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전 율법
성경 · 개념·용어
구전 율법은 모세오경에 기록된 율법 곁에서 입으로 전해졌다고 여겨진 유대교의 해석과 규정이다. 신약성경에는 '장로들의 전통'이라는 말로 나타난다.
성경에 나오는 곳
'구전 율법'이라는 낱말은 성경에 그대로 나오지 않는다. 신약성경에서 이에 해당하는 말은 '장로들의 전통'(개역한글은 '장로들의 유전')이다.
- 마가복음 7:1-13: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예수의 제자들에게 왜 손을 씻지 않고 먹느냐고 묻는다. 7:3-4는 유대인들이 장로들의 전통을 지켜 손과 잔, 주발, 놋그릇을 씻는다고 설명한다. 예수는 이사야 29:13을 인용한 뒤 "너희가 하나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느니라"(7:8)고 답한다. 이어서 '고르반'(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는 뜻) 관행을 예로 든다. 부모에게 드려야 할 것을 하나님께 드렸다고 선언해 부모 공경의 계명을 피해 가는 관행이다.
- 마태복음 15:1-9: 같은 논쟁을 기록한다. 예수는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냐"(15:3)고 묻는다.
- 갈라디아서 1:14: 바울은 회심 전에 자신이 "조상의 전통"에 더욱 열심이 있었다고 말한다.
배경
신구약 중간기와 신약 시대의 유대교에는 기록된 율법인 모세오경을 일상에 적용하기 위한 해석과 세부 규정이 쌓여 있었다. 1세기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는 『유대 고대사』에서 두 무리를 대비한다. 바리새인은 모세의 율법에 기록되지 않은 조상들의 규정을 백성에게 전했고, 사두개인은 기록된 것만 따라야 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후대 랍비 유대교는 모세가 시내산에서 기록된 율법과 함께 구전 율법도 받았다고 가르친다. 이 율법이 여호수아와 장로들, 예언자들을 거쳐 전해졌다는 것이다. 이 이해는 미쉬나의 「아버지들의 어록」 첫머리에 나타난다. 구전 율법은 3세기 초 무렵 미쉬나로 문서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후 탈무드로 이어졌다. 다만 시내산 기원설은 유대교 전통의 주장이며, 구약성경 본문이 직접 말하는 내용은 아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복음서에서 예수가 비판하는 대상은 전통 자체보다는 사람의 전통이 하나님의 계명을 "폐하는" 경우이다(마가복음 7:13). 한편 신약성경은 '전통'이라는 말을 긍정적으로도 쓴다. 바울은 교회에 자신이 전해 준 전통을 지키라고 당부한다(고린도전서 11:2, 데살로니가후서 2:15). 그래서 신약에서 '전통'은 무엇을 전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리는 말이다.
해석과 논점
- 전통의 권위: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는 이 본문을 성경만이 신앙의 최종 기준이라는 '오직 성경'(다섯 솔라)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읽어 왔다. 천주교와 정교회는 데살로니가후서 2:15 등을 들어 사도들이 말로 전한 거룩한 전승도 성경과 함께 권위를 가진다고 본다. 이들은 예수가 비판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스르는 인간적 관습이지 사도적 전승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 예수와 바리새인의 관계: 마태복음 23:2-3에서 예수는 서기관과 바리새인이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으니 그들이 말하는 바는 지키라고 한다. 이 구절을 두고 예수가 구전 해석을 부분적으로 인정했다고 보는 해석과, 율법 낭독과 가르침만을 가리킨다고 보는 해석이 갈린다.
한국 교회에서
마가복음 7장과 마태복음 15장은 설교에서 흔히 형식주의와 율법주의를 경계하는 본문으로 쓰인다. 교회의 관습이나 규칙이 성경의 가르침보다 앞서지 않는지 돌아보게 하는 데 인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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