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규례
성경 · 절기·제도 · 같은 말: 음식법
음식 규례는 구약 율법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먹을 수 있는 정결한 음식과 먹어서는 안 되는 부정한 음식을 구별한 규정이다. 레위기 11장과 신명기 14장에 주로 나온다.
성경 본문과 내용
음식 규례는 레위기 11장과 신명기 14장 3-21절에 정리되어 있다. 주요 기준은 다음과 같다.
- 땅의 짐승: 굽이 갈라지고 새김질(되새김)하는 짐승만 먹는다(레위기 11:3). 낙타·사반·토끼·돼지는 두 조건 가운데 하나만 갖추었으므로 금지된다(레위기 11:4-7).
- 물의 생물: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것만 먹는다(레위기 11:9-12).
- 새: 따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독수리 등 먹지 못할 새를 하나하나 적는다(레위기 11:13-19).
- 곤충: 날개가 있고 기어 다니는 것은 금지되지만, 메뚜기 종류는 허용된다(레위기 11:20-23).
- 그 밖의 규정: 피를 먹지 말 것(창세기 9:4, 레위기 17:10-14), 제물의 기름을 먹지 말 것(레위기 7:23), 스스로 죽은 것을 먹지 말 것(신명기 14:21), 염소 새끼를 그 어미의 젖으로 삶지 말 것(출애굽기 23:19)이 함께 주어진다.
본문이 직접 밝히는 목적은 거룩이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위기 11:44-45)라는 말씀과 같이, 이 규례는 하나님께 구별된 백성의 표지로 제시된다(신명기 14:2).
배경
히브리어로 '정결한'은 '타호르', '부정한'은 '타메'이다. 여기서 부정은 위생상 더러움이 아니라 제의상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유대교에서는 이 규례를 오늘날까지 지키며, 율법에 맞는 음식을 '코셔'(적합하다는 뜻)라고 부른다. 바벨론 포로 이후 이방 땅에 살던 유대인에게 음식 규례는 정체성을 지키는 중요한 표지가 되었다. 다니엘이 왕의 음식으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으려 한 일(다니엘 1:8)이 대표적인 예이다.
신약에서의 이어짐
마가복음 7:18-19에서 예수는 밖에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고 가르치며, 복음서 저자는 이를 "모든 음식물을 깨끗하다 하시니라"라고 풀이한다. 베드로는 욥바에서 부정한 짐승이 담긴 환상을 보고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는 음성을 듣는다(사도행전 10:15). 그는 이 환상을 고넬료 같은 이방인을 받아들이라는 뜻으로 이해했다(사도행전 10:28). 예루살렘 공의회는 이방인 신자에게 우상의 제물, 피, 목매어 죽인 것, 음행을 멀리하라고만 요구했다(사도행전 15:28-29). 바울은 먹는 문제로 서로 판단하지 말라고 권하며(로마서 14장, 골로새서 2:16), 하나님의 나라는 먹고 마시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로마서 14:17).
해석과 논점
- 대부분의 개신교는 음식 규례가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어 더 이상 신자를 구속하지 않는다고 본다. 개혁주의 전통은 율법을 도덕법·의식법·시민법으로 나누고 음식 규례를 의식법에 넣으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의식법이 폐지되었다고 고백한다.
-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는 정결한 고기와 부정한 고기의 구별을 건강 원리로 여겨 지금도 돼지고기 등을 먹지 않는다. 채식을 권장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 여호와의 증인은 피를 멀리하라는 사도행전 15장 말씀을 근거로 수혈을 거부한다. 대부분의 교단은 이 결정을 당시 유대인 신자와 이방인 신자가 함께 교제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한다.
- 돼지고기 금지를 위생상의 이유로 설명하는 이야기가 흔히 전해지지만, 본문은 이유로 거룩과 구별만 밝힌다. 이 밖의 설명은 후대 해석이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에서는 고린도전서 8장과 10장의 '우상의 제물' 논의를 제사 음식을 먹어도 되는지에 대한 물음에 적용해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는 제사와 추도예배 논의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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