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전
성경 · 개념·용어
제2경전은 천주교와 정교회가 구약성경에 포함하지만 히브리어 성경과 개신교 구약에는 없는 토빗기, 유딧기, 마카베오기 등의 책을 가리키는 말이다. 개신교는 흔히 외경이라 부른다.
범위와 내용
제2경전(第二經典)은 "두 번째로 정경에 오른 책"이라는 뜻이다. 성경 본문에 나오는 낱말이 아니라, 정경(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한 책들)의 범위를 설명하는 용어이다. 천주교가 구약성경에 포함하는 제2경전은 다음과 같다. 책 이름은 천주교 「성경」을 따른다.
- 토빗기: 포로로 끌려간 이스라엘 사람 토빗과 그 아들 토비야의 이야기
- 유딧기: 과부 유딧이 적장을 죽여 백성을 구하는 이야기
- 마카베오기 상·하권: 기원전 2세기 셀레우코스 왕조의 박해에 맞선 마카베오 가문의 항쟁
- 지혜서: 솔로몬의 이름을 빌려 지혜와 의인의 운명을 다룬 책
- 집회서: 벤 시라의 교훈을 모은 지혜 문학으로, 시라서라고도 한다
- 바룩서: 예레미야의 서기 바룩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책
- 에스더·다니엘의 추가 부분: 히브리어 본문에 없는 기도와 이야기들. 다니엘서에는 세 젊은이의 노래, 수산나 이야기 등이 덧붙어 있다.
정교회는 여기에 므낫세의 기도, 마카베오기 3권 등 몇 권을 더 포함한다.
배경
이 책들은 대부분 신구약 중간기에 쓰인 것으로 보며, 그리스어 본문으로 전해진 경우가 많다. 그리스어 구약인 칠십인역에 함께 실려 초대교회에서 널리 읽혔다. 그러나 유대교의 히브리어 성경, 곧 마소라 본문으로 이어지는 전통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4세기의 히에로니무스는 라틴어 성경 불가타를 번역하면서 이 책들을 히브리어 정경과 구분했다. 그럼에도 이 책들은 불가타에 포함되었다. "제2경전"이라는 이름은 16세기 가톨릭 학자 시에나의 식스투스가 처음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신약성경은 제2경전을 직접 인용하지 않는다. 다만 신약 시대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루살렘에서 지키던 수전절(요한복음 10:22)은 마카베오기에 기록된 성전 재봉헌에서 비롯되었다. 또 히브리서 11:35의 고문받은 이들에 대한 언급을 마카베오기 하권 7장의 순교 이야기와 연결하는 해석도 있다.
교파별 이해
- 천주교: 트리엔트 공의회(1546)에서 다른 구약 책과 같은 권위를 가진 정경으로 확정했다.
- 정교회: 칠십인역 전통에 따라 구약에 포함한다.
- 루터교: 마르틴 루터는 1534년 독일어 성경에서 이 책들을 신구약 사이에 따로 모았다. 그리고 "성경과 같지는 않으나 읽기에 유익한 책"으로 소개했다.
- 장로교·개혁교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1장은 이 책들이 영감으로 된 것이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교회 안에서 권위가 없으며 다른 인간의 글처럼 다루어야 한다고 한다.
- 성공회: 39개 신조 제6조는 이 책들을 삶의 본보기와 교훈을 위해 읽도록 한다. 다만 교리를 세우는 데에는 쓰지 않는다고 밝힌다.
개신교는 이 책들을 흔히 외경(外經, 정경 밖의 책)이라 부른다. 마카베오기 하권 12장에는 죽은 이를 위한 기도가 나오는데, 이 구절이 연옥 교리 논의에 쓰이는 점이 논쟁점의 하나로 거론된다. 한편 에녹서처럼 어느 교파의 정경에도 대체로 들지 않는 위경과 제2경전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개신교가 주로 쓰는 개역개정에는 제2경전이 없다. 1977년 개신교와 천주교가 함께 펴낸 공동번역 성서에는 제2경전을 포함한 판본이 있다. 한국 천주교는 2005년 새 「성경」을 펴내기 전까지 이 판본을 써 왔다. 대한성공회도 공동번역을 주로 사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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