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엘리온
성경 · 개념·용어
엘 엘리온은 히브리어로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라는 뜻의 하나님 칭호이다. 창세기 14장에서 멜기세덱이 섬긴 하나님을 부르는 이름으로 처음 나온다.
성경 본문
엘 엘리온은 '엘'(하나님)과 '엘리온'(가장 높은)이 합쳐진 칭호이다. 개역개정은 이를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으로 옮긴다. 처음 나오는 곳은 창세기 14:18-22이다. 아브람(아브라함)이 네 왕에게 잡혀간 조카 롯을 되찾아 돌아오자 살렘 왕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다. 본문은 멜기세덱을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라고 소개한다. 멜기세덱은 "천지의 주재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아브람을 축복했고, 아브람은 그에게 얻은 것의 십분의 일을 주었다. 이어 아브람은 소돔 왕 앞에서 "천지의 주재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여호와"께 손을 들어 맹세한다.
'엘리온'은 다른 칭호와 함께 쓰이기도 하고 홀로 쓰이기도 한다. 개역개정은 시편 78:35에서 "지존하신 하나님", 시편 91:1에서 "지존자"로 옮겼다. 이 밖에 민수기 24:16의 발람 예언, 신명기 32:8, 이사야 14:14에도 나온다. 다니엘서의 아람어 부분은 같은 뜻의 말로 "지극히 높으신 이가 사람의 나라를 다스리시며"(다니엘 4:17)라는 표현을 거듭 쓴다.
낱말과 배경
'엘'은 고대 셈어에서 신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말이다. 성경에서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부르는 말로도 쓰인다(엘로힘 참고). '엘리온'은 '올라가다'라는 뜻의 동사에서 나온 말로 '위쪽의, 가장 높은'을 뜻하며, '윗못', '윗문'처럼 일상적인 형용사로도 쓰인다. 칠십인역은 이 말을 그리스어 '휩시스토스'(가장 높은 이)로 옮겼다. 멜기세덱이 다스린 살렘은 시편 76:2에서 시온과 나란히 쓰여, 전통적으로 예루살렘과 같은 곳으로 본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이 칭호는 하나님이 특정 민족의 신에 그치지 않고 하늘과 땅, 모든 나라 위에 계신 주권자임을 드러낸다. 신명기 32:8은 지극히 높으신 이가 민족들의 경계를 정한다고 말하고, 시편 91편은 그를 피난처로 노래한다. 신약은 '지극히 높으신 이'라는 표현으로 이를 이어받는다. 천사는 예수를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부르고(누가복음 1:32), 귀신 들린 사람도 예수를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이라 부른다(마가복음 5:7). 스데반은 "지극히 높으신 이는 손으로 지은 곳에 계시지 아니하나니"(사도행전 7:48)라고 말한다. 히브리서 7장은 창세기 14장을 인용해 멜기세덱을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라 부르고, 그리스도의 영원한 제사장직을 설명하는 데 사용한다.
해석과 논점
- 멜기세덱의 하나님과 여호와: 전통적 해석은 멜기세덱이 아브라함 가문 밖에서 같은 참 하나님을 섬겼다고 본다. 그 근거로 창세기 14:22에서 아브람이 여호와를 같은 칭호로 부른다는 점을 든다. 역사비평 학자들 가운데에는 주변 가나안 문화에서도 '엘'과 '엘리온'이 신의 이름으로 쓰였다는 점에 주목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기존 칭호를 여호와께 적용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 신명기 32:8-9: 사본마다 읽기가 다른 구절이다. 일부 학자는 '지극히 높으신 이'와 여호와를 구별해 읽지만, 전통적 해석은 둘을 같은 하나님으로 본다.
- 이사야 14:14: "지극히 높은 이와 같아지리라"는 본문상 바벨론 왕을 향한 조롱의 노래이다(이사야 14:4). 다만 초대교회 이래 이 구절을 사탄의 타락으로 읽는 전통도 있어서, 본문 자체의 내용과는 구별해야 한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에서는 하나님의 이름을 다루는 설교나 성경공부에서 엘 샤다이, 여호와 이레 등과 함께 자주 소개된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지존하신 하나님"은 기도에서도 흔히 쓰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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