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스
교리·신학
에로스(ἔρως)는 고대 그리스어로 '사랑', 특히 대상에 끌리고 그것을 갈망하는 사랑을 뜻하는 말이다. 기독교 신학에서는 주로 아가페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논의된다.
정의와 뜻
에로스는 그리스어에서 사랑을 가리키는 여러 낱말 가운데 하나다. 아름답거나 가치 있는 대상에게 끌려 그것을 얻으려는 욕구를 뜻하며, 남녀 사이의 사랑과 성적 끌림까지 포함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 특히 플라톤은 에로스를 아름다움과 선을 향해 영혼이 위로 오르려는 갈망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에로스라는 명사는 신약성경에 쓰이지 않는다. 신약은 사랑을 말할 때 주로 아가페(무조건적 사랑)와 필레오(친구 사이의 우애)라는 계열의 낱말을 쓴다. 신학에서 에로스가 중요한 주제가 된 것은 스웨덴 루터교 신학자 안데르스 니그렌이 1930년대에 펴낸 『아가페와 에로스』 이후로 알려져 있다. 니그렌은 두 사랑을 대립시켰다. 에로스는 자기에게 없는 것을 얻으려는 상승의 사랑이고, 아가페는 대상의 가치와 상관없이 하나님에게서 내려오는 사랑이라고 보았다. 또 아우구스티누스의 '카리타스'(사랑)를 두 사랑이 섞인 형태로 평가했다.
이 구분에 대해서는 두 사랑을 지나치게 갈라놓았다는 비판이 많다. C. S. 루이스는 『네 가지 사랑』에서 에로스를 하나님이 주신 자연적 사랑의 하나로 다루었다. 천주교에서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05년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시다」에서 에로스와 아가페가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한국 교회의 설교와 성경공부에서는 사랑을 가리키는 그리스어 낱말들을 소개하면서 에로스를 흔히 함께 다룬다. 이때 에로스는 대개 '남녀 간의 육체적·낭만적 사랑'으로 좁게 설명되고, 아가페는 그보다 높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대비된다. 이런 설명은 결혼 예비 교육이나 청년부의 성(性)·연애 교육에서 자주 쓰인다. 같은 자리에서 아가를 부부 사랑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책으로 읽는 해석이 함께 소개되기도 한다.
에로스에 대해 교단이 공식 입장을 정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신학적 이해에는 차이가 있다. 한쪽은 니그렌처럼 에로스를 하나님의 사랑과 대비되는 인간 중심의 사랑으로 본다. 다른 한쪽은 에로스를 창조 질서 안에서 선한 것으로 보고, 아가페로 다듬어질 수 있는 사랑으로 이해한다. 이 두 흐름이 신학교와 설교 현장에 함께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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