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패
성경 · 개념·용어
흉패는 구약 이스라엘의 대제사장이 에봇 위 가슴에 붙이던 네모난 장식 천으로, 열두 지파의 이름을 새긴 보석 열두 개를 달고 우림과 둠밈을 넣어 두었다.
성경 본문과 내용
흉패를 만드는 방법은 출애굽기 28:15-30에 나오고, 실제로 만든 기록은 출애굽기 39:8-21에 있다. 레위기 8:8에서는 모세가 아론을 위임할 때 흉패를 붙이고 그 안에 우림과 둠밈을 넣는다. 개역개정은 이것을 판결 흉패라고 부른다.
본문이 전하는 모양과 재료는 다음과 같다.
- 재료: 에봇과 같은 방식으로 금실과 청색·자색·홍색 실, 가늘게 꼰 베실로 정교하게 짠다.
- 모양: 천을 두 겹으로 접은 정사각형이며 길이와 너비가 각각 한 뼘이다.
- 보석: 한 줄에 세 개씩 네 줄, 모두 열두 개의 보석을 금 테에 물려 단다. 보석마다 도장을 새기는 방법으로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을 하나씩 새긴다.
- 고정: 금 사슬과 금 고리로 에봇의 어깨받이에 매고, 청색 끈으로 에봇에 묶어 흉패가 떨어지지 않게 한다(출애굽기 28:28).
개역개정은 보석 이름을 첫 줄부터 홍보석·황옥·녹주옥, 석류석·남보석·홍마노, 호박·백마노·자수정, 녹주석·호마노·벽옥으로 옮겼다.
배경과 낱말
히브리어로는 '호셴'이라 하며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 '판결'로 옮긴 말은 '미쉬파트'로, 재판이나 공의를 뜻한다. 보석 열두 가지가 오늘날의 어떤 광물에 해당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래서 번역본마다 보석 이름이 서로 다르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본문은 흉패의 뜻을 직접 밝힌다. 아론은 성소에 들어갈 때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을 가슴에 붙여 여호와 앞에서 늘 기념이 되게 한다(출애굽기 28:29). 또 우림과 둠밈을 지니고 이스라엘의 판결을 가슴에 품는다(출애굽기 28:30). 그러므로 흉패는 대제사장이 백성 전체를 대표하여 하나님 앞에 선다는 것을 보여 준다.
신약은 흉패를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히브리서는 예수를 '큰 대제사장'으로 소개한다(히브리서 4장 14-16절). 그래서 많은 기독교 해석자는 흉패를, 그리스도가 자기 백성을 품고 하나님 앞에 선다는 것을 미리 보여 주는 그림자로 읽는다. 요한계시록 21:19-20에 나오는 새 예루살렘 성곽의 열두 기초석도 흉패의 보석과 자주 견주어진다. 두 목록의 보석 이름은 일부만 겹친다.
해석과 논점
- 이름의 순서: 에봇 어깨 보석의 이름은 '나이대로' 새기라고 되어 있다(출애굽기 28:10). 흉패의 이름은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아 해석이 엇갈린다.
- 우림과 둠밈의 작동 방식: 본문은 이것이 어떻게 쓰였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흉패의 보석이 빛을 내거나 글자가 떠올라 하나님의 뜻을 알렸다는 이야기는 요세푸스와 후대 유대 전승에 나오는 것이다. 성경 본문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
- 모형론적 해석: 구약의 제도를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예표로 읽는 해석이다. 개혁주의와 복음주의 설교에서 널리 쓰인다. 반면 본문을 고대 제사장 의복에 대한 역사적 기록으로만 보는 학자들도 있다.
- 호심경과의 구분: 에베소서 6장 10-18절의 '의의 호심경'은 병사의 갑옷을 가리키는 다른 말이다. 영어 성경에서는 둘 다 'breastplate'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 혼동되기 쉽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의 설교에서는 대제사장이 백성의 이름을 가슴에 품었다는 대목을 중보기도나 목회자의 자세, 그리스도의 중보 사역과 이어 풀이하는 경우가 있다. 성막과 제사장 의복을 가르치는 성경공부에서도 흉패를 함께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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