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식
예배·예식
정초식(定礎式)은 새 예배당이나 교회 건물을 지을 때 기초 위에 머릿돌(정초석)을 놓으며 드리는 예식이다. 한국 교회에서는 흔히 '정초예배' 또는 '머릿돌 예배'라고 부른다.
정의와 뜻
정초(定礎)는 '주춧돌을 정한다'는 뜻으로, 건물의 기초를 놓는 일을 말한다. 정초식은 공사 중인 건물에 머릿돌, 곧 정초석을 앉히면서 그 건축을 하나님께 맡기는 예식이다. 머릿돌에는 보통 교회 이름, 정초 날짜("주후 ○○○○년 ○월 ○일"처럼 적는다), 성경 구절을 새긴다. 교회에서는 이 돌이 건물의 처음을 기념한다는 데서 나아가, 교회의 참된 기초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고백을 드러낸다고 이해한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구약성경에는 성전의 기초를 놓으며 예배한 기록이 있다.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백성이 성전 재건을 시작하며 기초를 놓을 때 제사장들은 나팔을 불고 레위인들은 여호와를 찬송했다(에스라 3:10-11). 스가랴는 스룹바벨의 손이 성전의 기초를 놓았으니 그 손이 일을 마칠 것이라고 예언했다(스가랴 4:9).
머릿돌은 신약에서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상징으로도 쓰인다. "건축자가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는 시편 118:22의 말씀은 복음서와 베드로전서 2:6-7에서 예수께 적용된다. 바울은 교회가 사도와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워졌고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다고 썼으며(에베소서 2:20), 닦아 둔 터 외에 다른 터를 닦을 수 없으니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라고 했다(고린도전서 3:11). 천주교와 성공회처럼 예전 전통이 강한 교회에는 주교가 기초석을 축복하는 예식문이 전해 온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한국 교회에서 정초식은 교회 건축의 여러 예식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보통 땅을 고르고 공사를 시작할 때 기공예배를 드리고, 골조가 올라가는 무렵 정초예배를 드린다. 이어 완공 후 입당예배를, 건축 빚을 다 갚은 뒤 헌당식을 드리는 순서가 널리 알려져 있다. 공사 일정에 따라 정초예배를 따로 드리지 않고 기공예배나 입당예배 때 머릿돌을 함께 놓기도 한다.
예배는 대개 찬송, 기도, 성경 봉독, 설교, 머릿돌 제막, 축도의 순서로 진행된다. 장로교와 감리교 등 여러 교단의 예식서에 정초예배 순서가 실려 있다. 담임목사가 인도하고, 노회장이나 감리사처럼 상급 치리회의 지도자를 초청해 설교나 축도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 대한성공회에서는 주교가 기초석을 축복하는 형식을 따른다. 교회에 따라 머릿돌 안이나 뒤에 성경, 주보, 교인 명단 등을 넣어 두기도 한다. 머릿돌에 새기는 구절로는 시편 118:22, 고린도전서 3:11, 에베소서 2:20 같은 기초와 모퉁잇돌에 관한 말씀이 자주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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