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합
인물 · 성경 인물
라합은 구약성경 여호수아 2장과 6장에 나오는 여리고 성의 여인으로, 이스라엘 정탐꾼을 숨겨 주고 가족과 함께 구원받았다. 신약성경은 그를 예수의 족보, 믿음의 본보기, 행함의 본보기로 언급한다.
성경의 기록
라합은 여호수아 2장에 처음 나온다. 여호수아가 싯딤에서 여리고로 보낸 정탐꾼 두 사람이 라합의 집에 머문다. 개역개정은 그를 "기생 라합"이라 부르며, 그의 집은 성벽 위에 있었다(여호수아 2:15).
여리고 왕이 정탐꾼을 내놓으라고 하자 라합은 그들을 지붕의 삼대(아마 줄기) 속에 숨기고, 이미 성을 떠났다고 답한다. 이어 정탐꾼들에게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는 위로는 하늘에서도 아래로는 땅에서도 하나님이시니라"(여호수아 2:11)라고 고백하고, 자기 가족을 살려 달라고 요청한다. 정탐꾼들은 그 표시로 창문에 붉은 줄을 매어 두라고 약속하고, 라합은 그들을 창문으로 달아 내려 피하게 한다.
여호수아 6장에서 여리고 성이 무너질 때 라합과 그 가족은 약속대로 구출되며, 본문은 그가 "오늘까지 이스라엘 중에 거주하였으니"라고 기록한다(여호수아 6:25).
성경 안에서의 의미
신약성경은 라합을 세 번 언급한다.
- 마태복음 1:5: 살몬이 라합에게서 보아스를 낳았다고 하여, 라합을 다윗과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올린다. 이 족보에 이름이 오른 몇 안 되는 여성 가운데 하나이며, 이방 여인이라는 점이 자주 주목된다.
- 히브리서 11:31: 믿음으로 정탐꾼을 평안히 영접하여 순종하지 않은 자들과 함께 멸망하지 않았다고 한다.
- 야고보서 2:25: 사자들을 접대하고 다른 길로 나가게 할 때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다고 한다.
해석과 논점
- 직업: 히브리어 낱말은 일반적으로 성매매 여성을 뜻한다. 다만 요세푸스 등 일부 고대 유대 해석은 그를 여관 주인으로 읽었다고 알려져 있다.
- 거짓말의 윤리: 왕의 사자에게 한 거짓말을 두고 해석이 갈린다. 아우구스티누스와 칼뱅 등 많은 해석자는 거짓말 자체는 잘못이지만 성경이 칭찬한 것은 그의 믿음이라고 보았다. 반면 생명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행동으로 이해하는 견해도 있다.
- 믿음과 행함: 히브리서는 라합의 믿음을, 야고보서는 그의 행함을 강조한다. 칭의를 둘러싼 논의에서 두 본문을 어떻게 조화할지 자주 다루어진다. 개신교 해석에서는 대체로 행함이 참된 믿음을 드러낸다는 방향으로 읽는다.
- 붉은 줄의 상징: 로마의 클레멘스가 쓴 편지(1세기 말) 이래로 붉은 줄을 그리스도의 피를 미리 보여 주는 표지로 읽는 예표적 해석이 이어져 왔다. 본문 자체는 이 줄을 약속의 표시로만 설명한다.
- 본문 밖의 이야기: 라합이 여호수아와 결혼했다는 유대 전승이나, 남편 살몬이 정탐꾼 중 하나였다는 이야기는 성경에 나오지 않는다. 또 시편 87:4, 89:10 등의 "라합"은 바다 괴물이나 이집트를 가리키는 다른 낱말로, 이 인물과 관계가 없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에서 라합은 이방인이자 죄인으로 여겨지던 사람도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주제의 설교에 자주 등장한다. 붉은 줄은 흔히 출애굽의 유월절 어린양의 피와 함께 십자가 구원의 상징으로 설교된다. 교회학교에서는 여리고 정탐과 여리고 성 함락 이야기를 가르칠 때 함께 다루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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