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경
성경 · 개념·용어
위경(僞經)은 신구약 중간기 무렵에 에녹·모세 같은 옛 인물의 이름을 빌려 쓴 유대교·초기 기독교 문헌을 개신교에서 부르는 말이다. 대부분의 교회는 이 책들을 정경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낱말과 범위
위경(僞經)은 '거짓 경전'이라는 뜻이다. 그리스어 프세우데피그라파(ψευδεπίγραφα, '거짓 이름이 붙은 글')를 옮긴 말로, 에녹·아브라함·모세·솔로몬처럼 옛 인물을 저자로 내세운 문헌을 가리킨다. 성경 본문에 나오는 낱말은 아니다. 대표적인 책으로는 에녹1서, 희년서, 열두 족장의 유언, 솔로몬의 시편, 모세의 승천(모세의 유언), 아담과 하와의 생애 등이 꼽힌다. 어느 책을 위경에 넣는지는 학자와 전집마다 조금씩 다르다.
성경 속에 남은 흔적
- 유다서 1:14-15는 "아담의 칠대 손 에녹"의 예언을 인용한다. 이 구절은 에녹1서 1장 9절과 거의 같다.
- 유다서 1:9에는 천사장 미가엘이 모세의 시체를 두고 마귀와 다투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구약에 없으며, 오리게네스 등 교부들은 이를 『모세의 승천』에서 온 것으로 보았다고 전해진다.
- 디모데후서 3:8의 얀네와 얌브레는 출애굽기에 이름이 나오지 않는 애굽 술객이다. 이 이름은 유대 전승에서 전해지던 것이다.
배경
위경의 대부분은 신구약 중간기 무렵에 쓰였다고 본다. 흔히 기원전 3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 전후로 보며, 일부는 그 뒤에 쓰였다. 환상, 천사, 종말을 다루는 묵시 문학의 성격이 강하다. 사해 사본에서 에녹서와 희년서의 조각이 발견되어, 이 책들이 당시 유대교 안에서 널리 읽혔음이 확인되었다. 에녹1서에는 에녹이 아들 므두셀라에게 계시를 전하는 장면이 있다. 또 므두셀라의 손자 노아가 태어났을 때 므두셀라가 에녹을 찾아가 묻는 장면도 있다. 둘 다 창세기에는 없는 이야기다.
정경과의 관계와 용어 차이
개신교는 토빗기·유딧기·마카베오기처럼 칠십인역에 들어 있으나 히브리어 구약에는 없는 책을 '외경'이라 하고, 그 밖의 이름 빌린 문헌을 '위경'이라 부른다. 천주교는 앞의 책들을 '제2경전'이라 하여 정경에 넣고, 개신교가 위경이라 부르는 문헌은 '외경'이라 부른다. 같은 말이 교파에 따라 다른 책을 가리키는 셈이다. 개신교·천주교·정교회는 모두 위경을 정경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만 에티오피아 정교회 테와헤도 교회는 에녹1서와 희년서를 정경에 포함한다.
해석과 논점
유다서가 에녹서를 인용한 일을 두고 개신교와 천주교의 주석가 대부분은 이렇게 본다. 유다서가 에녹서의 한 대목이 참되다고 쓴 것일 뿐, 책 전체를 정경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근거로 바울이 이방 시인의 말을 인용한 일(사도행전 17:28, 디도서 1:12)을 든다. 반면 초기 교회에는 테르툴리아누스처럼 에녹서의 권위를 옹호한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창세기 6장의 "하나님의 아들들"과 네피림 이야기를 천사들의 타락으로 자세히 풀어내는 내용은 에녹서에서 온 것이 많다. 그래서 이를 창세기 본문이 직접 말하는 내용과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신약 시대 이후에 사도의 이름을 빌려 쓴 복음서·행전류는 '신약 외경' 또는 '신약 위경'으로 부르며, 그 가운데 일부는 영지주의와 관련된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개신교에서는 외경과 위경을 구분해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위경은 신학교의 성경 개론이나 성경공부에서 정경의 범위를 설명할 때 주로 다룬다. 개역개정에는 외경과 위경이 모두 실려 있지 않다. 공동번역의 가톨릭용 판에는 제2경전이 함께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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