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정과
예배·예식
성서정과(聖書定課)는 교회력에 따라 주일과 절기마다 읽을 성경 본문을 미리 정해 둔 목록이다. '성서일과'라고도 하며, 대개 구약·시편·서신서·복음서 본문을 함께 묶는다.
정의와 뜻
성서정과는 '성서를 정해진 과(課)대로 읽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과(課)는 정해진 분량을 가리킨다. 영어로는 렉셔너리(lectionary)라고 한다. 교회력의 흐름에 맞추어 예배 때 봉독할 본문을 미리 정해 두며, 한 주일에 보통 네 본문을 배정한다. 구약성경(부활절 기간에는 사도행전), 시편, 서신서, 복음서이다.
오늘날 개신교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개정공동성서정과(Revised Common Lectionary)이다. 이 성서정과는 3년 주기로 짜여 있다. 가해(A해)에는 마태복음, 나해(B해)에는 마가복음, 다해(C해)에는 누가복음을 중심으로 읽고, 요한복음은 주로 절기에 배치한다. 예를 들어 가해의 성탄절 후 첫째 주일에는 마태복음 2:13-23의 애굽 피난 이야기가 복음서 본문으로 정해져 있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유대교 회당에서는 안식일마다 율법서와 선지서를 차례로 읽었다. 신약성경에도 예수가 회당에서 이사야서를 읽은 장면(누가복음 4:16-21)과 바울 일행이 참석한 회당에서 율법과 선지자의 글을 읽은 장면(사도행전 13:15)이 나온다. 초대교회도 예배 때 구약과 사도들의 글을 읽었으며, 중세에는 교회마다 고유한 독서 목록이 발전했다.
현대의 성서정과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천주교가 1969년에 내놓은 3년 주기 미사 독서 목록에서 비롯되었다. 북미의 여러 개신교 교단이 이를 바탕으로 공동성서정과(1983)를 만들었고, 이를 다듬은 개정판이 1992년에 나왔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 대한성공회는 감사성찬례(성찬 예배)에서 정해진 성서정과에 따라 본문을 봉독한다.
-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 등은 교회력과 성서정과에 따른 예배 자료를 펴내거나 그 사용을 권장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실제 사용 여부는 개별 교회와 목회자에 따라 다르다.
- 많은 장로교·침례교·오순절 계열 교회에서는 설교자가 본문을 직접 고른다. 성경 한 권을 처음부터 차례로 풀어 가는 연속 강해 방식을 택하는 교회도 많다. 이쪽에서는 이런 방식이 회중의 형편에 맞는 말씀을 전하고 성경 전체를 깊이 다루는 데 유리하다고 본다.
- 성서정과를 쓰는 쪽은 그 장점으로 설교자의 취향에 치우치지 않고 성경 전체를 고르게 읽게 된다는 점, 여러 교회가 같은 본문으로 예배하며 일치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든다.
예배에서 성경 봉독 본문을 정할 때뿐 아니라 개인이나 가정의 매일 성경 읽기에도 성서정과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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