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라
성경 · 지명
헬라는 오늘날의 그리스 땅과 그 민족을 가리키는 성경 지명이다. 구약은 다니엘서 등에서 장차 일어날 나라로, 신약은 바울이 복음을 전한 지역과 이방인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쓴다.
성경에 나오는 곳
구약에서 '헬라'는 히브리어 '야완'을 옮긴 말이다. 개역개정은 이 낱말을 창세기 10장 2절에서는 야벳의 아들 '야완'으로 옮기고, 아래 예언서 본문에서는 '헬라'로 옮긴다.
- 다니엘 8장: 다니엘이 본 환상에서 숫양은 메대와 바사의 왕들이고, 털이 많은 숫염소는 "헬라 왕"이다(다니엘 8:20-21).
- 다니엘 10장 20절과 11장 2절: "헬라의 군주", "헬라 왕국"이 나온다.
- 요엘 3장 6절: 유다 자손을 "헬라 족속"에게 팔았다는 고발이 나온다.
- 스가랴 9장 13절: 시온의 자식들이 "헬라 자식들"을 치게 하겠다는 예언이 나온다.
신약에서 지역 이름으로 쓰인 곳은 사도행전 20장 2절이다. 바울은 마게도냐를 거쳐 "헬라에 이르러" 석 달을 머물렀다. 이 일은 세 번째 전도 여행 때의 일이다. 그 밖에는 '헬라인', '헬라 말'이라는 표현으로 자주 나온다(요한복음 12:20, 19:20, 사도행전 21:37 등).
배경
'헬라'는 그리스 사람들이 자기 땅을 부르던 이름 '헬라스'를 옮긴 말이다. 신약 시대에 이 지역은 로마 제국의 마게도냐 속주와 아가야 속주로 나뉘어 있었다. 사도행전 20장 2절의 '헬라'는 흔히 고린도를 포함한 남쪽 아가야 지방으로 이해된다. 바울이 이때 고린도에 머물며 로마서를 썼다는 견해가 널리 알려져 있다.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를 정복한 뒤, 그리스 언어와 문화가 지중해 동부 전역으로 퍼졌다. 이 때문에 신구약 중간기에 구약이 그리스어로 번역되었고(칠십인역), 신약성경도 당시 공용어였던 그리스어(코이네)로 기록되었다(성경의 언어).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구약에서 헬라는 멀리 서쪽에 있는 민족이며, 하나님이 역사 속에서 일으키실 나라로 그려진다. 신약에서 '헬라인'은 그리스 민족만이 아니라 유대인이 아닌 사람 전체, 곧 이방인을 대표하는 말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로마서 1장 16절의 "먼저는 유대인에게요 그리고 헬라인에게로다", 갈라디아서 3장 26-29절의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가 그 예이다. 이 표현들은 복음이 민족의 경계를 넘는다는 신약의 주제를 보여 준다. 수로보니게 여인도 "헬라인"으로 소개된다(마가복음 7:26). 초대교회 안에는 그리스어를 쓰는 헬라파 유대인도 있었다(사도행전 6:1).
해석과 논점
- 다니엘서의 숫염소: 전통적으로 숫염소의 큰 뿔은 알렉산더 대왕을, 그 뒤에 난 네 뿔은 그의 제국을 나눠 가진 후계자들을 가리킨다고 읽어 왔다. 보수적 학자들은 이 본문을 기원전 6세기에 기록된 예언으로 본다. 많은 비평학자들은 다니엘서가 기원전 2세기 셀레우코스 왕조의 박해기 무렵에 완성되었다고 본다. 두 견해가 학계에 나란히 있다.
- '헬라적 사고'와 '히브리적 사고': 설교에서는 두 사고방식을 맞세워 설명하는 일이 흔하다. 일부 학자들은 이런 구분이 지나친 단순화라고 비판한다. 이 구분은 성경 본문이 직접 말하는 내용이 아니다.
한국 교회에서
개역한글과 개역개정은 '헬라', '헬라인', '헬라어'라는 옛 표기를 쓴다. 새번역은 대체로 '그리스', '그리스 사람'으로 옮긴다. 한국 교회에서 신약 원어를 '헬라어'라고 부르는 것은 이 성경 표기에서 비롯되었다. 신학교에서는 '헬라어'라는 이름으로 원어 과목을 가르치고, 설교에서도 "헬라어 원문으로는…"이라는 설명이 자주 쓰인다. 고린도전서 1장 22-25절의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도 설교에서 자주 인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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