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그리스어
성경 · 개념·용어
코이네 그리스어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정복 이후 지중해 세계에서 널리 쓰인 공용 그리스어이다. 신약성경 27권 전체와 칠십인역이 이 언어로 쓰였다.
성경에서
성경은 '코이네'라는 말을 직접 쓰지 않는다. 다만 신약성경 27권이 모두 이 언어로 기록되었다. 본문에는 이 언어가 '헬라 말'로 나온다. 요한복음 19:20에서 십자가 위의 죄패는 "히브리와 로마와 헬라 말로" 쓰였다. 사도행전 21:37에서는 천부장이 바울에게 "네가 헬라 말을 아느냐"고 묻는다. 사도행전 6:1에 나오는 헬라파 유대인은 그리스어를 주로 쓰던 유대인을 가리킨다.
배경
'코이네'(κοινή)는 그리스어로 '공통의, 함께 쓰는'이라는 뜻이다. 기원전 4세기 말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동방을 정복하면서 그리스어가 이집트에서 메소포타미아까지 퍼졌다. 이 과정에서 아테네 지역 방언(아티카 방언)을 바탕으로 여러 방언이 섞여 단순해진 공용어가 생겼는데, 이것이 코이네이다. 로마 제국 시대에도 동부 지중해에서는 라틴어보다 그리스어가 상거래와 일상의 공용어로 쓰였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신구약 중간기에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유대인들은 구약을 코이네로 옮겼다. 이 번역본이 칠십인역이다. 신약 저자들은 구약을 인용할 때 칠십인역을 자주 따랐다. 그래서 구약의 히브리어 개념이 그리스어 낱말에 담겨 신약으로 이어졌다. 바울이 로마 교회에 보낸 편지도 그리스어로 쓰였다. 공용어 덕분에 복음이 민족과 지역의 경계를 넘어 이방인에게 빠르게 전해질 수 있었다고 흔히 설명한다. 아가페, 로고스, 케리그마, 디아코니아처럼 한국 교회에서 그대로 쓰는 신학 용어도 대부분 이 언어에서 왔다.
해석과 논점
- 특별한 언어인가, 일상어인가: 19세기까지는 신약의 그리스어가 고전 그리스어와 달라서 '성령의 언어'라는 특별한 언어로 보는 견해가 있었다. 그러나 20세기 초 무렵 이집트에서 나온 파피루스 문서들을 연구한 결과, 신약의 문체가 당시 편지·계약서 같은 일상 문서와 비슷하다는 점이 널리 받아들여졌다.
- 히브리어·아람어의 영향: 신약의 문체에는 히브리어나 아람어식 표현이 섞여 있다. 학자마다 그 정도를 다르게 본다.
- 예수의 언어: 예수 그리스도가 주로 아람어를 썼다는 데에는 대체로 의견이 모인다. 그리스어도 썼는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린다.
- 낱말 뜻의 구분: 요한복음 21장 15-17절에서 '사랑하다'는 '아가파오'와 '필레오' 두 동사로 쓰였다. 이 두 낱말을 신적인 사랑과 인간적인 사랑으로 뚜렷이 나누어 읽는 해석이 있다. 반면 문체상 바꿔 쓴 비슷한 말로 보는 해석도 있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는 이 언어를 흔히 '헬라어'라고 부른다. 신학대학원 과정에서는 히브리어와 함께 기본 과목으로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설교에서는 "원어로 보면"이라며 그리스어 낱말의 뜻을 풀어 주는 방식이 자주 쓰인다. 다만 어원이나 낱말 하나만으로 뜻을 단정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학계와 교계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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