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바
성경 · 지명
아라바는 '메마른 땅, 평원'이라는 뜻의 히브리어 지명이다. 성경에서는 갈릴리 호수 남쪽에서 요단 골짜기와 사해를 지나 아카바만에 이르는 긴 저지대를 가리킨다.
성경에 나오는 곳
아라바는 구약에서 지리 용어로 자주 쓰인다.
- 아라바 바다: 사해를 "아라바 바다 곧 염해"라고 부른다(신명기 3:17, 여호수아 3:16). 열왕기하 14:25에 따르면 북이스라엘 왕 여로보암 2세가 "하맛 어귀에서 아라바 바다까지" 영토를 회복하였다.
- 광야 여정: 신명기 1:1은 모세가 말씀을 전한 곳을 "아라바 광야"로 적는다. 신명기 2:8은 이스라엘이 에돔 땅을 피해 "아라바를 지나며 엘랏과 에시온 게벨 곁으로" 행진했다고 기록한다.
- 도피와 이동의 길: 아브넬은 밤새 아라바를 지났다(사무엘하 2:29). 예루살렘이 함락될 때 시드기야 왕은 "아라바 길로" 도망하다가 여리고 평지에서 붙잡혔다(열왕기하 25:4-5).
- 복수형 '평지': 복수형 '아르보트'는 개역개정에서 주로 "평지"로 옮겨졌다. 출애굽 세대가 가나안 입성 직전에 머문 "모압 평지"(민수기 22:1)와 "여리고 평지"(여호수아 5:10)가 그 예이다.
배경
아라바는 북쪽 갈릴리 호수에서 요단강 골짜기와 사해를 거쳐 남쪽 아카바만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지구대(땅이 갈라져 꺼진 골짜기)의 일부이다. 사해 수면은 해수면보다 400미터 이상 낮아 지표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은 비가 적고 더워 대부분 황량하다. 다만 남쪽 아라바에서는 고대부터 구리를 캐고 제련한 흔적이 확인되었다. 이 유적을 성경의 어느 시대와 연결할지는 학자마다 견해가 다르다.
오늘날 아랍어 지명 '와디 아라바'는 사해 남쪽에서 아카바만까지의 구간만 가리킨다. 이 구간은 현재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국경을 이룬다. 성경의 아라바는 이보다 넓은 지역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예언서에서 '아라바'는 메마르고 황폐한 땅의 상징으로도 쓰인다. 이사야 35:1의 "사막이 백합화 같이 피어"와 이사야 40:3의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하게 하라"에서 '사막'으로 옮겨진 말이 아라바이다. 신약은 이사야 40:3을 세례 요한의 사역에 적용한다(마태복음 3:3, 요한복음 1:23).
에스겔 47:8에서는 성전에서 흘러나온 물이 "아라바로 내려가서" 바다에 이르고, 그 물이 되살아난다. 죽음의 땅이 하나님의 회복으로 생명을 얻는다는 그림이다.
해석과 논점
- 번역의 차이: 한 낱말이 문맥에 따라 고유 지명(아라바), 일반 명사(광야, 사막), 복수형(평지)으로 달리 옮겨진다. 그래서 한국어 성경만으로는 같은 낱말인지 알아보기 어렵다.
- 이사야 40:3의 끊어 읽기: 히브리어 본문의 구조는 "광야에서 길을 예비하라"로 읽힌다. 반면 신약과 칠십인역(그리스어 구약)은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 읽는다. 사해 사본 가운데 쿰란 공동체의 문서도 이 구절을 자기 공동체의 광야 생활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아라비아와의 구분: 아라바는 바울이 머문 아라비아(갈라디아서 1:17)와 다른 곳이다.
이 지명의 이해를 두고 교단별로 뚜렷한 차이는 없다.
한국 교회에서
'아라바'라는 이름 자체는 설교에 드물게 나온다. 다만 이 낱말이 쓰인 이사야 35장과 40장은 광야에 길이 나고 사막에 꽃이 피는 회복의 본문으로 자주 설교된다. 특히 대림절 무렵 세례 요한과 함께 자주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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