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 종
성경 · 절기·제도
히브리 종은 빚이나 가난 때문에 동족에게 팔려 일하게 된 이스라엘 사람을 가리키는 구약 율법의 용어이다. 여섯 해를 섬기면 일곱째 해에 값을 치르지 않고 풀려나도록 규정되었다.
성경 본문
출애굽기 21:2-6에 따르면 히브리 종을 산 사람은 그에게 여섯 해 동안 일을 시키고, 일곱째 해에는 몸값 없이 자유롭게 내보내야 한다. 종이 상전과 처자를 사랑하여 스스로 남기를 원하면 상전은 그를 문이나 문설주 앞으로 데려가 송곳으로 귀를 뚫고, 그 종은 평생 상전을 섬긴다. 21:7-11은 아버지가 딸을 여종으로 판 경우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다.
신명기 15:12-18은 같은 법을 남녀 종에게 모두 적용한다. 종을 내보낼 때는 빈손으로 보내지 말고 양 떼와 타작마당과 포도주 틀에서 넉넉히 주라고 덧붙이며, 그 근거로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종이었던 일을 기억하라고 한다. 레위기 25:39-55는 가난하여 몸을 판 형제를 종처럼 부리지 말고 품꾼처럼 대하다가 희년에 가족과 함께 돌려보내라고 규정한다. 이방인에게 팔린 경우에는 친족이 그를 되사 올(물러 올) 수 있게 하였다.
배경
'히브리 종'은 히브리어 '에베드 이브리'를 옮긴 말이다. '에베드'는 '일하다, 섬기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말로 종·노예·신하를 두루 가리킨다. 고대 근동에서는 빚을 갚지 못한 사람이나 그 자녀가 채권자의 종이 되는 일이 흔했다. 이 법은 그런 예속에 기한을 두어 동족이 영구히 노예가 되지 않게 제한한 것으로 이해된다. 열왕기하 4:1의 과부 이야기와 느헤미야 5:1-13에서 빚 때문에 자녀를 종으로 판 백성의 모습이 이런 현실을 보여 준다. 대대로 소유할 수 있었던 이방인 종(레위기 25:44-46)과는 구별되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율법은 이 제도의 근거를 출애굽에서 찾는다. 레위기 25:42, 55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께서 애굽에서 인도해 내신 하나님의 종이므로 사람에게 종으로 팔릴 수 없다고 말한다. 예레미야 34:8-22에 따르면 시드기야 때 유다 사람들은 언약을 맺고 히브리 종을 놓아주었다가 다시 붙잡았고, 예레미야는 이를 언약을 어긴 일로 책망했다.
신약은 이 제도를 직접 다루지 않는다. 다만 값을 치르고 자유롭게 한다는 '속량'의 말로 그리스도의 구원을 설명한다(갈라디아서 4:4-5, 고린도전서 7:23). 바울은 자신을 "그리스도 예수의 종"(로마서 1:1)이라 불렀고, 그리스도인에게 다시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고 권했다(갈라디아서 5장 1절).
해석과 논점
- 세 법의 관계: 출애굽기와 신명기는 여섯 해 뒤의 해방을, 레위기는 희년의 해방을 말한다. 랍비 전통은 귀를 뚫은 종이 섬기는 기한인 "종신토록"을 희년까지로 읽어 둘을 조화시켰다. 보수적 해석자들은 대체로 두 법이 서로 다른 상황을 다룬다고 본다. 역사비평 학자들은 두 법이 서로 다른 시기의 법전을 반영한다고 본다.
- 일곱째 해의 기준: 신명기에서 이 규정은 빚을 면제하는 일곱째 해 규정(신명기 15:1-11, 안식년 (구약) 참고) 바로 뒤에 나온다. 그러나 본문은 "여섯 해 동안 너를 섬겼거든"이라고 하여 각자가 섬긴 햇수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 해방을 정해진 면제년과 같은 해로 볼지는 해석이 나뉜다.
- '재판장'인가 '하나님'인가: 출애굽기 21:6에서 귀를 뚫기 전에 종을 데려가는 대상을 개역 계열 번역은 '재판장'으로 옮겼다. 원어 '엘로힘'은 보통 '하나님'을 뜻하므로, 이 장면을 하나님 앞에서 치르는 의식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 덧붙여진 해석: 귀 뚫은 종을 귀를 언급하는 시편 40:6과 이어 그리스도의 순종을 미리 보여 주는 그림으로 읽는 설교 전통이 있다. 그러나 성경 본문이 둘을 직접 연결하지는 않는다.
- 노예제 논쟁: 19세기 미국의 노예제 논쟁에서는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모두 이 본문을 인용했다. 오늘날 많은 해석자는 이 법이 기한 있는 채무 예속을 규제한 것이어서 근대 노예제와 다르다고 설명한다. 그래도 사람을 사고파는 고대 제도였다는 점을 함께 지적하는 견해도 있다.
한국 교회에서
설교에서는 출애굽기 21:5-6의 귀 뚫은 종이 스스로 원해서 평생 주인을 섬기는 헌신의 예로 인용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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