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품
성경 · 개념·용어
향품은 향기를 내는 식물성 원료를 통틀어 이르는 성경 낱말이다. 성막의 관유와 향, 왕실의 보물과 예물, 장례에 쓰였고, 예수의 장례와 부활 아침 이야기에 나온다.
성경 본문
개역개정에서 '향품'은 주로 다음 네 갈래의 본문에 나온다.
- 성막의 관유와 향: 출애굽기 30:22-38은 몰약·육계·창포·계피를 감람기름에 섞어 거룩한 관유(기름 부을 때 쓰는 기름)를 만들고, 소합향·나감향·풍자향을 유향과 섞어 거룩한 향을 만들라고 명한다. 이 두 가지를 사사로이 만들어 쓰는 사람은 백성 가운데서 끊어진다고 하였다. 출애굽기 25:6과 35:28에는 성막을 지을 때 백성이 향품을 바친 일이 나온다.
- 값진 무역품과 예물: 요셉을 산 이스마엘 상인들은 향품을 싣고 애굽으로 내려가던 길이었다(창세기 37:25). 야곱은 애굽 총리에게 보낼 예물에 향품을 넣었다(창세기 43:11). 스바 여왕은 솔로몬에게 많은 향품을 가져왔고(열왕기상 10:2, 10), 히스기야는 바벨론 사신들에게 향품이 있는 보물고를 보여 주었다(열왕기하 20:13).
- 사랑의 비유: 아가 4:14 등은 사랑하는 이를 귀한 향품에 빗댄다.
- 예수의 장례와 부활 아침: 니고데모는 몰약과 침향 섞은 것 백 리트라쯤을 가져왔다. 그와 아리마대 요셉은 "유대인의 장례 법대로" 예수의 시신을 향품과 함께 세마포로 쌌다(요한복음 19:39-40). 막달라 마리아를 비롯한 여인들은 안식일이 지난 뒤 향품을 가지고 무덤에 갔다가 무덤이 빈 것을 보았다(마가복음 16:1, 누가복음 23:56-24:1).
배경
유향과 몰약 같은 향료는 고대 근동에서 귀한 교역품이었다. 주로 아라비아 남부와 아프리카 동부에서 나서 대상(隊商, 낙타로 짐을 나르는 상인 무리)의 길을 따라 운반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여러 히브리어 낱말이 우리말 '향품'으로 옮겨졌는데, 출애굽기 30장과 열왕기상 10장의 '베셈'이 대표적이다. 복음서의 '아로마타'는 향료 일반을 가리킨다.
유대인의 장례에서 향품은 시신에 경의를 표하고 냄새를 덮는 데 쓰였다고 이해된다. 이는 야곱의 시신을 애굽 방식으로 처리한 일(창세기 50:2-3)과는 구별된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구약에서 거룩한 향은 하나님 앞에 드리는 것으로 일상의 쓰임과 엄격히 구별되었다. 성경은 이 향을 기도와 잇기도 한다. 시편 141:2는 기도를 분향에 빗대고, 요한계시록 5:8과 8:3-4는 향을 성도의 기도와 함께 묘사한다. 바울은 신자를 "그리스도의 향기"라 부르고(고린도후서 2:15), 그리스도의 자기 내어 줌을 "향기로운 제물"이라 표현한다(에베소서 5:2).
해석과 논점
- 두 차례 쓰인 향품: 요한복음에는 니고데모가 장례 때 이미 많은 향품을 썼다고 나온다.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는 여인들이 부활 아침에 향품을 바르러 간다. 이 차이를 두고, 안식일 전에 서둘러 장사하느라 미처 다 하지 못한 일을 여인들이 마무리하려 했다는 설명이 흔하다. 여인들이 따로 경의를 표하려 했다는 설명도 있다.
- 상징 해석: 동방 박사의 유향과 몰약을 신성과 죽음의 상징으로 읽는 해석은 교부 시대부터 전해 오는 전통이다. 본문이 직접 밝힌 뜻은 아니다.
- 예배에서의 향: 천주교와 정교회는 예식에서 향을 피운다. 정교회는 부활절 기간에 '향유 가진 여인들'을 기념하는 주일을 지킨다. 성공회는 교회에 따라 다르다. 대부분의 개신교회는 구약의 분향이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다고 보거나 기도의 상징으로 이해하여 예배에서 향을 쓰지 않는다.
한국 교회에서
부활절 설교에서는 향품을 준비해 무덤을 찾은 여인들 본문(마가복음 16:1-8, 누가복음 24:1-12)이 자주 봉독된다. 이 본문은 여인들의 헌신과 부활의 첫 증언을 다루는 데 쓰인다. "그리스도의 향기"라는 표현은 신자의 삶을 권면하는 말로 교회 생활에서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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