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심산
성경 · 지명
그리심산은 세겜 남쪽에 있는 산으로, 신명기와 여호수아에서 축복을 선포한 '축복의 산'으로 나온다. 훗날 사마리아인의 예배 중심지가 되었다.
성경 본문
그리심산은 모세오경과 역사서에서 축복을 선포한 산으로 나온다.
- 신명기 11:29, 27:12 — 모세는 가나안에 들어간 뒤 그리심산에서 축복을, 맞은편 에발산에서 저주를 선포하라고 명한다. 그리심산에는 시므온·레위·유다·잇사갈·요셉·베냐민 지파가 서도록 했다.
- 여호수아 8:33-35 — 여호수아가 백성의 절반은 그리심산 앞에, 나머지 절반은 에발산 앞에 세우고 율법을 낭독했다.
- 사사기 9:7 — 기드온의 아들 요담이 그리심산 꼭대기에 올라 세겜 사람들에게 나무들의 우화를 들려준다. 그는 이 우화로 아비멜렉을 왕으로 세운 일을 꾸짖었다.
- 요한복음 4:20 — 사마리아 여인이 "우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하였는데"라고 말한다. 본문에 산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대화가 수가 근처 야곱의 우물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보통 그리심산을 가리킨다고 이해한다.
배경
그리심산은 세겜 골짜기의 남쪽에 있고 북쪽의 에발산과 마주 본다. 해발 약 880미터로 알려져 있다. 두 산 사이의 골짜기는 중앙 산지를 지나는 길목이어서, 세겜은 일찍부터 중요한 성읍이었다. 이름의 원어 뜻은 분명하지 않다.
포로 귀환 이후 사마리아의 사마리아인은 예루살렘이 아니라 그리심산을 하나님이 택하신 예배 처소로 보고 그곳에 성전을 세웠다.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는 이 성전이 기원전 2세기 말 하스몬 왕조의 요한 히르카누스에게 파괴되었다고 전한다. 사마리아인 공동체는 지금도 그리심산에서 유월절 양을 잡는 제사를 이어 가고 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구약에서 그리심산은 언약에 순종하느냐 불순종하느냐의 갈림길을 눈에 보이게 드러내는 장소다. 축복과 저주를 두 산에 나누어 선포한 장면은 생명과 사망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는 신명기 30장 15-20절의 호소와 이어진다.
신약에서 그리심산은 예배 장소 논쟁을 상징한다. 예수는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온다고 대답한다. 참된 예배는 장소가 아니라 영과 진리로 드리는 것이라는 뜻이다(요한복음 4장 20-23절).
해석과 논점
- 사마리아인이 쓰는 사마리아 오경은 마소라 본문과 몇 곳이 다르다. 신명기 27:4에서 마소라 본문은 제단을 쌓을 곳을 '에발산'으로 적지만, 사마리아 오경은 '그리심산'으로 적는다. 또 사마리아 오경은 그리심산을 예배 처소로 명시하는 구절을 십계명에 덧붙인다. 신명기 27:4에서 어느 쪽이 원래 읽기인지는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갈린다.
- 사마리아 전통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친 모리아 산을 그리심산으로 본다. 반면 유대교와 기독교 전통은 역대하 3장 1절을 근거로 모리아 산을 예루살렘으로 본다.
- 이 산을 두고 개신교 교단 사이에 해석이 크게 갈리지는 않는다.
한국 교회에서
그리심산은 주로 요한복음 4장을 본문으로 한 예배 설교와 신명기의 축복·저주 본문 설교에서 언급된다. 요한복음 4:24의 "신령과 진정으로"(개역한글)는 개역개정에서 "영과 진리로"로 바뀌었다. 그러나 기도와 설교에서는 지금도 옛 표현이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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