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멜렉
인물 · 성경 인물 · 같은 말: 아비멜렉 (기드온의 아들)
아비멜렉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여러 인물의 이름이다. 주로 아브라함·이삭과 언약을 맺은 그랄 왕과, 사사 시대에 스스로 왕이 된 기드온의 아들을 가리킨다.
성경의 기록
그랄 왕 아비멜렉
창세기에 나오는 그랄(가나안 남쪽 지역)의 왕이다. 창세기 20장에서 아브라함은 아내 사라를 누이라고 소개한다. 아비멜렉이 사라를 데려가자 하나님이 그의 꿈에 나타나 경고한다. 아비멜렉은 "온전한 마음과 깨끗한 손으로" 한 일이라고 항변한다(창세기 20:5). 그는 사라를 돌려보내고 아브라함에게 양과 소, 종, 은 천 개를 준다. 이어 아브라함이 기도하자 아비멜렉의 집안 여인들이 다시 아이를 낳게 된다. 이 장에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선지자"라고 부른다(창세기 20:7).
창세기 21:22-34에서 아비멜렉은 군대 장관 비골과 함께 와서 아브라함과 맹세한다. 아브라함은 빼앗겼던 우물 문제를 따지고, 그 증거로 암양 새끼 일곱을 준다. 그곳의 이름이 브엘세바가 된다.
창세기 26장에서는 이삭이 아내 리브가를 누이라고 말한다. 아비멜렉은 창으로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뒤 이삭이 부유해지자 그랄 사람들과 우물을 두고 다툼이 생긴다. 결국 아비멜렉은 비골 등과 함께 이삭을 찾아와 언약을 맺는다(창세기 26:26-33).
기드온의 아들 아비멜렉
사사기 9장에 나온다. 기드온이 세겜에 둔 첩의 아들이다(사사기 8:31). 그는 세겜 사람들의 지지를 얻은 뒤 형제 칠십 명을 한 바위 위에서 죽이고 왕이 되었다. 막내 요담만 살아남아 그리심 산에서 가시나무 비유로 이 일을 꾸짖었다. 아비멜렉은 삼 년 동안 다스렸다. 그러나 세겜 사람들과 사이가 틀어져 그 성을 무너뜨렸고, 데베스를 치다가 한 여인이 던진 맷돌에 머리를 맞았다. 그는 여인에게 죽었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병기 든 소년에게 자신을 찌르게 하였다(사사기 9:54). 본문은 이 일을 하나님이 그의 악을 갚으신 것으로 기록한다(사사기 9:56).
그 밖의 아비멜렉
- 시편 34편의 표제는 다윗이 "아비멜렉 앞에서" 미친 체한 일을 언급한다. 사무엘상 21장에서는 이 왕을 가드 왕 아기스로 적는다.
- 역대상 18:16에는 제사장 아비아달의 아들 아비멜렉이 나온다. 평행 본문인 사무엘하 8:17에는 '아히멜렉'으로 되어 있다.
성경 안에서의 의미
그랄 왕 이야기는 약속을 받은 족장이 거짓말로 위기를 만들 때에도 하나님이 그 가정을 지키신다는 흐름 속에 놓여 있다. 동시에 이방 왕이 하나님의 말씀에 응답하고 족장과 화친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기드온의 아들 이야기는 하나님이 세우지 않은 왕권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보여 준다. 그래서 사사 시대의 혼란과 이스라엘 왕정 문제를 다루는 대목에서 자주 다뤄진다. 사무엘하 11:21에서 요압이 데베스 사건을 언급한다. 신약성경은 어느 아비멜렉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해석과 논점
- 같은 인물인가: 창세기 20·21장과 26장의 아비멜렉이 같은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견해가 있고, '바로'처럼 그랄 왕들이 대대로 쓴 칭호라는 견해도 있다. 시편 34편 표제도 칭호설의 근거로 거론된다.
- "블레셋 사람의 왕": 창세기 26:1의 이 표현을 두고 해석이 갈린다. 비평학계 일부는 후대의 명칭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 보수적 학자들은 더 이른 시기에 그 지역에 살던 무리를 가리킨다고 설명한다.
- 아내를 누이라 한 이야기: 창세기 12, 20, 26장에 비슷한 이야기가 세 번 나온다. 이를 별개의 사건으로 읽는 해석과, 같은 전승이 여러 형태로 전해졌다고 보는 해석이 있다.
한국 교회에서
창세기 26장에서 이삭이 우물을 양보하고 '르호봇'을 얻은 뒤, 아비멜렉이 찾아와 화친을 청하는 장면은 온유와 양보를 다루는 설교 본문으로 자주 쓰인다. 사사기 9장의 요담의 비유는 지도자의 자격과 권력욕을 경계하는 설교에 인용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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