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파르
성경 · 개념·용어
쇼파르는 숫양 같은 짐승의 뿔로 만든 고대 이스라엘의 나팔이다. 구약에서 절기·희년 선포, 전쟁 신호, 왕의 즉위, 예배에 쓰였으며, 개역개정은 주로 "나팔"로 옮겼다.
성경에 나오는 곳
쇼파르는 구약 여러 책에 나온다. 한국어 성경에서는 대개 "나팔"로 옮겨져 있어 원어를 모르면 알아보기 어렵다.
- 시내산: 하나님이 시내산에 강림하실 때 나팔 소리가 점점 크게 울린다(출애굽기 19:16, 19).
- 절기와 희년: 레위기 25:9는 희년이 시작되는 해의 속죄일에 온 땅에서 쇼파르를 불게 한다. 일곱째 달 첫날을 "나팔을 불어 기념할 날"로 정한 레위기 23:24에는 '함성·울림'을 뜻하는 '테루아'라는 말만 있고, 악기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 전쟁과 경보: 여리고 함락 때 제사장 일곱이 "양각 나팔"을 분다(여호수아 6장). 기드온의 300명은 나팔과 항아리와 횃불을 들고 미디안 진영을 친다(사사기 7:16-22). 에스겔 33:3-6에서는 파수꾼이 적의 침입을 알리려고 분다.
- 즉위와 예배: 다윗이 언약궤를 옮길 때(사무엘하 6:15), 솔로몬이 기름 부음을 받을 때(열왕기상 1:39) 나팔을 분다. 시편 81:3과 150:3은 나팔로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한다.
- 예언: 요엘 2:1, 15는 "시온에서 나팔을 불라"고 하며 회개와 금식을 촉구한다. 이사야 27:13은 큰 나팔이 울리면 흩어진 백성이 돌아와 예배하리라고 말한다.
배경
쇼파르는 짐승의 뿔 속을 비우고 다듬어 만든 악기다. 가락을 연주하기보다는 신호를 알리는 데 쓰였다. 낱말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
제사장이 부는 금속 나팔인 '하초츠라'와는 다른 악기다. 하초츠라는 은을 두드려 만들었다(민수기 10:1-10). 두 악기가 함께 나오는 시편 98:6에서 개역개정은 금속 나팔을 "나팔"로, 쇼파르를 "호각"으로 구별해 옮겼다.
후대 유대교는 신년 절기인 로쉬 하샤나에 쇼파르를 불어 왔다. 숫양의 뿔을 즐겨 쓰는 이유를 모리아 산의 번제에서 이삭 대신 바쳐진 숫양(창세기 22:13)과 연결하는 해석도 탈무드에 전한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구약에서 쇼파르 소리는 하나님의 임재, 심판의 경고, 해방의 선포, 흩어진 백성을 모으는 부름과 이어진다.
신약에는 그리스어 '살핑크스'(나팔)가 쓰이는데, 칠십인역도 이 말로 쇼파르와 금속 나팔을 함께 옮겼다. 히브리서 12:19는 시내산의 나팔 소리를 되짚는다. 마태복음 24장 30-31절은 큰 나팔 소리와 함께 택하신 자들이 모인다고 말하고, 고린도전서 15장 51-52절과 데살로니가전서 4:16은 나팔 소리와 함께 죽은 자가 일어난다고 말한다. 요한계시록 8~11장에는 일곱 나팔의 심판이 나온다. 많은 해석자는 이 신약 본문들이 구약의 나팔 이미지, 특히 이사야 27:13의 모으는 나팔을 이어받는다고 본다.
해석과 논점
- "마지막 나팔"의 시점: 세대주의를 따르는 일부 해석자는 나팔절과 휴거를 연결한다. 다른 해석자들은 이 나팔을 요한계시록의 일곱째 나팔과 같은 것으로 보거나, 특정 절기와 날짜를 연결하는 데 신중하다. 이 차이는 재림과 종말론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갈린다.
- 본문 밖의 이야기: 쇼파르를 불면 악한 영이 물러난다거나 기도에 특별한 효력이 생긴다는 설명이 덧붙여 전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 본문이 직접 말하는 내용은 아니다.
한국 교회에서
여리고 함락 본문이나 재림을 다루는 설교에서 나팔의 이미지가 자주 쓰인다. 일부 교회와 기도 모임, 찬양 집회에서는 예배를 시작할 때 실제로 쇼파르를 불기도 한다. 이스라엘 성지순례의 기념품으로 들여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 예배에서 쓰는 악기는 아니다. 쇼파르에 신앙적 효력을 부여하거나 구약 의식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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