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클레멘스
인물
로마의 클레멘스는 1세기 말 로마 교회의 지도자로,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흔히 '클레멘스1서')의 저자로 알려진 속사도 교부이다. 천주교는 그를 제4대 교황으로 꼽는다.
생애
출생과 성장 과정은 알려져 있지 않다. 2세기 말 이레네우스가 남긴 로마 교회 지도자 명단에는 베드로와 바울 이후 리노, 아나클레토에 이어 세 번째로 이름이 올라 있다. 이 명단에 따라 천주교는 그를 베드로 이후 네 번째 로마 주교, 곧 제4대 교황으로 센다. 에우세비우스(4세기 교회사가)는 그가 1세기 말 무렵 로마 교회를 이끌었다고 기록했다. 오리게네스와 에우세비우스는 그를 빌립보서 4:3에 나오는 바울의 동역자 '글레멘드'와 같은 인물로 보았으나, 이를 확인할 근거는 없다. 흑해 지역으로 유배되어 순교했다는 이야기는 훨씬 뒤에 생긴 전승으로 여겨진다.
사역과 업적
그의 이름이 붙은 가장 중요한 문헌은 로마 교회가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이다. 대체로 1세기 말(90년대 중반 무렵)에 쓰였다고 본다. 편지 본문에는 보낸 사람이 '로마 교회'로만 적혀 있으나, 2세기 고린도의 감독 디오니시우스 때부터 클레멘스가 쓴 것으로 전해졌다. 고린도 교회에서 일부 교인이 세워진 장로들을 물러나게 한 분쟁을 두고 질서와 화합, 겸손을 당부하는 내용이다.
이 편지는 사도들이 감독과 집사를 세우고 그 뒤를 이을 사람들에 관한 규정을 두었다고 말한다. 이 대목은 뒷날 사도적 계승(사도의 권위가 직분의 승계로 이어진다는 생각)을 논할 때 자주 인용된다. 또 베드로와 바울의 순교를 언급한 이른 시기 기록이며, 히브리서 등 신약 문서를 폭넓게 인용하고 있어 정경 형성 연구에도 쓰인다. 초기에는 일부 교회에서 예배 중에 읽혔다고 전해진다. '클레멘스2서'와 이른바 '위(僞)클레멘스 문서'(그의 이름을 빌린 문헌)는 오늘날 대체로 그가 쓴 것이 아니라고 본다.
한국 교회에 끼친 영향
한국 교회에서 클레멘스는 신학교 교회사 수업과 초대교회 연구에서 '속사도 교부'(사도의 다음 세대 교회 지도자)의 대표 인물로 소개된다. 편지의 직분 관련 대목은 교단마다 다르게 읽힌다.
- 천주교와 정교회는 그를 성인으로 공경하며, 천주교는 이 편지를 로마 교회의 권위와 주교직 계승을 보여 주는 이른 증거로 본다.
- 대한성공회는 사도 시대부터 이어지는 역사적 감독직을 중시하는 근거 가운데 하나로 이 편지를 언급한다.
- 장로교 학자들은 편지에서 '감독'과 '장로'가 거의 같은 직분처럼 쓰인다는 점을 들어, 초기 교회에는 한 사람의 감독이 다스리는 체제가 아직 굳어지지 않았고 장로들의 공동 지도가 있었다고 본다. 이는 교회 정치에 관한 논의에서 자주 인용된다.
평가
클레멘스의 편지는 신약 이후 남아 있는 가장 이른 기독교 문헌 가운데 하나로 높이 평가된다. 다만 그가 실제로 로마 교회의 유일한 감독이었는지, 이 편지를 혼자 썼는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견해가 갈린다. 개신교 쪽에서는 후대의 교황 목록을 1세기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고, 천주교 쪽은 전승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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