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슬르월
성경 · 개념·용어
기슬르월은 바벨론 포로 이후 유대인이 쓴 달력의 아홉째 달로, 대략 양력 11월에서 12월 무렵에 해당한다. 성경에는 느헤미야 1:1과 스가랴 7:1에 이름이 나온다.
성경 본문
기슬르월은 히브리 달력의 아홉째 달 이름이다. 성경에서 이 이름이 나오는 곳은 두 군데다.
- 느헤미야 1:1: "아닥사스다 왕 제이십년 기슬르월에" 느헤미야가 수산 궁에 있을 때, 예루살렘 성벽이 무너지고 성문이 불탔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는 울며 금식하고 기도한다. 그 뒤 니산월(느헤미야 2:1)에 왕 앞에서 예루살렘 재건을 청한다.
- 스가랴 7:1: "다리오 왕 제사년 아홉째 달 곧 기슬르월(번역본에 따라 표기가 조금 다르다) 사일"에 여호와의 말씀이 스가랴에게 임한다. 이때 벧엘 사람들이 다섯째 달에 해 오던 금식을 계속해야 하는지 묻는다.
배경
바벨론 포로 이전의 구약 본문은 달을 주로 "첫째 달", "아홉째 달"처럼 순서로 부른다. 포로기 이후에는 니산, 기슬르, 데벳 같은 바벨론식 달 이름이 함께 쓰였다. 학자들은 기슬르월이라는 이름도 바벨론 달력에서 들어온 것으로 본다.
달의 순서를 매기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었다. 봄의 니산월을 첫 달로 세면 기슬르월은 아홉째 달이고, 가을 달을 해의 시작으로 세는 방식으로는 셋째 달이 된다. 달을 기준으로 한 음력 달이므로 양력 날짜와는 해마다 조금씩 어긋난다.
이 무렵은 팔레스타인의 우기이자 겨울에 해당한다. 이름 없이 "아홉째 달"로 나오는 본문에도 이런 계절감이 드러난다. 예레미야 36:22에는 왕이 겨울 궁전에서 불을 쬐는 장면이 있고, 에스라 10:9에는 백성이 큰 비 속에 떨며 모이는 장면이 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기슬르월은 수전절과 이어진다. 수전절은 셀레우코스 왕조가 더럽힌 예루살렘 성전을 유다 마카베오가 되찾아 다시 봉헌한 일을 기념하는 절기다. 마카베오기상 4장은 그 봉헌이 기슬르월 25일에 이루어졌다고 기록한다. 개신교 성경에는 마카베오기가 없지만, 요한복음 10:22-23은 예수께서 겨울 수전절에 성전 솔로몬 행각을 거니셨다고 전한다. 그래서 이 달은 신구약 중간기의 역사와 신약을 잇는 고리로 소개되곤 한다.
해석과 논점
- 마카베오기의 지위: 천주교는 마카베오기를 정경(제2경전)으로 받아들인다. 개신교는 이를 정경 밖의 책으로 본다. 성공회는 전통적으로 외경을 교훈을 위해 읽되 교리의 근거로 삼지 않는다. 마카베오기는 공동번역에 실려 있다.
- 느헤미야서의 연대 문제: 느헤미야 1:1의 기슬르월과 2:1의 니산월이 모두 "제이십년"으로 되어 있다. 니산월을 해의 시작으로 보면 순서가 맞지 않는다. 이를 두고 왕의 재위 연도를 가을 기준으로 셌다고 보는 견해가 있고, 본문 전승 과정의 문제로 보는 견해도 있다.
- 아닥사스다는 보통 아닥사스다 1세로, 다리오는 다리오 1세로 보지만, 정확한 연대 환산은 학자마다 조금씩 다르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개신교회는 수전절을 절기로 지키지 않는다. 따라서 기슬르월은 주로 느헤미야서와 스가랴서를 강해할 때 언급된다. 느헤미야 1-2장 설교에서는 기슬르월에 소식을 듣고 니산월에 왕 앞에 서기까지 몇 달 동안 이어진 기도와 준비를 강조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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