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스 칙령
성경 · 사건
고레스 칙령은 바사 왕 고레스가 즉위 원년에 내린 명령이다.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온 유다 사람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성전을 다시 짓도록 허락했으며, 역대하와 에스라에 실려 있다.
성경 본문
바사의 왕 고레스가 즉위 원년에 내린 명령이다. 바벨론에 끌려간 유다 사람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성전을 짓도록 허락하는 내용이다. '칙령'은 성경 밖에서 붙인 이름이고, 개역개정은 이 명령을 "조서"라고 부른다(에스라 1:1). 성경의 세 곳에 실려 있다.
- 역대하 36:22-23: 역대기의 맨 끝으로, 명령의 앞부분만 짧게 적혀 있다.
- 에스라 1:1-4: 고레스는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가 세상 모든 나라를 자기에게 주시고 예루살렘에 성전을 지으라 명하셨다고 선포한다. 이어 그 백성은 누구든 올라가고, 남는 사람들은 은금과 예물로 도우라고 지시한다. 이 대목 뒤에는 느부갓네살이 빼앗아 간 성전 그릇을 세스바살에게 돌려준 일이 나온다(에스라 1:7-11).
- 에스라 6:3-5: 성전 공사가 방해를 받자 다리오 왕 때 메대 지방 악메다 궁에서 찾아낸 아람어 기록이다. 성전의 높이와 너비, 비용을 왕실에서 내라는 지시, 그릇 반환이 적혀 있다.
배경
고레스는 페르시아 제국을 세운 왕이며, 바벨론을 정복한 뒤 이 명령을 내렸다. 이로써 바벨론 포로 시대가 끝나게 된다. 19세기 후반 바벨론 유적에서 '고레스 원통'이 발견되었다. 여기에는 고레스가 포로 된 백성과 신상을 본래 자리로 돌려보냈다는 내용이 있어, 그의 귀환 정책을 보여 주는 자료로 자주 인용된다. 다만 원통에는 유다가 직접 나오지 않고, 고레스는 바벨론의 신 마르둑이 택한 왕으로 그려진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성경은 이 명령이 "예레미야의 입으로 하신 말씀"을 이루려는 것이라고 밝힌다(역대하 36:22). 이 말씀은 70년 뒤 포로들을 돌아오게 하신다는 예레미야의 예언(예레미야 25:11-12, 예레미야 29장 4-14절)을 가리킨다. 이사야 44:28과 45:1은 고레스를 이름으로 부르며 하나님의 "목자", "기름 부음 받은 자"라고 한다.
이 명령을 계기로 스룹바벨 등이 이끈 포로 귀환과 성전 재건이 시작되었다. 이때 다시 지은 성전은 헤롯의 증축을 거쳐 예수 시대의 예루살렘 성전으로 이어진다. 오늘날 널리 쓰이는 히브리어 성경은 역대기를 맨 끝에 두기 때문에, "올라가라"는 이 명령이 히브리어 성경을 맺는 말이 된다. 신약은 고레스를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해석과 논점
- 이사야의 고레스 예언: 보수적인 교단과 학자들은 이사야 선지자가 오래전에 고레스의 이름까지 미리 말한 예언으로 본다. 많은 비평 학자들은 이사야 40-55장을 포로기 무렵 다른 저자가 쓴 글로 본다.
- 두 본문의 관계: 에스라 1장의 히브리어 본문은 유다 사람의 표현으로 다듬어졌고, 6장의 아람어 기록이 공문서에 더 가깝다고 보는 학자들이 있다. 보수적인 쪽은 1장을 백성에게 알린 공포문, 6장을 왕실에 보관한 기록으로 보아 둘 다 실제 문서로 여긴다.
- 다니엘 9:25의 "영": "예루살렘을 중건하라는 영"을 고레스 칙령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아닥사스다 때의 명령(에스라 7장, 느헤미야 2장)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일흔 이레'의 연대 계산이 달라진다. 세대주의 해석은 흔히 느헤미야 2장의 명령을 기점으로 삼는다.
- 고레스의 신앙: 본문은 고레스가 여호와를 섬기게 되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네가 나를 알지 못하였을지라도"라고 한다(이사야 45:4). 고레스가 이사야의 예언을 읽고 명령을 내렸다는 이야기는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가 전하는 것으로, 성경 본문에는 없다.
한국 교회에서
하나님이 이방 왕을 통해서도 자기 백성을 돌보신다는 섭리를 보여 주는 예로 설교에서 흔히 인용된다. 예언이 그대로 이루어진 사례로도 자주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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