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
성경 · 절기·제도
호적은 누가복음 2장에서 로마 황제 가이사 아구스도의 명령으로 시행된 주민 등록이다. 요셉과 마리아가 이 호적 때문에 베들레헴으로 가서 그곳에서 예수가 태어났다.
성경 본문
호적은 누가복음 2:1-5의 예수의 탄생 이야기에 나온다. 개역개정은 이 대목을 "그 때에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 하였으니 이 호적은 구레뇨가 수리아 총독이 되었을 때에 처음 한 것이라"(누가복음 2:1-2)라고 옮긴다. 이 명령에 따라 사람들이 각각 고향으로 갔다. 나사렛 요셉은 다윗의 집 족속이었으므로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갈릴리 나사렛에서 다윗의 동네 베들레헴으로 올라갔다.
사도행전 5:37에서도 가말리엘이 연설하면서 "호적할 때에" 갈릴리의 유다가 일어나 백성을 꾀었다고 말한다.
배경
원어 '아포그라페'는 이름을 명부에 올려 등록한다는 뜻이다. 로마 제국은 세금을 매기기 위해 속주의 주민과 재산을 조사하고 등록하였다. 한국어 성경의 '호적'은 집(戶) 단위로 사람을 적는 명부를 가리키던 우리말 행정 용어를 빌린 번역어이다. 오늘날 말로는 인구 조사에 가깝다.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는 유대가 로마의 직할 속주가 된 기원후 6년 무렵 구레뇨가 인구 조사를 시행했다고 기록한다. 그는 이때 갈릴리 사람 유다가 이에 반대하는 봉기를 일으켰다고도 전한다. 사도행전 5:37이 말하는 호적은 이 조사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구약에도 백성을 세는 일이 나온다. 민수기 1장에서는 이스라엘 회중을 계수하고, 사무엘하 24장에서는 다윗이 인구를 조사한다.
누가는 황제의 명령이라는 세상 권력의 행정 절차를 통해 예수가 다윗의 동네에서 태어나게 되었다고 서술한다. 많은 해석자는 이를 하나님의 섭리로 읽는다. 메시아가 베들레헴에서 나온다는 미가 5:2의 예언과도 연결한다. 이 예언은 마태복음 2:5-6이 직접 인용하고, 누가는 직접 인용하지 않는다. 온 천하를 등록시키는 황제와 구유에 누인 아기 왕을 대비하는 해석도 있다.
히브리서 12:23의 "하늘에 기록된 장자들"에도 같은 어근의 동사가 쓰인다. 그래서 하늘의 명부, 곧 생명책과 연결해 묵상하기도 한다.
해석과 논점
연대 문제
마태복음은 예수가 헤롯 왕 때 태어났다고 기록한다. 헤롯의 죽음은 일반적으로 기원전 4년 무렵으로 본다. 그런데 요세푸스가 전하는 구레뇨의 조사는 기원후 6년 무렵이어서 두 기록의 연대가 맞지 않는다.
이를 두고 다음과 같은 견해들이 제시되어 왔다.
- 2절의 "처음"을 "구레뇨가 총독이 되기 전에"로 옮길 수 있다고 보는 견해
- 구레뇨가 그보다 앞서 이 지역에서 다른 직무를 맡았을 가능성을 드는 견해
- 누가가 연대를 혼동했다고 보는 비평적 견해
성경 무오를 강조하는 쪽은 앞의 두 견해로 조화를 시도한다. 비평 학계에서는 세 번째 견해도 널리 제기된다.
고향으로 가는 관행
본문은 각자 고향으로 갔다고 하지만, 로마의 조사가 일반적으로 이런 이동을 요구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집트 지역에서 주민에게 자기 거주지로 돌아와 등록하라고 명한 2세기 초의 문서가 알려져 있다. 이 문서는 비슷한 관행의 사례로 거론된다. 마리아도 등록할 의무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본문이 말하지 않는다.
본문에 없는 이야기
나귀를 타고 간 장면, 여관 주인이 부부를 내쫓은 장면, 도착하자마자 해산한 장면은 본문에 나오지 않는다. 본문은 "거기 있을 그 때에 해산할 날이 차서"(누가복음 2:6)라고만 한다. 이 표현은 베들레헴에 얼마간 머물렀음을 시사한다.
한국 교회에서
호적 이야기는 성탄절 설교의 단골 본문이다. 성탄 성극에서도 요셉과 마리아가 호적하러 베들레헴에 가서 머물 곳을 찾는 장면으로 자주 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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