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
성경 · 지명
라마는 '높은 곳'이라는 뜻의 히브리어 지명으로, 성경에서는 흔히 예루살렘 북쪽 베냐민 지파 영역의 성읍을 가리킨다. 마태복음 2:18이 예레미야 31:15의 "라마에서 들리는 통곡"을 인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성경에 나오는 곳
라마는 구약의 여러 책에 나온다. 대표적인 대목은 다음과 같다.
- 베냐민 지파의 성읍: 여호수아 18:25에 베냐민 지파가 받은 성읍으로 나온다. 사사기 4:5에서는 사사 드보라가 "라마와 벧엘 사이" 종려나무 아래에서 재판했다고 한다.
- 사무엘의 고향: 한나와 엘가나 부부는 아들을 얻은 뒤 라마의 집으로 돌아갔다(사무엘상 1:19). 사무엘은 라마에 살면서 제단을 쌓고 백성을 다스렸다(사무엘상 7:17). 이스라엘 장로들이 왕을 세워 달라고 요구한 곳(사무엘상 8:4), 사울을 피한 다윗이 사무엘에게 몸을 피한 곳(사무엘상 19:18)도 라마이며, 사무엘은 죽은 뒤 라마에 묻혔다(사무엘상 25:1).
- 남북 왕국의 경계: 왕국 분열 뒤 북이스라엘 왕 바아사가 라마를 요새로 쌓아 남유다를 막으려 했다. 유다 왕 아사가 아람 왕 벤하닷을 끌어들이자 바아사는 공사를 멈추었다(열왕기상 15:17-22).
- 예언서: 이사야 10:29와 호세아 5:8에서는 적군이 다가올 때 두려워하는 성읍으로 나온다.
- 포로기와 귀환: 바벨론 시위대장 느부사라단이 예레미야를 라마에서 풀어 주었다(예레미야 40:1). 포로 귀환 명단에도 "라마와 게바 자손"이 있다(에스라 2:26).
배경
'라마'(רָמָה)는 히브리어로 '높은 곳'을 뜻한다. 그래서 같은 이름의 성읍이 여럿 있었다. 납달리 지파의 라마(여호수아 19:36)와 아셀 지파 경계의 라마(여호수아 19:29)가 그 예이다. 열왕기하 8:29의 라마는 길르앗 라못을 가리키는 것으로 본다.
베냐민의 라마는 흔히 예루살렘 북쪽 약 8km 지점의 오늘날 에르람(er-Ram) 부근으로 알려져 있다. 사무엘의 고향 라마(사무엘상 1:1의 '라마다임소빔')가 이곳과 같은 곳인지는 학자마다 견해가 다르다.
예레미야와 마태복음의 라마
예레미야 31:15는 라마에서 라헬이 자식을 잃고 통곡하며 위로받기를 거절한다고 노래한다. 라헬은 요셉과 베냐민의 어머니이다. 이 구절은 흔히 앗수르와 바벨론에 끌려간 백성을 두고 이스라엘의 어머니가 슬퍼하는 장면으로 읽힌다. 라마가 포로들이 모였던 곳이라는 점(예레미야 40:1)이 이 장소가 쓰인 이유로 자주 거론된다. 이어지는 16-17절은 자식들이 돌아온다는 위로를 전하고, 31절은 새 언약을 약속한다.
마태복음 2:16-18은 헤롯이 베들레헴과 그 일대의 두 살 아래 사내아이를 죽인 사건에 이 구절을 인용한다. 이 장면은 애굽 피난 이야기와 이어져 있다.
해석과 논점
- 마태의 인용 방식: 보수적 해석은 예레미야의 말을 메시아 시대를 내다본 예언으로 읽는다. 많은 주석가는 이를 예표론적 성취로 설명한다. 예표론은 구약의 사건이 뒤에 올 일의 모형이 된다고 보는 해석이다. 이 설명에 따르면 포로기의 슬픔이 메시아 탄생 때 되풀이되고, 예레미야가 약속한 위로가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다. 마태복음 2:17이 다른 성취 구절과 달리 "~하려 하심이라"가 아니라 "이루어졌느니라"라고만 쓴 점에 주목하는 견해도 있다.
- 라헬의 무덤: 창세기 35:19는 라헬이 베들레헴 가는 길에 묻혔다고 하고, 사무엘상 10:2는 그 무덤이 베냐민 경계에 있다고 한다. 두 본문을 어떻게 조화할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명이 있다.
- 덧붙여진 이야기: 죽은 아기의 수는 본문에 나오지 않는다. 후대 교회 전승에서 매우 큰 숫자가 전해지기도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내용은 아니다. 이 아기들을 기리는 날은 천주교 교회력의 12월 28일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처럼 일부 전통에서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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