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아인
성경 · 무리·민족
갈대아인은 메소포타미아 남부 바빌로니아 지역에 살던 민족으로, 구약성경에서는 신바벨론 제국과 그 백성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자주 쓰인다.
성경 본문
갈대아인(갈대아 사람)은 구약성경 여러 곳에 나온다. 쓰임새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 아브라함의 고향과 관련된 이름: 창세기 11:28, 31과 15:7은 아브라함의 출발지를 "갈대아인의 우르"라고 부른다(갈대아 우르). 느헤미야 9:7도 같은 이름을 쓴다.
- 바벨론 사람과 그 군대: 열왕기하 24~25장, 역대하 36:17, 예레미야서 곳곳에서 갈대아인은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무너뜨린 바벨론 군대와 백성을 뜻한다. 에스라 5:12는 느부갓네살을 "갈대아 사람 바벨론 왕"이라 부르고, 다니엘 5:30은 벨사살을 "갈대아 왕"이라 한다. 욥기 1:17에서는 갈대아 사람들이 세 무리를 지어 욥의 낙타를 빼앗는다.
- 점성술사·학자 계층: 다니엘서에서는 민족 이름과 함께, 꿈을 풀고 별을 살피는 지식인 집단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다니엘 1:4, 2:2, 2:10, 5:7). 개역개정은 이 경우를 흔히 "갈대아 술사"로 옮긴다.
신약에서는 사도행전 7:4에서 스데반이 아브라함이 "갈대아 사람의 땅"을 떠나 하란에 살았다고 말하는 대목에 한 번 나온다.
배경
히브리어로는 '카스딤', 그리스어로는 '칼다이오이'라 한다. 아시리아 기록에서는 '칼두'라는 이름으로, 대략 기원전 9세기부터 바빌로니아 남부 늪지대와 페르시아만 가까운 지역에 자리 잡은 부족들로 나타난다. 이들은 아시리아의 지배에 자주 맞섰다.
기원전 7세기 말 나보폴라사르가 세우고 느부갓네살 2세 때 전성기를 맞은 신바벨론 제국을 흔히 '갈대아 왕조'라고 부른다. 성경이 바벨론과 갈대아를 거의 같은 뜻으로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이사야 13:19, 47:1). 이 제국은 기원전 539년 페르시아의 고레스에게 무너졌다. 그 뒤 그리스·로마 세계에서 '갈대아인'은 점성술사나 천문학자를 일컫는 말로 널리 쓰였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예언서에서 갈대아인은 하나님이 유다를 심판하시는 도구로 그려진다. 하박국 1:6에서 하나님은 "사납고 성급한 백성"인 갈대아 사람을 일으키신다고 말씀하신다. 하박국은 악한 자가 더 의로운 자를 삼키는 것을 어찌 보고만 계시느냐고 묻고(하박국 1:12-17), 그 대답으로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하박국 2:4)는 말씀을 받는다. 신약은 이 구절을 로마서 1:17, 갈라디아서 3:11, 히브리서 10:38에서 인용하여 믿음으로 얻는 의를 설명한다.
예레미야 29장은 갈대아 땅으로 끌려간 포로들에게 그곳에서 집을 짓고 성읍의 평안을 구하라고 권한다. 예레미야 50~51장은 갈대아에 대한 심판을 선포한다. 에스겔도 "갈대아 땅 그발 강 가"에서 환상을 보았다(에스겔 1:3). 신약에서는 갈대아라는 이름 대신 '바벨론'이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의 상징으로 이어진다(요한계시록 17~18장).
해석과 논점
- '갈대아인의 우르'라는 이름: 갈대아인이 역사 기록에 나타나는 때는 아브라함 시대보다 훨씬 뒤라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 표현을 후대 독자에게 익숙한 지명으로 설명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우르의 위치도 이라크 남부로 보는 견해와 하란 가까운 북쪽으로 보는 견해가 나뉜다. 칠십인역은 창세기 11:28을 "갈대아인의 땅"으로 옮겼다.
- 다니엘서의 쓰임: 다니엘서가 갈대아인을 술사 계층의 뜻으로 쓰는 것을 두고 해석이 갈린다. 다니엘서를 후대에 기록된 책으로 보는 학자들은 이를 그 근거의 하나로 든다. 반면 전통적으로 기원전 6세기 다니엘의 기록으로 보는 쪽은, 이 말이 그때에도 민족과 학자 계층을 함께 가리킬 수 있었다고 반론한다.
한국 교회에서
아브라함이 갈대아 우르를 떠난 일은 익숙한 삶의 터전을 떠나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르는 믿음의 본보기로 설교에서 자주 다루어진다. 하박국서 설교에서도 갈대아의 침공이라는 배경 아래 하박국 2:4와 3:17-18이 함께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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