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돌의 신접한 여인
인물 · 성경 인물
사무엘상 28장에 나오는 엔돌의 여인으로, 죽은 사람의 혼을 불러낸다는 일을 했다. 블레셋과의 전쟁을 앞둔 사울 왕의 부탁을 받고 죽은 사무엘을 불러냈다고 기록되어 있다.
성경의 기록
사무엘상 28:3–25에 나온다. 성경은 여인의 이름을 전하지 않는다. 개역개정의 "신접한 여인"은 귀신이 붙어 죽은 사람의 혼을 불러낸다는 사람을 뜻하며, 히브리어 '바알랏 오브'(오브를 부리는 여자)를 옮긴 말이다.
사울은 이전에 신접한 자와 박수(남자 무당)를 그 땅에서 쫓아냈다(사무엘상 28:3). 그런데 블레셋 군대가 수넴에 진을 치자 그는 두려워 여호와께 물었다. 꿈으로도, 우림으로도, 선지자로도 응답을 받지 못했다(사무엘상 28:6). 그러자 사울은 변장하고 신하 둘과 함께 밤에 이 여인을 찾아가 죽은 사무엘을 불러 달라고 했다.
여인은 처음에 왕의 금령을 들어 거절했으나, 사울이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하자 응했다. 사무엘을 본 여인은 크게 소리 지르며 상대가 사울임을 알아챘다. 여인은 "영이 땅에서 올라오는 것"과 겉옷을 입은 노인을 보았다고 말했다. 사무엘은 사울이 아말렉에 관한 명령에 불순종했기 때문에 여호와가 나라를 다윗에게 주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튿날 사울과 그 아들들이 자기와 함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울이 기력을 잃고 쓰러지자 여인은 살진 송아지를 잡고 무교병을 구워 대접했고, 사울 일행은 그 밤에 떠났다. 사울은 길보아 산 전투에서 죽었다(사무엘상 31장).
성경 안에서의 의미
구약 율법은 신접과 초혼을 금한다(레위기 19:31, 신명기 18:10–12). 역대상 10:13–14은 사울이 죽은 까닭으로, 여호와의 말씀을 지키지 않은 것과 함께 여호와께 묻지 않고 신접한 자에게 물은 것을 든다. 그래서 이 장면은 하나님께 버림받은 왕의 마지막 몰락을 보여 주는 대목으로 읽힌다. 신약성경은 이 여인을 언급하지 않는다.
해석과 논점
가장 큰 논점은 나타난 존재가 실제 사무엘이었느냐이다.
- 실제 사무엘로 보는 견해: 본문이 줄곧 그를 '사무엘'이라 부르고, 그의 예언이 그대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여인이 놀란 것은 여인의 술법이 아니라 하나님이 특별히 허락하신 일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고대 교부 오리게네스가 이렇게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주교가 제2경전으로 받는 집회서 46:20도 사무엘이 죽은 뒤에 예언했다고 적는다.
- 악령이 사무엘을 가장했다고 보는 견해: 하나님이 금한 술법으로 의인의 영을 불러낼 수는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마르틴 루터와 장 칼뱅이 이렇게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여인의 속임수로 보는 견해: 이 견해를 따르는 학자는 사울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여인의 말만 들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칠십인역은 이 직업을 '배에서 말하는 자'(복화술사)라는 낱말로 옮겼다.
개신교 안에서는 앞의 두 견해가 모두 지지를 받는다. 영어권의 통칭 "엔돌의 마녀"(witch of Endor)는 후대에 붙은 이름이며, 본문은 여인을 마녀라고 부르지 않는다. 여인이 사울의 장군 아브넬의 어머니였다는 이야기는 일부 유대 전승에 나오는 것으로, 성경에는 없다.
한국 교회에서
개역 성경의 표현이 굳어져 "엔돌의 신접한 여인"이 이 인물을 가리키는 이름처럼 쓰인다. 설교에서는 주로 사울의 불순종과 몰락을 다루는 본문으로 쓰인다. 하나님의 응답이 없을 때 금지된 길을 찾은 사울의 잘못을 경계하는 내용이 많다. 점이나 무속을 멀리해야 한다는 가르침에서도 자주 인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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