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벨라 굴
성경 · 지명
막벨라 굴은 아브라함이 아내 사라를 장사하려고 헤브론 근처 마므레 앞에서 헷 사람 에브론에게 사들인 밭의 굴로, 족장들과 그 아내들의 묘지가 되었다.
성경 본문
창세기 23장에서 사라가 기럇아르바, 곧 헤브론에서 죽자 아브라함은 그 땅의 헷 족속에게 매장지를 청한다. 헷 사람 에브론은 밭을 그냥 주겠다고 하지만, 아브라함은 성문에 모인 사람들 앞에서 은 사백 세겔을 달아 주고 굴이 딸린 밭을 정식으로 산다(창세기 23:16-20). 이후 이 굴에 다음 사람들이 묻혔다.
- 아브라함: 아들 이삭과 이스마엘이 장사했다(창세기 25:9-10).
- 이삭과 리브가, 레아: 야곱이 죽기 전 유언하며 이들이 그곳에 묻혔다고 밝힌다(창세기 49:29-32).
- 야곱: 아들들이 애굽에서 시신을 옮겨 와 장사했다(창세기 50:13).
야곱의 아내 라헬은 베들레헴 길에 묻혔고(창세기 35:19), 요셉의 뼈는 세겜에 묻혔다(여호수아 24:32). 따라서 두 사람은 막벨라 굴에 묻히지 않았다.
배경
'막벨라'라는 이름은 흔히 '겹, 두 겹'을 뜻하는 히브리어 어근과 연결해 풀이된다. 칠십인역은 이를 '이중(二重) 굴'로 옮겼다. 다만 이 이름이 굴의 구조를 가리키는지, 그 일대의 지명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본문의 '헷 족속'이 소아시아의 히타이트 제국 사람들과 같은 집단인지, 가나안의 한 토착 집단인지도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오늘날 헤브론에는 이 굴의 자리로 전해지는 '족장들의 무덤'이 있다. 그 위의 큰 석조 담은 헤롯 시대에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대교·이슬람·그리스도교가 모두 이곳을 성지로 여기며, 이슬람에서는 '이브라힘 모스크'라 부른다. 이곳이 실제 막벨라 굴인지는 고고학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막벨라 굴은 하나님이 가나안 땅을 주겠다고 약속하신 뒤(아브라함 언약) 아브라함이 그 땅에서 처음으로 법적으로 소유한 땅이다. 이 때문에 많은 해석자는 이 매매를 약속을 믿는 행위로 읽는다. 아브라함은 스스로를 "나그네요 거류하는 자"라고 부르는데(창세기 23:4), 신약의 히브리서 11장 13-16절은 족장들을 땅에서 외국인과 나그네로 살며 더 나은 본향을 바란 사람들로 그린다. 야곱이 애굽에서 죽으면서도 이 굴에 묻히기를 고집한 일도 약속의 땅을 향한 소망으로 풀이된다.
해석과 논점
스데반은 설교에서 족장들이 세겜으로 옮겨져 "아브라함이 세겜 하몰의 자손에게서 산 무덤"에 장사되었다고 말한다(사도행전 7:16). 그런데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이 산 곳은 헤브론의 막벨라 굴이고, 세겜 땅을 하몰의 아들들에게서 산 사람은 야곱이다(창세기 33:19). 이 차이를 두고 해석이 갈린다.
- 스데반이 두 매매와 두 장지를 압축해 말했다고 보는 견해
- 본문 전승의 문제로 보는 견해
- 사도행전이 스데반의 말을 있는 그대로 기록했을 뿐이라고 보는 견해
성경 무오설을 강하게 견지하는 쪽은 대체로 첫째 견해처럼 두 기사를 조화시키는 해석을 택한다.
아담과 하와도 이 굴에 묻혔다는 이야기는 유대교 랍비 전승에서 나온 것이다. 기럇아르바('넷의 성읍')를 네 쌍의 부부와 연결한 풀이로, 성경 본문에는 나오지 않는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의 설교에서는 창세기 23장이 주로 두 가지 주제로 다루어진다. 하나는 약속을 믿고 값을 치러 땅을 산 아브라함의 믿음이고, 다른 하나는 이 땅에서 나그네로 사는 성도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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