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아들의 대속
성경 · 절기·제도
맏아들의 대속은 이스라엘에서 처음 난 아들을 하나님의 것으로 구별하고, 은 다섯 세겔을 치러 되찾게 한 율법 규정이다. 출애굽 때 맏아들을 살려 주신 일을 기억하게 하는 제도다.
성경 본문과 내용
맏아들의 대속은 이스라엘 가정에서 처음 태어난 아들을 하나님께 속한 존재로 구별하고, 정해진 값을 치러 되찾게 한 율법 규정이다. 대속(代贖)은 값을 대신 치러 되찾는다는 뜻이다.
- 출애굽기 13:1-2, 11-16: 사람과 짐승을 가리지 않고 처음 난 수컷은 모두 하나님께 속한다고 한다. 나귀의 첫 새끼는 어린양으로 대속하고, 아들 가운데 맏이는 반드시 대속하라고 명한다. 출애굽기 34:19-20에도 같은 명령이 되풀이된다.
- 민수기 3:11-13, 40-51: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맏아들 대신 레위인을 취하신다. 맏아들의 수가 레위인보다 273명 많았으므로, 그만큼 한 사람에 다섯 세겔씩 속전(되찾는 값)을 거두어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주었다.
- 민수기 18:15-16: 아이가 태어난 지 한 달이 지나면 성소의 세겔로 은 다섯 세겔을 내고 대속하게 한다.
배경
출애굽기 13:14-15는 이 규례의 이유를 열 가지 재앙의 마지막 재앙에서 찾는다. 하나님이 이집트의 처음 난 것을 치실 때 이스라엘의 맏아들은 살려 두셨으므로, 그 뒤로 맏아들은 하나님의 것으로 여겨진다. 이 규례는 유월절과 출애굽을 대대로 기억하게 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히브리어 '파다'는 몸값을 치르고 풀어 낸다는 뜻을 지닌다. 후대 유대교에서는 이 규정이 '피드욘 하벤'(아들의 대속)이라는 예식으로 이어졌다. 첫아들이 태어난 지 30일이 지나면 제사장 가문의 후손에게 은화를 주고 아이를 되찾는 관습으로, 오늘날까지 행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약과 성경 전체에서
누가복음 2:22-24은 마리아와 나사렛 요셉이 아기 예수를 예루살렘 성전에 데려가 주께 드린 일을 기록한다. 이 대목에서 누가는 출애굽기 13장을 따라 "첫 태에 처음 난 남자마다 주의 거룩한 자라"는 말씀을 인용한다. 같은 자리에서 시므온과 안나가 아기를 알아본다.
신약은 대속이라는 말을 그리스도의 일로 넓혀 쓴다. 베드로전서 1장 18-19절은 신자가 은이나 금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대속되었다고 말한다. 골로새서 1:15과 로마서 8:29은 예수를 '먼저 나신 이'로 부른다. 이 표현을 출애굽기 4:22에서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장자'라 부른 말씀과 이어 읽기도 한다.
해석과 논점
- 누가복음은 요셉과 마리아가 다섯 세겔을 냈는지 말하지 않는다. 율법은 대속을 위해 성전에 갈 것까지 요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누가의 기록을 한나가 사무엘을 주께 드린 일과 같은 '봉헌'으로 읽는 해석이 있고, 대속도 함께 이루어졌다고 보는 해석도 있다.
- 누가복음 2:24의 비둘기 제물은 대속의 값이 아니라, 레위기 12:6-8이 정한 산모의 정결 제물이다. 두 규례가 한 장면에 함께 나와 흔히 혼동된다. 어린양 대신 비둘기를 드린 것을 근거로 예수의 가정이 가난했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 기독교는 대체로 이 의식법이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다고 보아 그대로 지키지 않는다. 맏아들 대신 레위인을 취한 일과 값을 치러 되찾은 일을 그리스도의 대리적 속죄를 미리 보여 주는 그림자로 얼마나 강조할지는 해석자마다 다르다.
한국 교회에서
대한성공회를 비롯해 교회력을 따르는 교회들은 성탄 후 40일째인 2월 2일을 주님의 성전 봉헌을 기념하는 축일로 지키는 전통이 있다. 일부 교회는 누가복음 2장과 사무엘 이야기를 근거로 아기를 하나님께 드리는 헌아식을 행한다. 유아세례를 베풀지 않는 침례교 교회 등에서 이런 예식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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