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엘세바
성경 · 지명
브엘세바는 유다 땅 남쪽 끝 네게브 북부에 있던 성읍이다. 아브라함·이삭·야곱이 우물을 파고 하나님을 예배한 곳이며, '단에서 브엘세바까지'라는 표현으로 이스라엘의 남쪽 경계를 나타낸다.
성경에 나오는 곳
- 아브라함: 쫓겨난 하갈이 '브엘세바 광야'를 헤맸다(창세기 21:14, 하갈과 이스마엘 참고). 이어 아브라함은 그랄 왕 아비멜렉과 우물 문제로 맹세하고 암양 일곱 마리를 증거로 주었으며, 그곳을 브엘세바라 이름하였다(창세기 21:22-31). 아브라함은 이곳에 에셀 나무를 심고 "영원하신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다(창세기 21:33). 모리아 산의 번제 뒤에도 이곳으로 돌아와 머물렀다(창세기 22:19).
- 이삭: 이삭이 브엘세바로 올라갔을 때 여호와께서 나타나 복을 약속하셨고, 이삭은 거기에 제단을 쌓았다. 그의 종들이 판 우물을 '세바'라 하였으므로 성읍 이름이 브엘세바가 되었다고 기록한다(창세기 26:23-33).
- 야곱: 야곱은 브엘세바를 떠나 하란으로 갔다(창세기 28:10). 훗날 애굽으로 내려가기 전에는 이곳에서 제사를 드리고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을 들었다(창세기 46:1-4).
이스라엘이 땅을 나눌 때 브엘세바는 유다 지파의 성읍 목록에 들었고(여호수아 15:28), 유다 기업 안에 있던 시므온 지파의 몫이 되었다(여호수아 19:1-2, 이스라엘 열두 지파 참고). 사무엘의 두 아들은 이곳에서 사사로 일했다(사무엘상 8:1-2). 엘리야는 이세벨을 피해 브엘세바까지 달아난 뒤 광야로 들어가 로뎀 나무 아래 앉았다(열왕기상 19:3-4). 예언자 아모스는 브엘세바의 예배를 벧엘·길갈의 예배와 함께 비판했다(아모스 5:5; 8:14). 요시야는 '게바에서 브엘세바까지' 산당을 더럽혔다(열왕기하 23:8). 포로 귀환 뒤에도 유다 사람들이 이곳에 살았다(느헤미야 11:27).
이름과 배경
'브엘'은 히브리어로 우물이다. '세바'는 '일곱'으로도, '맹세'로도 읽을 수 있다. 창세기 21장은 일곱 암양과 맹세를 함께 언급하여 두 뜻을 모두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맹세의 우물' 또는 '일곱 우물'로 풀이한다.
비가 적은 지역이어서 우물은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창세기에도 우물을 두고 다툰 이야기가 거듭 나온다(창세기 21:25; 26:20-22). '단에서 브엘세바까지'(사사기 20:1, 사무엘상 3:20, 사무엘하 24:2)는 북쪽 끝 단에서 남쪽 끝 브엘세바까지, 곧 온 이스라엘을 뜻하는 관용 표현이다.
오늘날 이스라엘 남부 도시 브에르셰바 근처에 텔 브엘세바 유적이 있다. 이 유적은 2005년 므깃도·하솔과 함께 '성서 시대의 텔'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다만 이 유적을 족장 시대의 브엘세바와 같은 곳으로 볼 수 있는지, 발굴된 지층의 연대를 성경 기록과 어떻게 연결할지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브엘세바는 약속의 땅 남쪽 경계에 있다. 동시에 세 족장이 차례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약속을 다시 확인받은 곳이기도 하다. 신약에는 이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히브리서는 장막에 살며 나그네로 지낸 족장들의 삶을 믿음의 본으로 기억한다(히브리서 11장 8-12절). 설교에서는 브엘세바의 이야기를 이 본문과 이어서 풀기도 한다.
해석과 논점
- 이름의 두 유래: 이름이 생긴 경위가 창세기 21장과 26장에 따로 나온다. 전통적인 해석에서는 이삭이 아버지 때 판 우물을 다시 파고 옛 이름을 되살렸다는 기록(창세기 26:18)에 비추어, 이름을 다시 확인한 일로 읽는다. 비평 학계에서는 서로 다른 전승이 함께 실린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 '블레셋' 표현: 아비멜렉을 블레셋과 관련지어 부르는 대목(창세기 21:32; 26:1)이 논점이다. 블레셋 사람이 가나안 해안에 정착한 시기를 대개 족장 시대보다 늦게 보기 때문이다. 이를 후대의 이름으로 부른 것으로 보는 견해와, 그보다 이른 이주민 집단을 가리킨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블레셋 참고).
한국 교회에서
이삭이 다툼을 피해 우물을 옮겨 파다가 르호봇을 거쳐 브엘세바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창세기 26장의 흐름은 설교에서 자주 다뤄진다. 엘리야가 브엘세바를 지나 광야의 로뎀 나무 아래에서 지친 몸을 쉰 이야기도 낙심과 회복을 주제로 한 설교에 자주 인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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