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
성경 · 개념·용어
속전(贖錢)은 목숨이나 사람을 대신해 치르는 값을 가리키는 구약의 용어이다. 출애굽기 30장에서 인구조사 때 바친 반 세겔이 대표적인 예이며, 신약의 '대속물' 개념과 이어진다.
성경 본문
- 인구조사의 속전(출애굽기 30:11-16): 이스라엘 자손의 수를 셀 때 계수되는 사람은 "자기의 생명의 속전"으로 성소의 세겔로 반 세겔을 바쳤다. 그렇게 하면 계수할 때 그들 가운데 질병이 없다고 본문은 말한다. 부자도 더 내지 않고 가난한 사람도 덜 내지 않았으며(출애굽기 30:15), 거둔 돈은 회막 봉사에 썼다.
- 처음 난 자의 속전(민수기 3:44-51; 18:15-16): 하나님께 속한 이스라엘의 맏아들은 레위인으로 대신했다. 레위인보다 많았던 273명은 한 사람에 다섯 세겔씩 속전을 내어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주었다.
- 받을 수 없는 속전(민수기 35:31-32): 고의로 살인한 자의 목숨은 속전으로 대신할 수 없다. 도피성에 피한 자도 대제사장이 죽기 전에는 속전을 내고 돌아갈 수 없다.
- 비유적 쓰임: 시편 49:7-8은 사람의 생명을 속량하는 값이 너무 커서 누구도 하나님께 형제의 속전을 바칠 수 없다고 말한다. 잠언 13:8과 21:18에도 이 낱말이 나온다.
낱말과 배경
'속전'은 '값을 치르고 되찾는 돈'이라는 뜻의 한자어이다. 히브리어 '코페르'를 옮긴 말로, '속죄하다(키페르)'와 같은 어근에서 나온 말로 알려져 있다. 세겔은 은의 무게 단위이며, 출애굽기 30:13은 성소의 한 세겔을 이십 게라로 정한다.
출애굽기의 반 세겔은 뒷날 제2성전 시대에 해마다 내는 성전세로 이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마태복음 17:24-27에서 베드로가 받은 두 드라크마 세금 요구가 이 관습과 관련된 장면으로 흔히 설명된다.
신약과의 연결
신약은 생명을 대신해 값을 치른다는 구약의 생각을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에 적용한다. 예수는 자신이 온 목적을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라고 말한다(마가복음 10:45, 마태복음 20:28). 이 구절의 '대속물'은 그리스어 '뤼트론'을 옮긴 말이다. 디모데전서 2:6은 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을 위해 "대속물로 자기를 주셨다"고 한다. 베드로전서 1:18-19은 성도가 은이나 금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대속되었다고 말한다.
한국어 성경에서는 구약의 '속전'과 신약의 '대속물'이 다른 낱말로 옮겨져 있어, 두 개념의 연관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해석과 논점
- 값을 받는 이는 누구인가: 고대 교부 가운데 일부(오리게네스 등)는 그 값이 사탄에게 치러졌다고 보았다. 중세의 안셀무스는 하나님의 명예를 만족시키는 것으로 설명했다. 종교개혁 전통은 하나님의 공의에 대한 형벌을 그리스도가 대신 받았다는 속죄 이해를 발전시켰다. 이와 달리 '속전'을 해방과 구출을 나타내는 비유로 보고, 값을 받는 이를 따로 묻지 않는 해석도 있다.
- 같은 금액의 의미: 반 세겔을 누구나 똑같이 낸 규정(출애굽기 30:15)은 하나님 앞에서 모든 생명의 값이 같다는 뜻으로 설교에서 자주 풀이된다.
- 덧붙여 전해지는 이야기와의 구분: 출애굽기 30장의 '질병'을 사무엘하 24장의 다윗 인구조사와 그 뒤의 전염병에 연결하는 해석이 흔하다. 그러나 이는 해석자들의 추론이며, 본문이 직접 둘을 잇지는 않는다.
함께 보기 8
토론 0
이 문서에 대한 의견, 다른 관점, 고칠 점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