 흩어짐이 복음이 안디옥과 이방 세계로 퍼지는 계기가 된다. 회당과 그리스어 성경을 갖춘 디아스포라 공동체는 바울의 전도 여행에서 첫 거점이 되기도 했다.
해석과 논점
- 편지의 수신자: 야고보서의 "열두 지파"와 베드로전서의 "흩어진 나그네"를 두고 견해가 나뉜다. 한쪽은 실제 유대계 그리스도인을 가리킨다고 보고, 다른 쪽은 이방인을 포함한 교회 전체를 이스라엘에 빗대어 부른 표현으로 본다.
- 모으심의 약속: 세대주의는 흩어진 이스라엘을 모으겠다는 예언을 민족 이스라엘의 미래 회복과 연결해 읽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현대 유대인의 이스라엘 귀환을 예언 성취의 일부로 보기도 한다. 언약신학을 따르는 개혁교회 전통은 이 약속이 유대인과 이방인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모이는 교회에서 주로 성취된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다만 두 진영 안에서도 세부 견해는 갈린다.
- 본문 밖의 추정: 구레네 시몬을 디아스포라 유대인으로 보는 것은 출신지에서 나온 추정이며, 본문은 그의 신분을 밝히지 않는다. 그의 아들 루포를 로마서 16:13의 루포와 같은 사람으로 보는 견해도 확인되지 않은 추측이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에서 디아스포라는 해외에 사는 한인과 그 공동체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인다. 세계 각지의 한인교회를 '디아스포라 교회'라 부르기도 한다. 흩어져 사는 한인이 그 지역 선교의 통로가 된다는 뜻에서 '디아스포라 선교'라는 표현도 선교 분야에서 쓰인다. 설교에서는 세상 속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말할 때 예레미야의 편지와 베드로전서의 '나그네' 본문이 함께 인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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