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1장 22-25절
성경 구절 · 같은 말: 고린도전서 1:22-25
23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
24 오직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
25 하나님의 미련한 것이 사람보다 지혜 있고 하나님의 약한 것이 사람보다 강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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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는 유대인에게 걸림돌, 헬라인에게 어리석음이지만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라고 쓴 대목이다. 십자가 중심의 설교, 신앙과 이성의 관계를 다룰 때 자주 인용된다.
문맥
바울이 에베소에 머물며(고린도전서 16:8) 고린도 교회에 보낸 고린도전서의 첫 장이다. 고린도 교인들은 "나는 바울에게, 나는 아볼로에게" 하며 파당으로 나뉘어 있었다(1:10-12). 바울은 이 문제를 다루면서 복음 전파가 말의 지혜에 기대지 않는다고 말한다(1:17). 또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에게는 미련한 것이지만 구원받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말한다(1:18). 22-25절은 이 대조를 유대인과 헬라인이라는 두 청중에 빗대어 정리한 부분이다. 이어지는 1:26-31에서는 고린도 교인 가운데 세상 기준으로 지혜롭거나 문벌 좋은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말하고, 2:2에서는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 외에는 알지 않기로 했다고 고백한다.
"거리끼는 것"으로 옮긴 그리스어 '스칸달론'은 걸려 넘어지게 하는 돌, 곧 걸림돌을 뜻한다. 학자들은 이 대조를 대개 이렇게 설명한다. 승리하는 왕 같은 메시아를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십자가에서 처형된 메시아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수사와 철학을 중히 여기던 헬라 문화에서는 반역자나 노예에게 내리던 형벌로 죽은 이를 구원자로 전하는 일이 어리석게 들렸다.
해석
- 십자가 신학의 읽기: 마르틴 루터는 1518년 하이델베르크 논쟁에서 '영광의 신학'과 '십자가의 신학'을 대비했다. 영광의 신학은 사람의 지혜와 업적으로 하나님을 알려 하고, 십자가의 신학은 고난과 십자가 속에서 하나님을 안다. 이 구절은 십자가의 신학을 뒷받침하는 대표 근거로 꼽힌다. 이 읽기는 하나님이 약함과 수치 속에서 일하신다는 점을 강조한다.
- 부르심(소명)의 읽기: 24절의 "부르심을 입은 자들"을 두고 교단마다 설명이 다르다. 칼빈주의 전통의 장로교·개혁교회는 하나님이 택하신 이들을 실제로 믿음에 이르게 하는 '유효한 부르심'으로 설명하고, 이를 예정론과 연결한다. 웨슬리 신학을 따르는 감리교·성결교 등은 복음의 부르심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으며, 이 표현은 그 부르심에 믿음으로 응답한 이들을 가리킨다고 본다.
- 지혜와 학문의 읽기: 바울이 배척한 것이 학문이나 이성 자체인지도 물음이 된다. 많은 주석가는 이 구절이 하나님을 아는 길이자 구원의 근거로서 인간 지혜를 상대화한 것이며, 배움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논쟁과 쟁점
- 표적과 은사: 22절을 근거로 기적을 구하는 신앙을 경계하는 해석이 있다. 오순절주의와 은사주의 쪽에서는 바울이 같은 편지에서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을 말했다(2:4)는 점을 든다. 이 구절이 비판하는 것은 믿음의 조건으로 표적을 요구하는 태도이고, 표적 자체를 비판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 구절은 은사 중지론과 지속론 논의에서도 언급된다.
- 사본과 번역: 개역한글은 23절을 "이방인"으로 옮겼는데, 이는 오늘날 비평 본문을 따른 것이다. 흠정역(KJV)이 따른 공인본문 계열 사본에는 22절처럼 "헬라인"으로 되어 있다. 두 읽기의 뜻에 큰 차이는 없다.
- 문맥을 떠난 인용: 25절의 "하나님의 미련한 것"을 따로 떼어 근거 없는 주장을 정당화하는 데 쓰는 것은 문맥과 다르다는 지적이 있다. 여기서 '미련한 것'은 사람 눈에 어리석어 보이는 십자가의 복음을 가리킨다.
한국 교회에서
고난주간과 십자가를 주제로 한 설교에서 자주 인용된다. 바로 앞 21절의 "전도의 미련한 것"이라는 표현과 함께 전도를 다루는 설교에서도 쓰인다.
함께 읽을 구절
- 고린도전서 2:2 —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만 알기로 했다는 고백
- 고린도전서 2:4-5 — 사람의 지혜가 아닌 하나님의 능력에 믿음을 두게 하려 함
- 갈라디아서 6:14 — 십자가 외에 자랑할 것이 없다는 말
- 고린도후서 12:7-10 — 약한 데서 온전하여지는 능력
- 갈라디아서 3:10-14 — 나무에 달린 자의 저주와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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