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갑 족속
성경 · 무리·민족
레갑 족속은 레갑의 아들 여호나답(요나답)의 후손으로, 조상의 명령에 따라 포도주를 마시지 않고 집을 짓지 않으며 장막에 살았던 무리이다. 예레미야 35장에서 순종의 본보기로 등장한다.
성경 본문
열왕기하 10:15-23에는 예후가 아합 집안을 없앤 뒤 "레갑의 아들 여호나답"을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예후는 그를 자기 병거에 태워 사마리아로 데려갔고, 여호나답은 예후가 바알 숭배자들을 처단할 때 바알 신당에 함께 들어갔다.
예레미야 35장은 유다 왕 여호야김 때의 일이다.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레갑 사람들을 성전의 한 방으로 데려가 포도주를 권하라고 명한다. 야아사냐를 비롯한 레갑 사람들은 조상 요나답(여호나답)의 명령을 들어 이를 거절한다. 그 명령은 포도주를 마시지 말고, 집을 짓지 말고, 씨를 뿌리거나 포도원을 가꾸지 말고, 평생 장막에 살라는 것이었다(예레미야 35:6-7). 이들이 예루살렘에 머문 것은 느부갓네살의 갈대아 군대와 아람 군대를 피해서였다고 본문은 밝힌다(35:11). 하나님은 조상의 말을 지킨 레갑 족속과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은 유다를 대조하고, "요나답에게서 내 앞에 설 사람이 영원히 끊어지지 아니하리라"(35:19)고 약속한다.
배경
역대상 2:55는 서기관 족속들을 "레갑 가문의 조상 함맛에게서 나온 겐 족속"으로 소개한다. 이 구절을 근거로 레갑 족속을 이스라엘에 섞여 산 겐 족속의 한 갈래로 보는 견해가 많다. 느헤미야 3:14에도 "레갑의 아들 말기야"가 나오지만, 같은 집안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예후 시대와 예레미야 시대 사이에는 두 세기가 넘는 시간이 있다. 그러므로 예레미야 35장은 여러 세대에 걸쳐 지켜진 가문의 규율을 보여 준다. 학자들 가운데에는 이 생활 방식을 가나안의 농경 문화와 바알 숭배에 맞서 광야 시절의 단순한 삶을 지키려 한 것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 이름 '레갑'의 어원을 '타다'라는 뜻의 어근과 연결하는 견해도 있으나 정설은 아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예레미야 35장의 중심은 금주 자체보다 순종의 대조에 있다. 사람인 조상의 말도 이토록 지키는데 백성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한다는 것이 본문이 강조하는 바이다. 포도주를 끊는다는 점에서 나실인과 비교되기도 한다. 다만 나실인 서원은 개인이 정한 기간 동안 지키는 것이었고(민수기 6장), 레갑 족속의 규율은 가문 전체가 대대로 지키는 생활 규범이었다는 점이 다르다.
신약성경은 레갑 족속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교회사가 에우세비오스는 2세기 저술가 헤게시포스의 기록을 인용하여, 주의 형제 야고보가 순교할 때 "레갑 자손 가운데 한 제사장"이 이를 말리려 했다고 전한다. 이는 성경 밖의 후대 전승이다.
해석과 논점
- 금주의 근거로 읽는 해석: 금주를 강조하는 교회와 운동은 레갑 족속을 본보기로 인용해 왔다. 19세기 영국에는 이들의 이름을 딴 금주 공제조합도 생겨났다.
- 순종의 비유로 읽는 해석: 본문이 레갑 족속을 칭찬한 이유는 조상의 명령에 대한 신실함이며, 그들의 규율을 모든 신자에게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보는 해석이다.
음주 문제를 두고 교단과 교회마다 생각이 다르므로, 이 본문의 적용도 달라진다(술과 담배 참고). 레갑 족속이 오늘날까지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이야기는 후대 전설과 여행기에서 나온 것으로, 성경 본문이 말하는 내용은 아니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개신교는 초기부터 금주 전통이 강했다. 그래서 예레미야 35장은 금주와 절제를 권하는 설교에 인용되기도 하고, 말씀에 대한 순종과 신앙의 대물림을 다루는 설교 본문으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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