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페
성경 · 개념·용어
아가페(그리스어 ἀγάπη)는 신약성경에서 '사랑'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낱말이다. 하나님이 사람을 사랑하시는 것과, 그 사랑을 받은 사람이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함께 나타낸다.
성경에 나오는 곳
아가페는 명사이고, 동사형은 아가파오(사랑하다)이다. 두 낱말 모두 신약성경 전반에 걸쳐 나온다. 대표적인 본문은 다음과 같다.
- 요한일서 4:8, 16: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을 하나님의 본성으로 말하는 구절이다.
- 요한복음 3:16: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다고 말한다(동사형).
- 고린도전서 13장: 흔히 사랑장이라 부른다. 사랑의 성격을 하나씩 풀어 쓰고, 믿음·소망·사랑 가운데 사랑이 제일이라고 맺는다.
- 요한복음 13:34: 예수가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준다.
- 갈라디아서 5:22: 성령의 열매 가운데 첫째로 사랑을 든다.
- 누가복음 6:27-36: 원수를 사랑하라고 가르친다.
- 유다서 1:12: 복수형 '아가파이'가 쓰였으며, 개역개정은 이를 애찬으로 옮겼다. 초대교회가 함께 나누던 식사를 가리킨다.
낱말의 배경
그리스어에는 사랑을 뜻하는 낱말이 여럿 있다. 에로스(애욕), 필리아(우정·친애), 스토르게(가족 사이의 정) 등이다. 명사 아가페는 고전 그리스 문헌에서 드물게 쓰인 말로 알려져 있다. 칠십인역(구약의 그리스어 번역)은 히브리어 '아하브'(사랑하다)를 옮길 때 아가파오 계열의 낱말을 많이 썼다. 신약성경에는 에로스라는 낱말이 나오지 않는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구약은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계명(신명기 6:5)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레위기 19:18)을 준다. 예수는 마가복음 12:28-34에서 이 둘을 가장 큰 계명으로 묶는다. 바울은 로마서 13:8-10에서 사랑을 율법의 완성이라 부른다. 요한일서는 하나님이 먼저 아들을 보내어 사랑을 보이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요한일서 4:9-12). 신약의 사랑은 구약에서 하나님이 언약을 신실하게 지키시는 사랑, 곧 헤세드와 함께 읽히기도 한다.
해석과 논점
- 아가페와 필리아의 구분: 한국 설교에서는 "아가페는 무조건적·희생적인 하나님의 사랑, 필리아는 인간적인 사랑"이라는 설명이 널리 쓰인다. 20세기 스웨덴의 루터교 신학자 안데르스 니그렌이 『에로스와 아가페』에서 두 사랑을 대비하였고, C. S. 루이스도 『네 가지 사랑』에서 사랑을 네 가지로 나누어 다루었다. 반면 이 구분을 낱말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신약에서 아가파오는 어둠을 더 사랑했다는 구절(요한복음 3:19)과 데마가 세상을 사랑했다는 구절(디모데후서 4:10)에도 쓰인다. 또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한다는 구절(요한복음 5:20)에는 필레오가 쓰였다. 이런 용례를 근거로, 사랑의 성격은 낱말보다 문맥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 요한복음 21:15-17: 예수는 베드로에게 두 번은 아가파오로, 세 번째는 필레오로 묻는다. 베드로는 세 번 모두 필레오로 답한다. 이 차이에 의미를 두는 해석과, 같은 뜻의 말을 바꾸어 쓴 문체상 변화로 보는 해석이 함께 있다.
- 교단 전통: 감리교·성결교가 잇는 웨슬리 신학은 성화(거룩하게 되어 감)의 목표를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완전한 사랑'으로 설명한다. 개혁주의는 하나님의 사랑을 선택과 언약에 연결하여 읽는 경향이 있으며, 에베소서 1:4-5를 그 근거로 든다.
한국 교회에서
고린도전서 13장은 결혼예배에서 자주 낭독된다. 예배 뒤에 함께 나누는 식사를 애찬이라 부르는 교회도 있다. '아가페'라는 말은 교회와 선교회, 소그룹의 이름으로도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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