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제
성경 · 절기·제도
화목제는 레위기 3장과 7장에 규정된 구약 제사로, 기름은 제단에서 태우고 고기는 제사장과 예배자가 나누어 먹는다. 감사·서원·자원의 뜻으로 드렸다.
성경 본문과 내용
화목제는 레위기 1~7장에 나오는 다섯 제사 가운데 하나다. 다섯 제사는 번제, 소제, 화목제, 속죄제, 속건제다. 드리는 방법은 레위기 3장에, 제물을 먹는 규례는 레위기 7:11-36에 실려 있다. 전체 제사 제도는 구약의 제사 문서에서 다룬다.
- 제물: 소나 양, 염소 가운데 흠 없는 것을 드린다. 번제와 달리 수컷과 암컷을 모두 쓸 수 있다(레위기 3:1, 6).
- 절차: 드리는 사람이 제물의 머리에 손을 얹고 회막 문에서 잡는다. 제사장은 그 피를 제단 사방에 뿌린다. 내장을 덮은 기름과 콩팥, 간에 덮인 꺼풀은 제단에서 태운다. 본문은 "모든 기름은 여호와의 것"이라 하여 기름과 피를 먹지 못하게 한다(레위기 3:16-17).
- 나눔: 가슴은 흔들어 바친 뒤(요제) 제사장들의 몫이 된다. 오른쪽 뒷다리는 들어 바친 뒤(거제) 제사를 맡은 제사장에게 돌아간다(레위기 7:30-34). 나머지 고기는 드린 사람이 먹는다.
- 종류: 감사로 드리는 감사제, 서원을 갚는 서원제, 스스로 원해서 드리는 자원제가 있다(레위기 7:12-16). 감사제의 고기는 드린 날 먹어야 한다. 서원제와 자원제의 고기는 이튿날까지 먹을 수 있고, 사흘째까지 남은 것은 불사른다. 부정한 몸으로 이 고기를 먹으면 백성 가운데서 끊어진다고 했다(레위기 7:20).
낱말과 배경
원어는 히브리어 '셸라밈'으로, 평화를 뜻하는 샬롬과 어근이 같다. 이 말의 정확한 뜻은 학자마다 다르게 본다. '평화·온전함'으로 보는 견해, '친교'로 보는 견해, 서원이나 빚을 '갚음'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영어 성경도 peace offering, fellowship offering, offering of well-being 등으로 번역이 갈린다.
화목제의 가장 큰 특징은 제물의 대부분을 예배자가 먹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서 함께 먹는 잔치의 성격을 띤다.
구약 전체에서
- 시내산 언약: 시내산 언약을 맺을 때 번제와 함께 화목제를 드렸다(출애굽기 24:5). 그 뒤 장로들이 하나님을 뵙고 먹고 마셨다(출애굽기 24:11).
- 나실인: 나실인은 서원 기간이 끝나면 숫양을 화목제물로 드렸다. 그리고 밀었던 머리털을 화목제물 아래 있는 불에 태웠다(민수기 6:14, 18).
- 나라의 큰 행사: 다윗이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길 때(사무엘하 6:17-18), 솔로몬이 성전을 봉헌할 때(열왕기상 8:63) 화목제를 드렸다.
- 선지자의 비판: 정의가 없는 화목제는 하나님이 받지 않으신다는 선지자의 비판도 있다(아모스 5:22).
신약과의 연결
신약은 레위기의 화목제를 직접 거명하지 않는다. 다만 여러 해석자가 다음 본문을 화목제와 이어서 읽는다.
- 그리스도가 "우리의 화평"이 되셨다는 말씀(에베소서 2:14)과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셨다는 말씀(골로새서 1:20)
- 제물을 먹는 자가 제단에 참여한다는 바울의 말(고린도전서 10:16-18). 이 본문을 근거로 성찬의 배경을 화목제 식사에서 찾는 해석이 있다.
- "찬송의 제사"(히브리서 13:15). 감사제와 연결해 읽는 해석이 있다.
해석과 논점
- '화목제물'과의 구분: 개역개정의 로마서 3:25와 요한일서 2:2, 4:10에 나오는 '화목제물'은 헬라어 '힐라스테리온'과 '힐라스모스'를 옮긴 말이다. 레위기의 화목제(셸라밈)와는 원어가 다르다. 칠십인역에서 힐라스테리온은 속죄소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그래서 이 구절들은 속죄일과 연결해 읽는 경우가 많다(로마서 3장 21-26절, 요한일서 2장 1-2절). 이 낱말의 뜻을 두고도 견해가 갈린다. 복음주의와 개혁주의 학자들은 대체로 '하나님의 진노를 누그러뜨림'에 무게를 둔다. 반면 일부 학자는 '죄를 씻어 없앰'을 강조한다.
- 속죄의 기능: 레위기 3장은 화목제를 드려 속죄가 이루어진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해석자는 화목제를 이미 하나님과 맺은 관계 안에서 드리는 감사와 친교의 제사로 본다. 한편 피를 뿌리는 절차가 있으므로 속죄의 뜻도 함께 담겼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 예표론적 읽기: 다섯 제사를 그리스도의 사역을 여러 면에서 미리 보여 준 것으로 읽는 해석(예표론)이 있다. 이 해석에서 화목제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화평을 나타낸다. 이런 읽기는 설교에서 널리 쓰이지만, 본문이 직접 제시하는 설명은 아니다.
한국 교회에서
레위기 강해나 성경공부에서 '5대 제사'의 하나로 흔히 다룬다. 설교와 찬송에서 자주 듣는 "화목제물 되신 예수" 같은 표현은 대개 레위기의 화목제보다 로마서와 요한일서의 '화목제물'에서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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