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리고
성경 · 지명
요단강 서쪽 요단 골짜기에 있던 오아시스 성읍이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가 처음 점령한 성으로 여호수아 6장에 나오며, 신약에서는 바디매오와 삭개오 이야기의 무대이다.
성경 속 여리고
여리고는 요단강 서쪽,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던 성읍이다. 여호수아 2장에서는 여호수아가 보낸 정탐꾼을 성안에 살던 라합이 숨겨 준다. 6장에서는 이스라엘이 엿새 동안 날마다 성을 한 번씩 돌고 이레째에 일곱 번 돈다. 제사장들이 나팔을 불고 백성이 크게 소리치자 성벽이 무너졌다(여리고 함락). 라합의 집안은 살아남았다. 여호수아는 이 성을 다시 쌓는 사람에게 저주를 선언했고(여호수아 6:26), 열왕기상 16:34는 아합 시대에 벧엘 사람 히엘이 성을 다시 쌓다가 맏아들과 막내아들을 잃었다고 적는다.
뒤에 엘리사가 여리고의 나쁜 물을 고쳤다(열왕기하 2:19-22). 신약에서는 예수가 여리고 근처에서 맹인 바디매오를 고치고(마가복음 10:46-52), 세리장 삭개오의 집에 머문다(누가복음 19:1-10).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도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는" 길에서 일어난다(누가복음 10:30).
배경
여리고는 사해 북쪽 요단 골짜기에 있는 오아시스 도시로, 해수면보다 200m 넘게 낮은 곳에 있다. 샘물이 풍부해 "종려나무 성읍"이라 불렸다(신명기 34:3). 높은 예루살렘에서 가는 길은 내리막이어서 성경은 "내려간다"고 표현한다. 구약 시대 여리고는 오늘날 텔 에스술탄 유적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약 시대 여리고는 그 남쪽, 헤롯이 겨울 궁전을 지은 곳에 있었다. 이름의 뜻은 '달'이나 '향기'와 관련된다는 설이 있으나 확실하지 않다. 성벽이 무너진 시기는 발굴자마다 다르게 보았기 때문에, 성경 기록과 고고학 자료의 관계는 지금도 논쟁 중이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신약은 여리고 사건을 믿음의 본보기로 이어받는다. 히브리서 11:30-31은 성이 무너진 일과 라합이 살아난 일을 믿음으로 이룬 일로 꼽는다(믿음장). 야고보서 2:25는 라합을 행함으로 의롭다 함을 받은 예로 든다. 마태복음 1:5의 예수 족보에도 라합이 나오는데, 여리고의 라합과 같은 인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해석과 논점
- 진멸 명령: 성안의 사람과 짐승을 모두 죽인 일(여호수아 6:21)을 두고 두 가지 해석이 나란히 있다. 하나는 가나안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 읽는다. 다른 하나는 고대 근동 전쟁 기록의 과장된 표현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 라합의 거짓말: 정탐꾼을 숨기며 한 거짓말이 옳았는가는 교부 시대부터 논의되었다. 거짓말 자체가 아니라 믿음과 선대가 칭찬받았다고 보는 해석이 많다.
- 우의적 해석: 1세기 말 문헌인 클레멘스1서는 라합이 창에 맨 붉은 줄을 그리스도의 피를 가리키는 표징으로 읽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여리고로 내려가던 사람을 아담으로 풀이했다.
- 본문 밖의 덧붙임: 성벽이 어떤 방식으로 무너졌는지(지진 등)는 본문이 말하지 않는다. 일곱 바퀴를 도는 일을 기도의 방법으로 삼는 것도 본문이 정한 것이 아니라 후대의 적용이다.
한국 교회에서
여리고 함락은 믿음과 순종을 다루는 설교와 주일학교 공과에 자주 쓰인다. 일부 교회는 성을 돈 이야기를 본떠, 정한 기간 동안 날마다 모이거나 예배당 둘레를 돌며 기도하는 '여리고 기도회'를 연다. 이는 작정 기도의 한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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