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과 마지막
성경 · 개념·용어
처음과 마지막은 하나님이 모든 것의 시작 전부터 끝 이후까지 계시는 유일한 분임을 나타내는 성경의 칭호다. 구약 이사야서에서 여호와의 자기 선언으로 나오고, 신약 요한계시록에서는 그리스도의 칭호로 쓰인다.
성경 본문
구약에서는 이사야서 40~48장에 세 번 나오며, 모두 여호와가 자신을 밝히는 말이다.
- 이사야 41:4 — "나 여호와라 처음에도 나요 나중 있을 자에게도 내가 곧 그니라"
- 이사야 44:6 — "나는 처음이요 나는 마지막이라 나 외에 다른 신이 없느니라"
- 이사야 48:12 — "나는 그니 나는 처음이요 또 마지막이라"
신약에서는 요한계시록에 세 번 나온다.
- 요한계시록 1:17 — 밧모섬에서 환상을 본 요한이 엎드리자 그리스도가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처음이요 마지막이니"라고 말한다. 이어서 자신이 죽었다가 살아났으며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졌다고 말한다.
- 요한계시록 2:8 — 소아시아 일곱 교회 가운데 서머나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말하는 이를 "처음이며 마지막이요 죽었다가 살아나신 이"로 소개한다.
- 요한계시록 22:13 —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요 시작과 마침이라"
킹제임스 성경처럼 후대 사본을 따르는 번역에는 요한계시록 1:11에도 이 표현이 들어 있다. 개역개정을 비롯한 많은 현대 번역은 이 구절을 싣지 않는다.
배경과 원어
이사야서의 해당 본문은 바벨론 포로기 이스라엘을 향한 위로와 논증의 맥락에 놓여 있다. 이 본문은 바벨론의 신상과 여호와를 대조한다. 그리고 역사를 처음부터 계획하고 고레스를 일으켜 그대로 이루는 분은 여호와뿐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이 칭호는 시간적 영원성과 함께 우상 숭배에 맞선 유일신 선언의 성격을 띤다. 학계에서는 40장 이하를 포로기 무렵의 이른바 제2이사야로 보는 견해가 널리 퍼져 있다. 전통적 입장은 선지자 이사야 한 사람의 저작으로 본다.
히브리어 표현은 '리숀'(처음)과 '아하론'(마지막)이다. 헬라어 표현은 '호 프로토스 카이 호 에스카토스'이다. '에스카토스'는 '마지막 일에 관한 가르침'이라는 뜻의 종말론(eschatology)이라는 말의 어원이기도 하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구약에서 여호와만의 칭호였던 표현을 요한계시록은 부활한 그리스도의 입에 둔다. 요한계시록은 요한계시록 1장 8절과 21:6에서 하나님이 "알파와 오메가"라고 말하는데, 22:13은 이 칭호와 "처음과 마지막"을 함께 묶는다. 22장 12절과 16절의 문맥에서는 말하는 이가 예수로 나타난다. 요한계시록에서 이 칭호는 박해 속의 교회에게 위로를 주는 근거로 쓰인다. 처음과 마지막이신 분이 죽음을 이기셨으므로 고난이 마지막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요한계시록 2장 8-11절).
해석과 논점
삼위일체를 고백하는 장로교·감리교·침례교·성공회 등 대부분의 교단은 이 칭호를 그리스도의 신성을 보여 주는 대표적 근거로 읽는다. 이사야가 여호와 외에 다른 신이 없다고 선언한 칭호를 그리스도가 자기 것으로 말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기독론 논의에서 요한복음 8장 58절과 함께 자주 인용된다.
여호와의 증인은 이와 달리 해석한다. '알파와 오메가'는 여호와 하나님을 가리키고, 요한계시록 1:17의 '처음과 마지막'은 예수가 하나님에 의해 불멸의 영적 생명으로 부활한 첫 번째이자 마지막 존재라는 뜻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태복음 19:30, 20:16의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는 자가 많으니라"는 사람의 순위가 뒤바뀌는 것을 말한다. 이 구절은 '처음과 마지막'이라는 칭호와는 다른 본문이다.
한국 교회에서
설교에서는 하나님이 역사와 개인의 삶의 시작과 끝을 주관한다는 주제로 이 표현이 흔히 인용된다. 같은 뜻을 지닌 '알파와 오메가'와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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