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키아
성경 · 지명 · 같은 말: 베니게
페니키아는 지중해 동쪽 해안, 오늘날 레바논 일대에 있던 두로·시돈 등 항구 도시들의 지역이다. 개역개정은 '베니게'로 적는다. 구약에서는 주로 두로와 시돈이라는 도시 이름으로 나온다.
성경에 나오는 곳
개역개정에서 '베니게'라는 이름은 사도행전에만 나온다. 스데반 사건 뒤 흩어진 신자들은 베니게와 구브로, 안디옥까지 가서 말씀을 전했다(사도행전 11:19). 바울과 바나바는 예루살렘 공의회에 가는 길에 베니게를 지나며 이방인이 돌아온 소식을 전했다(사도행전 15:3). 바울은 전도 여행을 마친 뒤 베니게로 가는 배를 탔고, 두로에 내려 그곳 제자들과 이레를 지냈다(사도행전 21:2-4). 마가복음 7:26의 '수로보니게 족속'은 시리아 쪽 페니키아 사람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도행전 27:12의 '뵈닉스'는 그레데 섬의 항구로, 페니키아와는 다른 곳이다.
구약에는 이 지역 전체를 가리키는 이름이 따로 나오지 않는다. 대신 대표 도시인 두로와 시돈, 또는 '시돈 사람'이라는 말로 나타난다. 두로 왕 히람은 다윗의 궁궐을 지을 때(사무엘하 5:11)와 솔로몬이 예루살렘 성전을 지을 때(열왕기상 5장) 백향목과 일꾼을 보냈다. 이세벨은 '시돈 사람의 왕 엣바알'의 딸이었다(열왕기상 16:31). 엘리야가 머문 사르밧도 시돈에 속한 마을이었다(열왕기상 17:9). 이사야 23장, 에스겔 26~28장, 아모스 1:9-10에는 두로와 시돈에 대한 심판 예언이 실려 있다.
배경
페니키아는 지중해 동쪽 해안을 따라 길게 뻗은 좁은 땅이다. 하나의 나라라기보다 두로, 시돈, 그발(에스겔 27:9) 같은 항구 도시들이 저마다 다스리던 도시국가들의 모임이었다. 이들은 항해와 바다 무역에 뛰어났고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 같은 식민 도시를 세웠다. 레바논 산지의 백향목과 자주색 염료로 이름이 높았다. 이들이 쓴 문자는 그리스 문자의 바탕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니키아'라는 이름은 그리스어 '포이니케'에서 왔다. 자주색 염료와 관련된 말이라는 설명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어원에는 여러 견해가 있다. 이들은 바알과 아스다롯(열왕기상 11:5) 같은 신을 섬겼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구약에서 페니키아는 이스라엘의 북쪽 이웃으로 두 얼굴을 함께 지닌다. 하나는 성전 건축을 도운 협력자이고, 다른 하나는 이세벨을 통해 바알 숭배를 들여온 유혹의 근원이다. 에스겔 27장은 두로의 부와 교역을 큰 배에 빗대고, 그 교만이 무너질 것을 노래한다. 신약에서는 이 이방 땅이 은혜가 미치는 곳으로 그려진다. 예수는 두로와 시돈이 회개하지 않은 갈릴리 도시들보다 심판 날에 견디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마태복음 11:21-22). 또 이 지방에서 수로보니게 여인의 청을 들어주었다(마가복음 7:24-30). 사도행전에서 이곳은 일찍부터 신자들이 모인 곳이며, 복음이 유대 밖으로 퍼져 나간 통로였다.
해석과 논점
- 같은 여인을 마가는 '헬라인이요 수로보니게 족속'이라 하고, 마태는 '가나안 여자'(마태복음 15:22)라 부른다. 마태가 일부러 옛 이스라엘의 이웃이었던 가나안을 떠올리게 했다고 보는 해석이 있다.
- 에스겔 28:11-19의 '두로 왕' 애가를 두고 해석이 갈린다. 일부 전통은 이사야 14장과 함께 이 본문을 사탄의 타락을 그린 것으로 읽어 왔다. 다른 이들은 두로 왕의 교만을 시적으로 표현한 본문으로만 본다.
- 에스겔 26장의 두로 멸망 예언에도 여러 견해가 있다. 느부갓네살의 포위와 훗날 알렉산드로스의 정복으로 이 예언이 이루어졌다고 보는 해석이 있다. 반면 에스겔 29:18이 느부갓네살이 두로에서 보상을 얻지 못했다고 말하는 점을 들어, 예언이 이루어진 방식을 달리 설명하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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