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성경 · 지명
가사는 가나안 서남쪽 지중해 해안에 있던 블레셋의 주요 성읍으로, 사사기의 삼손 이야기와 사도행전 8장에서 빌립이 에디오피아 내시를 만난 '가사로 내려가는 길'에 나온다.
성경에 나오는 곳
가사는 구약과 신약에 모두 나오는 성읍이다. 주요 본문은 다음과 같다.
- 가나안의 경계: 창세기 10:19는 가나안 족속의 경계를 "시돈에서부터 그랄을 지나 가사까지"라고 적는다. 신명기 2:23은 갑돌 사람들이 가사까지 이르는 지역에 살던 아위 사람을 멸하고 그 땅에 살았다고 전한다.
- 정복 시대: 여호수아 11:22에 따르면 아낙 사람은 가사·가드·아스돗에만 남았다. 사사기 1:18은 유다가 가사를 점령하였다고 적는다. 그러나 칠십인역(구약의 고대 그리스어 번역) 본문은 이 구절을 점령하지 못하였다는 뜻으로 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삼손 이야기: 삼손은 가사 성문의 문짝과 문설주를 뽑아 헤브론 앞산까지 메고 갔다(사사기 16:1-3). 붙잡힌 뒤에는 두 눈이 뽑힌 채 가사의 옥에서 맷돌을 돌렸고, 마지막에는 다곤 신전을 무너뜨리고 죽었다(사사기 16:21-30).
- 왕국 시대: 블레셋 사람들은 언약궤를 돌려보내면서 다섯 성읍 몫으로 속건제물을 바쳤는데, 가사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사무엘상 6:17). 솔로몬의 통치 범위는 "딥사에서부터 가사까지"로 적혀 있고(열왕기상 4:24), 히스기야는 블레셋을 쳐서 가사까지 이르렀다(열왕기하 18:8).
- 예언서: 아모스 1:6-7은 가사가 사로잡은 백성을 에돔에 넘긴 죄를 들어 심판을 선언한다. 예레미야 47:1, 스바냐 2:4, 스가랴 9:5에도 가사에 대한 심판 예언이 나온다.
- 신약: 사도행전 8:26에서 주의 사자가 빌립에게 "예루살렘에서 가사로 내려가는 길까지 가라"고 말하고, 빌립은 그 길에서 에디오피아 내시를 만나 세례를 준다.
배경
가사는 블레셋의 다섯 성읍인 가사·아스돗·아스글론·가드·에그론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있었다. 애굽과 시리아·메소포타미아를 잇는 해안 길목에 자리하여, 군사와 교역에서 모두 중요한 곳이었다. 히브리어 이름 '아자'는 흔히 '강한' 또는 '견고한'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오늘날 '가자'라고 부르는 도시가 같은 지역에 있다. 다만 고대 성읍의 정확한 위치와 시대별 변화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견해가 다르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구약에서 가사는 주로 이스라엘과 맞선 블레셋의 거점으로 나온다. 그래서 하나님의 심판 예언이 향하는 이방 성읍 가운데 하나로 등장한다. 신약에서는 같은 지역으로 가는 길이 이방인에게 복음이 전해지는 무대가 된다. 이 점을 들어 사도행전 1:8의 "땅 끝까지" 복음이 퍼져 나가는 흐름과 연결하여 읽는 해석이 많다.
해석과 논점
사도행전 8:26의 "그 길은 광야라"는 구절에서 '그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를 두고 해석이 갈린다. 길을 가리킨다고 보는 견해는 사람이 드문 한적한 길이라는 뜻으로 읽는다. 반면 옛 가사 성읍이 황폐해진 상태를 가리킨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우리말 번역본들은 대체로 길을 가리키는 쪽으로 옮긴다.
한국 교회에서
사도행전 8장은 사람이 없는 광야 길로 가라는 지시에 빌립이 그대로 따른 이야기로, 순종과 전도를 주제로 한 설교에서 자주 인용된다. 삼손이 가사에서 겪은 일은 주로 실패와 회복을 다루는 설교의 본문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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