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레네
성경 · 지명
구레네는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북부 해안에 있던 그리스계 도시이다. 신약성경에는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진 시몬의 고향이자, 안디옥에서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한 초대교회 전도자들의 출신지로 나온다.
성경에 나오는 곳
구레네는 구약성경 정경에는 나오지 않고 신약성경에만 나온다.
- 마태복음 27:32, 마가복음 15:21, 누가복음 23:26: 로마 군인들이 십자가 처형장으로 가던 길에 구레네 사람 시몬을 붙들어 예수의 십자가를 억지로 지게 한다. 마가복음은 그를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이며 "시골로부터 와서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구레네 시몬과 십자가 처형 문서를 참고한다.
- 사도행전 2:10: 오순절 성령 강림 때 예루살렘에 모인 사람들의 출신지 가운데 "구레네에 가까운 리비야 여러 지방"이 있다.
- 사도행전 6:9: "자유민들 즉 구레네인, 알렉산드리아인" 등의 회당에 속한 사람들이 스데반과 논쟁한다.
- 사도행전 11:20: 스데반의 순교 뒤 흩어진 신자 가운데 "구브로와 구레네 몇 사람"이 안디옥에 가서 헬라인에게도 주 예수를 전한다.
- 사도행전 13:1: 안디옥 교회의 선지자와 교사 명단에 바나바, 사울과 함께 "구레네 사람 루기오"가 있다.
배경
구레네(그리스어 퀴레네)는 기원전 7세기 무렵 그리스 이주민이 세운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 도시를 중심으로 한 지역은 키레나이카라고 불렸다. 구레네는 뒤에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지배를 거쳐 로마의 속주에 편입되었다. 신약 시대에는 유대인 공동체가 큰 도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곳 출신 유대인들은 명절 순례를 하거나 아예 예루살렘에 정착하기도 했다. 이처럼 유대 땅 밖에 흩어져 사는 유대인을 디아스포라라고 한다. 개신교 정경에 들지 않는 외경인 마카베오기하(2:23)에도 "구레네 사람 야손"의 저술이 언급된다. 오늘날 도시 유적은 리비아 동북부에 남아 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사도행전에서 구레네는 복음이 헬라파 유대인을 거쳐 이방인에게로 넓어지는 흐름 속에 놓여 있다. 오순절 현장에 이 지역 사람들이 있었고, 구레네 출신 신자들은 안디옥에서 처음으로 헬라인에게 복음을 전했다. 구레네 사람 루기오는 바울과 바나바를 선교사로 파송한 안디옥 교회의 지도자로 이름이 올라 있다.
해석과 논점
- 시몬의 출신: 구레네가 아프리카에 있다는 점을 들어 시몬을 아프리카 흑인으로 보는 해석이 있다. 반면 구레네가 그리스계 도시였고 시몬이 유대식 이름이라는 점을 들어 디아스포라 유대인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본문은 그의 민족이나 피부색을 밝히지 않는다.
- 루포와의 연결: 마가복음의 루포를 로마서 16:13의 "루포와 그의 어머니"와 같은 인물로 보는 전통이 있다. 그러나 본문으로 확인되지는 않는 추정이다. 사도행전 13:1의 "니게르라 하는 시므온"이나 구레네 사람 루기오를 다른 인물과 동일시하는 견해도 추정에 머문다.
- 대신 못 박혔다는 주장: 2세기 교부 이레네우스는 영지주의 교사 바실리데스가 예수 대신 구레네 시몬이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가르쳤다고 전한다. 정통 교회는 이를 가현설 계열의 주장으로 보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복음서 본문은 시몬이 십자가를 졌을 뿐 처형된 이는 예수라고 기록한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에서는 고난주간 설교에서 구레네 시몬의 이야기가 자주 다루어진다. 지나가다 억지로 십자가를 진 일이 신앙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흔히 곁들여지는데, 이는 그의 아들들이 교회에 알려진 인물이었으리라는 추정에 기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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