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바
인물 · 성경 인물
가야바는 예수 시대 예루살렘의 대제사장이다. 공회를 이끌어 예수를 심문하고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넘겼으며, 안나스의 사위로 기록되어 있다.
성경의 기록
가야바는 예수가 공적 활동을 하던 무렵 예루살렘의 대제사장이었다. 누가복음 3:2은 "안나스와 가야바가 대제사장으로 있을 때" 세례 요한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임했다고 적는다.
요한복음 11:47-53에 따르면 예수가 나사로를 살린 뒤 공회가 모였다. 이 자리에서 가야바는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해 죽어 온 민족이 망하지 않는 것이 유익하다고 말하였고, 이날부터 예수를 죽이려는 모의가 시작되었다. 마태복음 26:3-5에도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가야바의 관정에 모여 예수를 잡을 방도를 의논하는 장면이 나온다.
예수가 겟세마네에서 잡힌 뒤의 일은 요한복음 18:13-24에 나온다. 예수는 먼저 가야바의 장인 안나스에게 끌려갔다가 가야바에게 보내졌다. 마태복음 26:57-68에서는 거짓 증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야바가 "네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인지 우리에게 말하라"고 묻는다. 그는 예수의 대답을 듣자 옷을 찢으며 신성모독이라 선언한다. 베드로가 예수를 부인한 일도 대제사장의 집 뜰에서 일어났다. 예수는 이어 가야바에게서 본디오 빌라도의 관정으로 넘겨졌다(요한복음 18:28). 사도행전 4:6에서는 베드로와 요한을 심문하는 자리에 그의 이름이 나온다. 마가복음은 이름 없이 '대제사장'으로만 적는다.
성경 밖에서는 1세기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가 그를 '요셉 가야바'로 기록하였다. 그는 로마 총독에게 임명되어 빌라도 재임기와 겹치는 비교적 긴 기간 대제사장직을 지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확한 재임 연도는 학자마다 다르게 본다.
성경 안에서의 의미
가야바는 공회를 이끌며 예수를 죽음에 넘긴 종교 지도층을 대표한다. 요한복음 11:51-52는 그의 말이 "스스로 함이 아니요" 그해 대제사장으로서 예수가 민족을 위해 죽을 것을 미리 말한 것이라고 풀이한다. 정치적 계산에서 나온 말이 본인의 뜻과 달리 대신 죽음을 가리키는 예언이 되었다는 것이다.
해석과 논점
- 섭리와 책임: 사람의 악한 결정이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쓰였다는 점(사도행전 2:23 참고)을 개혁주의 전통은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중심으로 읽는다. 웨슬리 신학 등은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과 책임을 더 강조한다. 어느 쪽도 가야바의 책임을 면제하지는 않는다.
- 재판의 성격: 마태·마가는 밤의 심문을, 누가는 날이 밝은 뒤의 공회를 전한다(누가복음 22:66). 이를 한 재판의 여러 단계로 볼 수 있다. 랍비 문헌 미쉬나의 규정에 비추어 불법 재판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미쉬나는 후대에 편찬된 문헌이어서 1세기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는 이견이 있다.
- 반유대주의 문제: 공회의 결정을 유대인 전체의 죄로 돌리는 해석은 역사적으로 유대인 박해에 이용되었다. 오늘날 여러 교회가 이를 경계한다. 천주교도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5)에서 수난의 책임을 모든 유대인에게 돌릴 수 없다고 밝혔다.
- 본문 밖의 이야기: 그가 사두개파였다는 설명은 추정이다. 1990년 예루살렘에서 '가야바' 이름이 새겨진 유골함이 발견되었으나, 이것이 성경의 가야바와 같은 인물의 것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순례지의 '가야바의 집 터'도 전승에 따른 것이다.
한국 교회에서
고난주간 설교와 봉독에서 예수의 재판 장면과 함께 다루어진다. 교회학교 공과와 부활절 성극에서는 예수를 정죄하는 대제사장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스라엘 성지순례에서는 가야바의 집 터로 전해지는 곳을 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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