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겜
성경 · 지명
세겜은 에브라임 산지의 그리심산과 에발산 사이에 있던 가나안의 옛 성읍이다. 족장 시대부터 왕국 분열에 이르기까지 언약과 정치의 중요한 무대로 성경에 나온다.
성경에 나오는 곳
- 족장 시대: 아브라함은 가나안에 들어와 세겜 땅 모레 상수리나무에 이르러 처음으로 제단을 쌓았다(창세기 12:6-7). 야곱은 밧단아람에서 돌아와 하몰의 아들들에게서 세겜 앞의 밭을 사고 제단을 쌓았다(창세기 33:18-20). 이어 하몰의 아들 세겜이 디나를 욕보이자 시므온과 레위가 성읍 남자들을 죽인 일이 있었다(창세기 34장). 그 뒤 야곱은 집안의 이방 신상을 세겜 근처 상수리나무 아래 묻고 벧엘로 올라갔다(창세기 35:4). 요셉은 세겜에서 양을 치던 형들을 찾아 나섰다(창세기 37:12-14).
- 정복과 정착: 여호수아는 생애 끝에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세겜에 모아 언약을 새롭게 세웠다(여호수아 24:1-25). 이집트에서 가져온 요셉의 뼈도 야곱이 샀던 세겜 땅에 묻혔다(여호수아 24:32). 세겜은 도피성이자(여호수아 20:7) 레위인의 성읍이었다(여호수아 21:21).
- 사사 시대: 기드온(여룹바알)의 아들 아비멜렉이 세겜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왕이 되었다. 요담은 그리심산 꼭대기에서 나무 비유로 이를 꾸짖었고, 아비멜렉은 뒤에 세겜을 헐고 소금을 뿌렸다(사사기 9장). 이 장에는 세겜의 바알브릿 신전도 나온다(사사기 9:4).
- 왕국 시대: 르호보암은 왕위에 오르려고 세겜으로 갔으나, 북쪽 지파들이 등을 돌리면서 왕국 분열이 일어났다(열왕기상 12:1-20). 여로보암은 세겜을 건축하고 그곳에 머물렀다(열왕기상 12:25).
- 신약: 스데반은 설교에서 족장들이 세겜에 장사되었다고 말한다(사도행전 7:16).
배경
세겜은 축복의 산 그리심과 저주의 산 에발 사이의 골짜기에 자리하여(신명기 11:29, 27:12) 남북과 동서를 잇는 길목이었다. 학계에서는 오늘날 나블루스 동쪽의 텔 발라타를 세겜 터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름은 히브리어로 '어깨'를 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산등성이 지형에서 나온 이름으로 풀이된다. 창세기 48:22에서는 이 낱말을 '몫'이라는 뜻과 겹쳐 쓴 것으로 읽기도 한다. 이스라엘 이전 시기의 이집트 문서(아마르나 문서)에도 이 성읍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세겜은 약속의 땅에서 처음 제단이 쌓인 곳이고, 정복 뒤 언약을 갱신한 곳이며, 통일 왕국이 갈라진 곳이다. 그래서 하나님과 백성의 언약 관계가 세워지고 시험받는 장소로 읽힌다. 뒤에 이 지역은 사마리아의 중심이 되었다. 신약에서 예수와 사마리아 여인이 만난 수가 동네는 "야곱이 요셉에게 준 땅" 가까이에 있었고(요한복음 4:5-6), 여인이 말한 "이 산"(요한복음 4:20)은 그리심산으로 이해된다.
해석과 논점
- 사도행전 7:16의 매장지: 창세기에서는 아브라함이 헤브론의 막벨라 굴을 사고 야곱이 세겜 땅을 샀다고 하는데, 스데반은 아브라함이 세겜에서 하몰의 자손에게 무덤을 샀다고 말한다. 이를 두고 스데반이 두 사건을 압축해 말했다는 해석, 본문을 조화시키려는 해석, 스데반이 당시 전승을 따랐다는 해석 등이 나뉜다.
- 수가의 위치: 수가를 세겜과 같은 곳으로 보는 견해와 근처의 다른 마을로 보는 견해가 있다.
- 요셉의 무덤: 나블루스 근처에 '요셉의 무덤'으로 전해지는 곳이 있으나, 이는 후대 전승이며 성경이 위치를 특정하지는 않는다.
한국 교회에서
여호수아 24:15의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는 가정예배 설교나 가훈으로 자주 인용된다. 야곱이 세겜에 머물다 어려움을 겪은 뒤 벧엘로 올라간 이야기(창세기 33-35장)는 세겜과 벧엘을 대비하는 설교 소재로 흔히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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