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접한 자
성경 · 개념·용어 · 같은 말: 무당, 점술
신접한 자는 죽은 사람의 영이나 다른 영과 통한다고 하면서 그 영에게 묻거나 그 영을 불러내는 사람을 가리키는 구약성경의 말이다. 율법은 이런 사람을 찾는 일을 금했다.
성경에 나오는 곳
신접(神接)은 '신이 몸에 내려 통한다'는 뜻이다. 개역개정에서 신접한 자는 주로 율법의 금지 조항과 이스라엘 왕들의 이야기에 나온다.
- 율법: 레위기 19:31과 20:6은 신접한 자와 박수무당을 찾아가 스스로 더럽히지 말라고 한다. 레위기 20:27은 접신한 사람을 죽이라고 규정한다. 신명기 18:9-14는 가나안 민족의 가증한 풍속으로 점쟁이, 무당, 진언자, 신접자, 박수, 초혼자를 함께 열거하고 이스라엘 가운데 용납하지 말라고 한다.
- 사울과 엔돌의 여인: 사무엘상 28장에서 사울은 신접한 자와 박수를 땅에서 쫓아냈다(28:3). 그러나 블레셋과 싸우기 전에 꿈과 우림과 선지자로 응답을 얻지 못하자, 변장하고 엔돌의 신접한 여인을 찾아가 죽은 사무엘을 불러 달라고 한다. 역대상 10:13-14는 사울이 죽은 이유 가운데 하나로 신접한 자에게 물은 일을 든다.
- 왕정 시대: 열왕기하 21:6은 므낫세가 신접한 자와 박수를 두었다고 적고, 23:24는 요시야가 이들을 없앴다고 적는다.
- 선지서: 이사야 8:19는 산 자를 위해 죽은 자에게 묻는 일을 꾸짖고, 하나님께 구하라고 한다.
배경과 낱말
'신접한 자'로 옮긴 히브리어 오브(אוֹב)가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학자마다 의견이 갈린다. 영을 부르는 구덩이, 불려 나온 죽은 자의 영, 그 일을 하는 사람 등으로 본다. 함께 나오는 잇데오니(יִדְּעֹנִי)는 '알다'라는 동사에서 온 말로 여겨지며, 개역개정은 '박수'로 옮겼다. 그리스어 구약인 칠십인역은 오브를 주로 '배 속에서 말하는 자'라는 뜻의 낱말로 옮겼다. 고대 근동에서는 죽은 자에게 앞일을 묻는 관습이 널리 행해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율법은 이 관습을 이방 우상 숭배의 하나로 여겨 금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신명기 18장은 이런 금지 바로 뒤에 '모세 같은 선지자'를 약속한다(18:15). 하나님의 뜻은 영매가 아니라 하나님이 세운 선지자를 통해 알게 된다는 흐름이다. 신약에서는 사도행전 16:16-18에 점치는 귀신 들린 여종이 나오고, 바울이 그 귀신을 쫓아낸다. 갈라디아서 5:20은 '주술'을 육체의 일로 꼽고, 요한계시록 21:8과 22:15도 점술 관련 행위를 하는 자들을 새 예루살렘 밖에 둔다.
해석과 논점
가장 오래된 논쟁은 엔돌에서 나타난 존재가 실제 사무엘이었는가 하는 문제이다. 해석은 대체로 셋으로 나뉜다.
- 하나님이 특별히 사무엘을 나타나게 하셨다는 견해
- 사무엘을 가장한 악한 영이었다는 견해
- 여인의 속임수였다는 견해
본문은 사무엘이 말했다고 서술하지만, 그 방식은 설명하지 않는다. 천주교가 정경으로 받는 집회서 46:20은 사무엘이 죽은 뒤에도 예언했다고 적는다.
흔히 이 여인을 '엔돌의 마녀'라고 부르지만, 본문은 '신접한 여인'이라고만 하고 마녀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어 성경은 무당, 박수, 초혼 같은 우리 민속의 말로 이 낱말들을 옮겼다. 그래서 한국 교인들은 이 본문을 무속과 쉽게 연결해 읽는다. 많은 교회는 이 본문을 근거로 점집, 사주, 굿 등을 멀리하라고 가르친다. 한편으로 한국 교회 안에 남아 있는 기복적·무속적 요소를 되돌아보는 논의도 있다(→ 한국 교회와 샤머니즘).
함께 보기 7
토론 0
이 문서에 대한 의견, 다른 관점, 고칠 점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