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발산
성경 · 지명
에발산은 세겜 북쪽에서 그리심산과 마주 보는 산이다. 모세의 명령에 따라 여호수아가 제단을 쌓고 율법을 기록했으며, 율법의 저주가 선포된 곳이다.
성경 본문
- 신명기 11:29: 모세는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가면 축복을 그리심산에서, 저주를 에발산에서 선포하라고 명한다.
- 신명기 27:4-8: 요단강을 건넌 뒤 에발산에 큰 돌들을 세우고 석회를 바른 다음, 그 위에 율법의 말씀을 기록하라고 한다. 또 다듬지 않은 돌로 제단을 쌓아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라고 명한다.
- 신명기 27:12-26: 시므온·레위·유다·잇사갈·요셉·베냐민 지파는 축복하려고 그리심산에 서고, 르우벤·갓·아셀·스불론·단·납달리 지파는 저주하려고 에발산에 선다. 이어 레위인이 열두 가지 저주를 외치면 백성은 "아멘"으로 답한다.
- 여호수아 8:30-35: 여호수아는 에발산에 제단을 쌓고, 돌에 모세의 율법을 기록한다. 백성은 언약궤 좌우로 나뉘어 절반은 그리심산 앞에, 절반은 에발산 앞에 선다. 여호수아는 그 앞에서 율법의 축복과 저주를 모두 낭독한다.
에발은 사람 이름으로도 나온다. 창세기 36:23의 에발은 호리 족속 소발의 아들이고, 역대상 1:22의 에발은 욕단의 아들이다.
배경
에발산과 그리심산 사이 골짜기에 옛 성읍 세겜이 있었다. 오늘날의 나블루스 일대이다. 에발산은 북쪽에, 그리심산은 남쪽에 있으며, 에발산이 조금 더 높다. 이름의 원래 뜻은 분명하지 않다.
1980년대 이스라엘 고고학자 아담 제르탈은 에발산 비탈에서 발굴한 구조물을 여호수아의 제단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를 망대나 농가로 보는 학자들도 있어 결론이 나지 않았다. 2022년에는 이곳에서 나온 흙에서 저주 문구가 새겨진 작은 납판이 발견되었다는 주장이 발표되었다. 이 역시 판독과 연대를 두고 논란이 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에발산 의식은 가나안에 들어간 이스라엘이 시내산 언약을 다시 확인한 언약 갱신 예식으로 이해된다. 이스라엘은 율법을 지키면 복을 받고 어기면 저주를 받는다는 언약의 조건을 몸으로 새겼다. 신명기 30장 15-20절의 "생명과 복, 사망과 화"를 선택하라는 권고도 같은 흐름에 있다.
신약에서 바울은 갈라디아서 3:10에서 신명기 27:26의 마지막 저주를 인용한다. 그는 갈라디아서 3장 10-14절에서 그리스도께서 율법의 저주를 대신 받으셨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개신교 해석자들은 에발산의 저주를 율법과 복음의 관계를 보여 주는 본문으로 자주 읽는다.
해석과 논점
- 사마리아 오경의 읽기: 마소라 본문은 신명기 27:4에서 제단 쌓을 곳을 에발산이라고 적는다. 반면 사마리아인이 전해 온 사마리아 오경은 이 자리를 그리심산으로 적는다. 사마리아인은 이 읽기를 근거로 그리심산을 참된 예배 처소로 여겼다. 일부 학자는 그리심이 원래 읽기였을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의견은 갈린다. 요한복음 4장 20-23절에서 사마리아 여인이 말한 "이 산"이 그리심산이다.
- 여호수아 8장의 위치: 칠십인역은 이 단락을 9:2 뒤에 두는 등 사본마다 놓인 자리가 다르다. 그래서 의식이 실제로 언제 거행되었는지를 두고 여러 견해가 있다.
- 덧붙여 전해지는 이야기: 에발산은 메마르고 그리심산은 푸르러서 각각 저주와 축복을 상징한다는 설명이 있다. 두 산 사이 골짜기에서는 목소리가 잘 울려 서로 들렸다는 설명도 있다. 둘 다 설교나 여행 안내에서 흔히 쓰이지만, 성경 본문이 말하는 내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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