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실절
성경 · 절기·제도
초실절(初實節)은 봄 보리 추수 때 첫 이삭 한 단을 여호와 앞에 흔들어 바치던 구약의 예식으로, 레위기 23:9-14에 나온다. 칠칠절 날짜를 세는 기준이며, 신약에서 그리스도의 부활을 '첫 열매'라 부른 표현과 연결해 읽힌다.
성경 본문
초실절은 '첫 열매의 절기'라는 뜻이다. 레위기 23:9-14에 규정된 예식을 가리킨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곡식을 거두면 첫 이삭 한 단을 제사장에게 가져가고, 제사장은 '안식일 이튿날' 그 단을 여호와 앞에 흔들어 바친다(레위기 23:11). 이날에는 다음 예물을 함께 드린다.
이 예물을 드리기 전에는 새 곡식으로 만든 떡이나 볶은 곡식을 먹지 못하게 했다(레위기 23:14). 본문에는 '초실절'이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이 이름은 성경 사전과 교회에서 붙여 부르는 명칭이다.
배경
레위기 23장은 유월절과 무교절 다음에 이 예식을 소개한다. 시기는 봄 보리 추수가 시작될 무렵이다. 이스라엘에서는 보리가 밀보다 먼저 익으며, 룻기 1:22의 "보리 추수 시작할 때"도 이 무렵이다. 이 예식은 한 해의 수확이 하나님에게서 왔음을 인정하는 뜻을 지닌다. 처음 거둔 소산을 드리라는 다른 율법(출애굽기 23:19, 신명기 26:1-11)과 같은 맥락에 있다.
초실절은 칠칠절의 기준이 된다. 곡식단을 흔들어 바친 날부터 일곱 안식일을 세어 오십 일째 되는 날에 새 곡식으로 소제를 드리게 했기 때문이다(레위기 23:15-16). 유대교에서는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진 뒤 곡식단 예식은 사라졌다. 다만 이 오십 일을 날마다 세는 '오멜 세기' 관습은 지금도 이어진다.
신약과의 연결
신약에는 초실절이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5:20에서 그리스도를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라 하고, 15:23에서 "먼저는 첫 열매인 그리스도요"라고 말한다. 많은 해석자는 이 표현을 다음과 같이 읽는다. 첫 이삭 한 단이 뒤따를 수확 전체를 보증하듯, 그리스도의 부활이 신자들의 부활을 보증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예수가 안식 후 첫날(마태복음 28:1)에 부활한 것도 초실절과 연결한다. '첫 열매'라는 표현은 성령(로마서 8:23)과 믿는 이들(야고보서 1:18, 요한계시록 14:4)에게도 쓰인다.
해석과 논점
- '안식일 이튿날'의 뜻: 바리새인 전통과 이후의 랍비 유대교는 이 안식일을 무교절 첫날로 보았다. 그래서 그 다음 날인 니산월 16일에 이 예식을 지켰다. 사두개인 쪽 일부와 후대의 카라이파는 무교절 기간에 든 주간 안식일로 보았고, 그 다음 날인 일요일에 지켰다. 이 차이는 칠칠절 날짜에도 그대로 영향을 준다.
- 예표론적 해석: 레위기 23장의 절기 전체를 그리스도 사역의 순서로 읽는 해석이 있으며, 세대주의 쪽 해석자들에게서 흔하다. 이 해석은 유월절을 십자가에, 초실절을 부활에, 칠칠절을 오순절 성령 강림에 대응시킨다. 그러나 바울이 고린도전서에서 초실절을 염두에 두었는지는 학자마다 의견이 갈린다. 본문도 이를 직접 밝히지 않는다.
- 절기 준수 여부: 대부분의 개신교 교단은 구약 절기를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된 "장래 좋은 일의 그림자"(히브리서 10장 1절)로 본다. 그래서 의무로 지키지 않으며, 갈라디아서 4장 9-11절 등을 근거로 든다. 반면 구약 절기 준수를 교리로 내세우는 단체도 있다. 그 가운데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는 초실절을 부활절과 연결해 지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에서 초실절을 따로 절기로 지키는 경우는 드물다. 주로 부활절 설교에서 고린도전서 15장의 "첫 열매"와 함께 소개된다. 맥추감사절이나 추수감사절에 첫 소산을 드리는 의미를 설명할 때 언급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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