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날 평지
성경 · 지명 · 같은 말: 시날
시날 평지는 구약성경에서 바벨탑과 바벨이 세워진 곳으로 나오는 땅이다. 일반적으로 메소포타미아 남부, 곧 후대의 바벨론 지역으로 본다.
성경 본문
시날은 구약에 여러 번 나온다. 개역개정에서는 "시날 땅", "시날 평지"로 옮겼다.
- 창세기 10:10: 함의 자손 니므롯의 나라가 "시날 땅의 바벨과 에렉과 악갓과 갈레"에서 시작되었다고 적는다.
- 창세기 11:2: 홍수 뒤에 사람들이 옮겨 다니다가 시날 평지를 만나 그곳에 머물렀다. 이들은 이곳에 성과 탑을 쌓았다(바벨탑).
- 창세기 14:1, 9: 시날 왕 아므라벨이 다른 왕들과 연합해 싸웠다. 이 전쟁에서 롯이 사로잡혔다.
- 여호수아 7:21: 아간이 여리고에서 몰래 가져간 물건 가운데 "시날 산의 아름다운 외투"가 있었다.
- 이사야 11:11: 하나님이 흩어진 백성의 남은 자를 돌아오게 할 곳들 가운데 시날이 들어 있다.
- 다니엘 1:2: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의 그릇을 "시날 땅" 자기 신의 신전으로 옮겼다.
- 스가랴 5:11: 에바(곡식을 되는 그릇) 속에 갇힌 여인으로 상징되는 악을 시날 땅으로 옮겨 그곳에 집을 짓는다는 환상이 나온다.
배경
학자들은 대체로 시날을 티그리스강(성경의 힛데겔)과 유브라데강 하류에 펼쳐진 메소포타미아 남부로 본다. 이곳은 후대에 바벨로니아라고 불린 지역이다. 낱말의 어원은 확실하지 않다. "수메르"와 연결하는 견해를 비롯해 여러 설이 있다.
이 지역은 강물이 실어 온 흙이 쌓여 생긴 충적 평야여서 돌이 귀하다. 창세기 11:3에서 사람들이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했다는 기록은 이런 지리와 잘 맞는다. 한때 시날 왕 아므라벨을 바벨론의 함무라비 왕과 같은 인물로 보는 견해가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받아들이지 않는 학자가 많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시날은 바벨이 시작된 땅이다. 바벨은 훗날 하나님의 백성을 포로로 잡아간 바벨론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시날은 성경에서 하나님을 떠나 스스로 이름을 내려는 인간의 교만, 그리고 포로 생활의 장소라는 의미를 함께 띤다. 창세기에서는 교만이 시작된 곳으로, 다니엘에서는 바벨론 포로의 무대로 나온다. 스가랴에서는 악이 되돌아가 자리 잡을 곳으로, 이사야에서는 남은 자가 돌아오는 출발지로 그려진다.
신약은 "시날"이라는 이름을 직접 쓰지 않는다. 다만 요한계시록의 큰 성 바벨론이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이 흐름을 이어받는다고 보는 해석이 많다. 또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성령 강림을 바벨에서 언어가 흩어진 사건과 대비해, 그 회복으로 읽는 해석이 교회 전통에 있다.
해석과 논점
- 니므롯과 탑: 니므롯이 바벨탑 건축을 주도했다는 이야기는 창세기 본문에 없다. 이는 요세푸스의 『유대 고대사』 같은 후대 유대 전승에서 나온 것이다. 본문은 니므롯의 나라가 시날에서 시작되었다고만 말한다.
- "동방으로": 창세기 11:2의 히브리어 표현은 "동쪽으로"로도, "동쪽에서"로도 읽을 수 있어 번역본마다 다르게 옮긴다.
- 탑의 위치: 바벨탑을 메소포타미아의 계단식 신전탑인 지구라트와 연결하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탑의 정확한 위치는 단정할 수 없다.
- 스가랴 5장: 시날로 옮겨지는 악을 무엇으로 볼지는 해석자에 따라 다르다. 우상 숭배, 탐욕, 이방 세력 등 여러 견해가 있다.
한국 교회에서
바벨탑 본문을 다루는 설교에서 시날 평지는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스스로 이름을 내려 한 장소로 자주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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