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백성
성경 · 무리·민족
히브리어 '암 하아레츠'를 옮긴 말이다. 구약에서 시대와 문맥에 따라 그 땅의 주민, 유다의 일반 자유민, 포로 귀환 공동체 밖의 사람들을 가리켰고, 후대 랍비 문헌에서는 율법을 모르는 사람을 뜻하게 되었다.
성경 본문
이 말은 구약 여러 곳에 나온다. 가리키는 사람들은 시대와 문맥에 따라 다르다.
- 그 땅의 주민: 아브라함이 헤브론에서 매장지를 살 때 몸을 굽힌 헷 족속(창세기 23:7), 바로가 말한 애굽의 백성(출애굽기 5:5)처럼 어떤 땅에 사는 사람들을 두루 가리킨다.
- 일반 이스라엘인: 레위기 4:27은 이 말로 제사장이나 족장이 아닌 보통 사람을 가리킨다.
- 유다 왕국의 백성: 열왕기하에서 이들은 왕위 계승에 나선다.
- 제사장 여호야다가 아달랴를 몰아내고 요아스를 세울 때 함께 기뻐하였다(열왕기하 11:14, 20).
- 아몬 왕이 신하들의 반역으로 죽자, 반역한 자들을 죽이고 요시야를 왕으로 세웠다(열왕기하 21:23-24).
- 요시야가 죽은 뒤에는 그 아들 여호아하스를 왕으로 삼았다(열왕기하 23:30).
- 여호야김은 애굽에 바칠 은금을 이들에게서 거두었다(열왕기하 23:35).
- 선지서: 예레미야 1:18은 이들을 왕·지도자·제사장과 나란히 꼽는다. 에스겔 22:29는 이들이 가난한 자를 억압한다고 꾸짖는다. 학개 2:4는 성전 재건을 격려하며 "이 땅 모든 백성"을 부른다.
- 포로 귀환 이후: 에스라 4:4에서 이들은 성전 건축을 방해한 사람들로 나온다. 느헤미야 10:30-31에서는 귀환 공동체가 통혼과 안식일 거래를 삼가기로 한 상대로 나온다.
낱말과 배경
'암'은 백성 또는 무리, '하아레츠'는 '그 땅'을 뜻한다. 우리말 성경은 문맥에 따라 '그 땅 백성', '평민', '주민' 등으로 달리 옮겼다.
유다 왕국 시대의 용례를 두고 학자들의 견해는 둘로 나뉜다.
- 땅을 가진 자유민 남성들이 이룬 정치적 집단이나 지방 유력층을 가리킨다는 견해
- 특정 집단이 아니라 왕실·관리·제사장과 구별되는 일반 백성을 두루 가리킨다는 견해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포로기 이전에는 유다 공동체의 정식 구성원을 뜻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바벨론 포로와 포로 귀환을 거치면서 귀환 공동체와 구별되는 바깥 사람들을 가리키게 되었다.
후대 랍비 문헌에서는 율법을 배우지 못했거나 십일조와 정결 규정을 소홀히 하는 사람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 되었다. 이때 이들은 바리새인과 대비된다. 신약에는 이 표현이 용어로 나오지 않는다. 다만 바리새인들이 "율법을 알지 못하는 이 무리"를 멸시한 요한복음 7:49, 베드로와 요한을 "학문 없는 범인"이라 한 사도행전 4:13을 이 배경에서 읽는 학자가 많다. 예수께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잡수신 일(마가복음 2:16)도 같은 배경에서 해석되곤 한다.
해석과 논점
- 후대 의미를 덧붙여 읽는 문제: 랍비 문헌의 낮추는 의미는 구약 이후에 생긴 것이다. 그래서 이 의미를 구약 본문에 그대로 넣어 읽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열왕기하의 '땅의 백성'은 왕위를 지키는 집단으로 그려진다.
- 에스라·느헤미야의 '이 땅 백성': 누구를 가리키는지 견해가 갈린다. 이방 민족, 북쪽에 이주해 온 사람들, 포로로 끌려가지 않고 남은 유다 사람 등이 거론된다. 이들을 곧바로 신약의 사마리아인과 같은 사람들로 보는 설명도 있으나, 본문이 직접 그렇게 말하지는 않는다.
- 비슷한 표현과의 구분: 창세기 12:3의 "땅의 모든 족속"은 원어 표현이 다르므로 이 말과 구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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