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부장
성경 · 개념·용어
백부장은 로마 군대에서 병사 약 100명 단위를 거느리던 지휘관이다. 신약성경에는 예수께 믿음을 칭찬받은 가버나움의 백부장, 십자가 곁의 백부장, 고넬료 등이 나온다.
성경에 나오는 백부장
가버나움의 백부장
가버나움의 한 백부장은 병든 종을 고쳐 달라고 예수께 청한다. 그는 예수께서 집에 오시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겠으니 말씀만 해 달라고 한다. 예수는 이스라엘 중에서도 이만한 믿음을 보지 못했다고 말하고, 종은 그 시각에 낫는다. 이 이야기는 마태복음 8:5-13과 누가복음 7:1-10에 실려 있다. 누가복음에서는 백부장이 유대인 장로들과 친구들을 보내 청한다. 장로들은 그가 유대 민족을 사랑하여 회당을 지어 주었다고 전한다.
십자가 곁의 백부장
예수가 숨을 거두자 곁에 있던 백부장이 고백한다. 마가복음 15:39에서는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라고 하고, 누가복음 23:47에서는 "의인이었도다"라고 한다(마태복음 27:54 참고). 본디오 빌라도는 예수가 죽었는지를 백부장에게 확인한 뒤 시신을 내준다(마가복음 15:44-45).
사도행전의 백부장
가이사랴의 고넬료는 "이달리야 부대"의 백부장이다. 그는 베드로에게 복음을 듣고 성령을 받아 세례를 받는다(사도행전 10장). 바울이 붙잡혀 호송될 때에도 여러 백부장이 등장한다(사도행전 22:25-26, 23:17, 24:23). "아구스도대"의 백부장 율리오는 바울을 친절히 대하고(사도행전 27:1-3), 파선 때 병사들이 죄수를 죽이려는 것을 막아 바울을 살린다(사도행전 27:43).
배경
로마 군대의 기본 단위인 켄투리아는 이름으로는 100명이었다. 그러나 제정 시대에는 실제로 80명 안팎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이끄는 장교가 켄투리오, 곧 백부장이다. 헬라어 성경은 대개 '백 명의 우두머리'라는 뜻의 헤카톤타르케스를 쓰고, 마가복음은 라틴어를 옮긴 켄튀리온을 쓴다.
예수 당시 가버나움은 헤롯 안디바가 다스리던 갈릴리에 속했다. 그래서 그곳의 백부장이 로마 정규군 소속이었는지, 분봉왕의 군대에 속했는지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구약의 "백부장"은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백 명을 맡은 우두머리를 옮긴 말로, 로마 장교와는 다르다. 모세가 이드로의 조언을 따라 세운 천부장·백부장·오십부장·십부장이 그 예다(출애굽기 18:21).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신약의 백부장들은 대체로 호의적으로 그려진다. 이들은 이스라엘 밖의 이방인으로서 믿음을 보이는 인물로 나온다. 마태복음은 백부장 이야기 바로 뒤에 동서로부터 많은 사람이 하늘나라 잔치에 앉으리라는 말씀을 둔다(마태복음 8:11). 고넬료 사건은 이방인 선교가 공식적으로 열리는 계기로 읽힌다. 그래서 같은 이방인으로서 믿음을 칭찬받은 수로보니게 여인과 함께 자주 언급된다.
해석과 논점
- 마태복음은 백부장이 직접 왔다고 쓰고, 누가복음은 사람을 보냈다고 쓴다. 이를 두고 보낸 사람의 말을 본인의 말로 적은 것이라고 조화시키는 해석이 있다. 각 복음서가 강조하는 바가 달라서 생긴 차이로 보는 해석도 있다. 요한복음 4:46-54의 왕의 신하 이야기와 같은 사건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 마가복음 15:39의 헬라어에는 정관사가 없다. 이 때문에 이 고백을 이방 군인이 놀라서 한 말로 보는 해석이 있고, 복음서 전체가 겨냥한 온전한 신앙고백으로 보는 해석이 있다.
- 십자가 곁의 백부장 이름을 '롱기누스'로 부르는 것은 후대 외경과 전승에서 온 것이다. 성경 본문에는 그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한국 교회에서
가버나움 백부장의 "말씀만 하옵소서"라는 고백은 겸손과 말씀을 신뢰하는 믿음의 본보기로 설교에 자주 쓰인다. 천주교 미사에서 영성체 전에 바치는 기도("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하지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도 마태복음 8:8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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