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뎀 나무
성경 · 개념·용어
로뎀 나무는 시내 광야와 네게브 등 건조한 땅에 자라는 콩과의 떨기나무로, 성경에서는 이세벨을 피해 도망한 엘리야가 그 아래에서 죽기를 구하다가 천사에게 먹을 것을 받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성경 본문
로뎀 나무가 가장 잘 알려진 대목은 열왕기상 19장이다. 갈멜산 대결 뒤 이세벨이 죽이겠다고 위협하자 엘리야는 남쪽 끝 브엘세바까지 도망한다. 그는 그곳에 사환을 남겨 두고 광야로 하룻길을 더 들어가 로뎀 나무 아래에 앉아 자기 목숨을 거두어 달라고 기도한 뒤 잠든다(열왕기상 19:4-5). 천사가 그를 어루만지며 "일어나서 먹으라"고 하고, 머리맡에는 숯불에 구운 떡과 물 한 병이 놓여 있었다. 이 일이 두 번 되풀이되었고, 엘리야는 그 음식으로 힘을 얻어 사십 주야를 걸어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른다(열왕기상 19:5-8).
같은 히브리어 낱말은 욥기 30:4와 시편 120:4에도 나온다. 욥기에서는 굶주린 사람들이 먹을거리로 삼는 뿌리로, 시편에서는 거짓된 혀에 내릴 벌을 빗댄 숯불로 쓰였다. 우리말 번역본마다 옮긴 말이 다르다.
배경
히브리어 이름은 '로템'이며, 개역개정은 열왕기상 19장에서 이를 소리 나는 대로 '로뎀 나무'라고 옮겼다. 식물학에서는 흔히 레타마 라에탐(Retama raetam)으로 보며, 영어 성경은 대개 '브룸 트리'(broom tree)로 옮긴다. 키가 몇 미터에 이르는 떨기나무로, 잎이 적고 가는 가지가 많다. 그늘이 넓지는 않지만 광야에서 몸을 가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식물이다. 이 나무의 뿌리는 화력이 세고 오래 타는 숯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편 120:4의 비유는 이 성질을 바탕으로 한다. 욥기 30:4는 뿌리가 써서 먹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극심한 가난을 묘사한 것으로 보는 해석이 많다. 이 구절을 뿌리를 땔감으로 썼다는 뜻으로 읽는 학자도 있다. 광야 여정의 진 이름 '릿마'(민수기 33:18)를 같은 낱말에서 온 이름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엘리야가 호렙까지 걸은 사십 주야는 모세가 산에서 보낸 사십 일, 그리고 예수가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시험받을 때 천사들이 수종 든 장면(광야 시험)과 함께 자주 견주어 읽힌다. 신약은 로뎀 나무를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야고보서는 엘리야를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이라 부른다(야고보서 5장 16-18절). 그래서 낙심한 엘리야의 모습이 이 구절과 함께 언급되곤 한다.
해석과 논점
많은 해석자는 이 장면을 하나님이 지친 사람을 꾸짖기 전에 먼저 먹이고 재우시는 돌봄의 이야기로 읽는다. 반면 이어지는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열왕기상 19:9)라는 물음에 주목하여, 엘리야의 낙심과 자기연민을 하나님이 바로잡으시는 이야기로 읽는 해석도 있다. 7절의 '여호와의 사자'를 그리스도의 구약적 나타나심으로 보는 전통적 해석이 있으나, 이에 동의하지 않는 해석자도 많다. 엘리야의 상태를 오늘날의 우울증이나 탈진으로 설명하는 것은 현대적 적용이며, 본문이 그렇게 진단하지는 않는다. "넓고 시원한 그늘"이라는 묘사도 흔히 덧붙지만, 실제 나무의 생김새와는 차이가 있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 설교에서 로뎀 나무는 사역에 지친 사람에게 주어지는 쉼과 회복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자주 쓰인다. '로뎀'이라는 이름은 기도실, 쉼터, 교회 카페, 기도원 등의 이름으로도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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