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굽
성경 · 지명 · 같은 말: 이집트
애굽은 아프리카 북동부 나일 강 유역의 고대 국가 이집트를 가리키는 성경 표기이다. 요셉 이야기와 출애굽 사건의 무대이며, 성경에서 종살이와 구원을 상징하는 장소로 쓰인다.
성경에 나오는 애굽
애굽은 구약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이방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 족장 시대: 아브라함은 기근을 피해 애굽에 내려갔다(창세기 12:10-20). 아브라함의 집에 있던 하갈은 애굽 여인이었다(창세기 16:1). 형들에게 팔려 간 요셉은 애굽의 총리가 되었고, 야곱의 집안은 기근 때 애굽의 고센 땅에 정착했다(창세기 37~50장).
- 출애굽: 이스라엘 자손은 애굽에서 노역에 시달리며 국고성 비돔과 라암셋을 건축했다(출애굽기 1:11). 하나님은 모세를 보내 열 가지 재앙과 유월절을 거쳐 이스라엘을 이끌어 내셨다. 이 사건을 출애굽이라 한다(출애굽기 1~15장). 이후 율법은 하나님을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분으로 소개한다(출애굽기 20:2).
- 왕국 시대 이후: 솔로몬은 바로의 딸과 혼인했다(열왕기상 3:1). 르호보암 때에는 애굽 왕 시삭이 예루살렘을 쳤고(열왕기상 14:25-26), 요시야는 므깃도에서 바로 느고에게 죽었다(열왕기하 23:29). 선지자들은 애굽을 의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이사야 31:1). 예레미야는 유다의 남은 무리에게 이끌려 애굽으로 갔다(예레미야 43:6-7).
- 신약: 나사렛 요셉은 아기 예수와 마리아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했다. 이 일을 애굽 피난이라 한다(마태복음 2:13-15).
배경
애굽은 나일 강이 해마다 범람하며 남긴 비옥한 땅에 세워진 나라이다. 그래서 기근 때 주변 민족이 곡식을 구하러 찾아갔다. 시내 반도를 사이에 두고 가나안과 이어져 있어 이스라엘 역사에 늘 영향을 주었다.
히브리어 이름은 '미츠라임'이다. 창세기 10장 6절에는 함의 아들 '미스라임'으로 나온다. 이 이름을 상(上)애굽과 하(下)애굽 두 지역을 가리키는 쌍수형(둘을 나타내는 낱말 꼴)으로 풀이하기도 하나 확실하지 않다. 우리말 '애굽'은 한자 표기 埃及에서 비롯된 말로 알려져 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애굽은 이스라엘이 종살이하던 곳이자 하나님이 구원을 베푸신 곳으로 기억된다. 마태복음 2:15는 호세아 11:1의 "내 아들을 애굽에서 불러냈거늘"을 예수께 적용한다. 고린도전서 10:1-4는 이스라엘이 홍해를 건넌 일을 세례에 빗댄다. 히브리서 11:24-27은 모세가 애굽의 보화보다 그리스도를 위한 수모를 택했다고 말한다. 요한계시록 11:8은 주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성을 "영적으로" 애굽이라 부른다.
한편 이사야 19:25는 애굽도 장차 하나님의 백성이라 불릴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성경은 애굽을 심판의 대상일 뿐 아니라 회복의 대상으로도 그린다.
해석과 논점
- 연대와 바로의 정체: 출애굽의 연대는 기원전 15세기 설과 13세기 설 등으로 학자마다 다르다. 출애굽 사건의 역사성을 달리 보는 학자도 있다. 창세기와 출애굽기는 바로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따라서 람세스 2세 같은 특정 왕을 출애굽의 바로로 보는 것은 학자들의 추정이다.
- 본문에 없는 이야기: 히브리인이 피라미드를 지었다는 이야기가 흔히 전해지지만, 본문이 언급하는 건축은 국고성 비돔과 라암셋뿐이다.
- 해석 전통: 많은 개신교 설교는 예표적 해석으로 출애굽을 읽는다. 예표적 해석이란 앞선 사건이 뒤에 올 일을 미리 보여 준다고 보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애굽은 죄와 세상에 매인 상태로, 출애굽은 그리스도 안에서 얻는 구원으로 읽힌다. 민중신학 같은 일부 진보 신학은 출애굽을 억압받는 이들이 사회적으로 해방되는 이야기로 강조한다. 다른 쪽에서는 출애굽기 3장 12-15절 등을 근거로 출애굽의 목적이 하나님을 섬기는 데 있다는 점을 앞세운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 설교에서는 '애굽, 광야, 가나안'을 신앙 여정의 단계에 빗대는 일이 많다. 옛 생활에 대한 미련을 "애굽 땅에서 고기 가마 곁에 앉아 있던 때"(출애굽기 16:3)에 견주기도 한다. 성지순례에서는 이집트와 시내산을 함께 찾는 일정이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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